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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방패 사라지자 삼성·LG 실적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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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수경 작성일 11-04-19 21:11 조회 1,48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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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정책, 친 대기업·수출기업 반증…물가 불안에 '제동'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를 겨우 웃돌면서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 등 한국 간판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 이는 정부가 펼쳤던 그동안의 고환율정책이 서민들에게는 고물가라는 짐을 지우는 대신 대기업의 곳간을 채우는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조선일보 19일자 보도 <“환율거품 꺼지자 간판 기업 실적도 내리막”>에 따르면 환율거품'이 빠지면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급감하거나 심지어 영업손실을 기록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조선은 "올 들어서 실적이 악화된 기업은 한두 곳이 아니다”며 그 예로 LG전자가 가까스로 흑자를 기록했고 삼성도 1분기 실적이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또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는 달러당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가량” 줄어든다고 전했다.

이같은 추이는 바꾸어 생각해 보면 환율이 1600원까지 치솟았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 고환율 덕분에 대기업을 비롯한 수출기업들이 높은 환율 덕에 엄청난 영업이익을 누렸음을 시사해주는 것이다.

고환율 정책이 기승을 부리던 2008년 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덕에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수출 대기업이 일 한 번 낼 것 같다”며 뒤이어 “그럼 정부 덕 봤다고 홍보도 좀 하라”로 말했다. 정부가 환율시장에 개입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 4일 미국 재무성이 의회에 제출한 ‘국제경제 및 환율정책에 관한 의회 보고서(Report to Congress on International Economic and Ex change Rate Policies)’는 한국을 직접 언급하면서 “환율에 ‘강하게(heavily)’ 개입하는 국가”로 지목하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4조4100억원, 2분기에는 5조100억원으로 2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도 고환율에 힘입어 수출액이 2009년 15조7923억원에서 2010년 21조1702억원으로 5조3778억원이 증가해 수출증가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문제는 정부가 대기업을 위해 고환율정책을 펴는 동안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 그 부담은 모두 서민들이 졌다는 점이다. 3월 소비자물가 인상률도 4.7%도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달도 전년 동월대비 각 4.1%, 4.5%에 상승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008년 2월부터 올 2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1.75%이며, 'MB물가‘는 20.42%나 상승했다.

앞으로 환율과 물가는 어떻게 될까.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클럽에서 열린 제82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자나깨나 물가문제를 걱정하고 있는데, 경제부처에서도 제1목표가 물가를 잡는 것”이라고 했다. 물가 때문에 이전과 같은 고환율 정책을 구사하기가 쉽지 않고, 그동안 가파르게 오르던 물가에도 일부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변수가 존재한다. 조선일보는 앞의 기사에서 “한국기업들은 여전히 환율이나 경영 환경 등 외부 요인을 돌파할만한 확실한 경쟁력 요소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정부가 물가를 잡는 것이 우선 목표여서 환율을 다시 올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대기업의 실적부진이 계속 될 경우에 고환율 정책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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