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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조국 방문기 35. 작업반과 분조관리제로 운영되는 협동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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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168회 작성일 14-12-3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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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년만에 다시 찾은 북부조국 방문기 35


작업반과 분조관리제로 운영되는 협동농장


북부조국의 대부분의 농촌이 협동농장으로 운영된다면 그 협동농장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을까?  우리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것으로 협동농장에서 수입을 분배하는 방식인데 그건 지난 회에서 설명을 하였다.  한편 우리는 북의 농촌에서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농민들이 일을 맡아서 하는지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기에 그 부분과 농촌 생활에 관하여 김태현 생활구현농장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하였고 비교적 자세한 대답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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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농장의 들판에서 농장의 운영방식에 관하여 설명하는 김태현 생활구현농장


먼저 만경대협동농장은 어떤 방식으로 농장원들이 농사를 짓고 운영하는가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이곳 협동농장에는 이미 설명하였듯 논농사와 남새농사가 거의 반반이라고 하였다.  이 넓은 농장에서 수많은 농장원들이 각자 책임을 지고 구역을 나누어 할일을 맡아서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먼저 모든 농장원들은 자신이 배속되어서 일하게 되는 작업반이 있다.  작업반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는데 논농사를 전담하는 농산반이 있고, 남새 농사를 전담하는 남새반이 있다.  농산반은 다시 5개의 작업반으로 나누어지고 남새반 또한 4개의 반으로 나누어진다.



내가 문화회관에 들어가면서 찍어두었던 한 장의 사진이 이곳 만경대협동농장의 조직과 구성에 대하여 참 많은 것을 알려주는 자료가 되었다.   이 사진은 농장원 950여명이 문화회관 강당에 모두 모였을 때 각자 앉게될 좌석 배치도인데 그것을 통하여 이 협동농장의 조직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먼저 농산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각 반이 80여 명 정도로 조직되어 있다.  남새반의 경우 100명이 넘는 반도 있는데 만경대협동농장은 그외에도 필요에 의하여 여러가지 작은 인원들로 구성되어진 작업반들이 있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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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회관 대강당 입구에서 별 생각없이 찍은 이 사진 한 장이 협동농장의 조직에 관하여 자세하게 알려준다.  농장원들은 각자 작업반에 소속되고, 그 작업반은 분조로 나누어진다.



전체 행정과 관리를 위한 관리반이 있고,  온실재배를 위한 온실반, 농장원들에게 물고기를 제공하기 위한 양어반과 특산물을 재배하는 반도 있다.  또한 수리와 보수를 위한 보수반, 영농기계화를 위한 기계화반, 농촌인 만큼 농장원들의 고기 공급을 위한 축산반도 있고 부업반도 적당한 인원을 배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농장원들은 알곡생산과 남새생산을 맡아서 일하지만 전체의 15% 정도 되는 140여 명의 농장원들은 그것을 관리하고 운영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협동농장은 제법 커다란 고을과 같은 면적이니 그 안에는  당연히 농산물의 주문을 받아서 내다 파는 사람도 있어야 할 것이고 회계를 보는 사람도 필요하고 농장원들에게 고기 공급을 위해서 가축을 기르는 사람도 필요할 것이다.  


내가 개인농을 하면서 대부분의 여러가지 일들을 혼자서 해야 했다.  즉 생산계획을 세우고 땅을 빌리고 기계를 관리하고 밭을 갈고 파종하고 재배하고 수확하면 이후에 판로까지 직접 개척해야 했고 주문을 받아서 직접 차에 실어 보내거나 컨테이너에 실어서 보내야 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수금하는 일로 애를 먹게 되어 멀리 비행기를 타고 직접 바이어에게 찾아가서 따지기까지 해야 했다.  거기 비해서 협동농장은 분업이 잘 되어 있어 농장원 각자가 맡은 부분의  전문가가 되어 일하게 되니 농사 또한 한결 수월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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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조국의 협동농장은 위에 거론한 작업반이 다시 분조로 나누어져서 그 기본단위는 분조가 된다.  이를 분조관리제라고 부르는데 협동농장의 대부분의 농장원들은 자신이 속한 분조가 맡은 일을 그 안에서 책임지고 일하게 되는 것이다.  나중에 다시 정기풍 교수와 대담하게 되었을 때 설명을 들은바로는  1964년부터  협동농장 농민들의 가장 작은 작업단위로  분조관리제가 시행되었는데  “분조농사는 나의 농사다”라는 구호로 농민들은 각자 자신이 속해있는 분조에서 책임있게 열심을 다하여 주어진 과업을 수행한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자신이 속한 분조가 맡은 농사는 개인농 시절에 자신의 농사를 짓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농사를 짓는 것이다.  수백명이나 수십명 단위가 아니라 서로 가족같은 15명의 분조원들과 일심으로 협력하여 일하게 되니 여기서 일의 능률도 오르고 당연히 생산성이 보장되어지는 것이다.  


김태현 농장으로부터  현장에서 분조관리제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들었는데 남새반의 경우 모두 4개의 작업반 안에 25개의 분조가 있다고 했다.  보통 한 작업반에 15명으로 구성되는 5개의 분조들이 있는데 각 분조는 4.5정보 면적의 농사를 담당하게 된다고 하였다.  대략 계산하면 분조당 1만5천 평 정도의 넓이가 되니 분조원 한 사람당 천 평 정도의 땅을 공동으로 경작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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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차에서 찍은 협동농장 인근의 동네 모습



땅이란 원래 똑같지 않고 지역에 따라 토질이 다르니 좋은 땅과 못한 땅으로 구분될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그 땅에서 작물을 수확한 통계가 있으니 각 분조마다  맡은 땅에 따라서 생산해야 할 품목과 목표량을 작업반에서 정해준다고 했다.  일률적으로 똑같이 생산량을 할당하지 않고 토질에 따라 차이를 두어서 그 책임을 정해주는 것이니 이것은 아주 합리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각 분조는 그렇게 할당받은 생산품목과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서  힘을 합하여 함께 농사를 짓는 것이다.  아마 분조당 서로 경쟁을 하게 되고 또한 작업반마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생산에 임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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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회관 인근의 깃대에 작업반 깃발들이 달려있는 모습.  목표량 달성의 정도를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물어보지를 못했다.



김태현 농장에게 농민들이 언제 쉬느냐고 물었더니 농번기에는 열흘에 하루씩 휴식하고 국가적인 명절에 쉬게 된다고 하였다.  물론 겨울철이나 농한기에는 좀 더 여유가 있겠지만 원래 농사일이란 농번기에는 쉴새가 없는데 남새농장은 더욱 일손이 많이 가는 농사다.    농장원들의 교육에 대하여 물어보니 각 작업반마다 “과학기술보급선전실” 이 있는데 거기서 새로운 농사방법과 기술을 연구하고 토론한다고 하였다.  


또한 한 달에 한 번씩 ‘정세교육’이 있어 자체적으로 발표하기도 하고 외부에서 강령강사를 초대하여 듣기도 한다고 하였다.  노 박사님이 주체철학도 공부하느냐고 물어보니 그건 이미 학교에서 모두 배운 것이라고 하면서 농장원들은 도덕교양, 계급교양, 사회주의 신념교양 등을 학습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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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의 창고로 보이는 건물 옆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김태현 농장에게 군대를 다녀왔느냐고 물어보니 인민군에서 1979년부터 1988년까지 복무하였다고 한다.  노 박사님이 인민군대에서 구타가 있는가를 취재하던 시기였기에 좋은 기회다하고 그 부분에 대하여 물어보니 인민군대에선 기합은 고사하고  제대하기 전에 하전사가 들어오면 친동생처럼 위해주면서 발싸개를 빨아주고 목달개를 달아준다고 하였다.  목달개가 무엇인가고 물어보니 군복상의의 하얀 칼라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걸 신참이 들어오면 제대말년의 고참이 직접 달아준다는 것이었다.  


서로 부를 때에도 동지, 전사, 동무란 칭호로 부르고 말을 낮추지 않고 서로 존댓말로 하는데 명령을 할 때에도 낮춤말 대신에  “이렇게 할 것” 하는 식으로 명령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관료주의가 나타날 때면 군대에서도 총화를 통하여  하급자가  상급자를  비판할 수 있으며,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바로 고쳐나가도록 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민주적이고 인도적이면서  형제애로 이루어진 군대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  인민군대 하나만 남부조국의 군대와 비교해보아도 북부조국이 어떤 나라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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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농장장은 '낟알폭포 남새풍년'으로 올 농사를 묘사했다.  농장 광장의 김주석이 만경대협동농장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찾은 모습의 기념비.



김태현 농장에게 만경대협동농장을 떠나오기 전에 올해 농사는 어떠한가고 물어보니 “낟알폭포 남새풍년”이라며 올 농사는 대풍이라고 말해준다.   내가 처음 들어보는 참  좋은 표현이다.  북부조국의 농사가 잘 되었다는 말을 들으니 마치 내 농사가 잘 된 것처럼 아주 흐뭇하다. 내가 큰 관심을 갖고 알고 싶어했던 북의 협동농장에 대하여 깊숙히 공부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김태현 생활구현농장장 외 만경대협동농장의 귀한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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