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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그리스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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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댓글 0건 조회 1,728회 작성일 11-05-3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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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드라크마(그리스 옛 화폐)가 산 유로를 잡는다?’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그리스가 살길을 모색하느라 노심초사 중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권)’에 머물며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에 계속 명운을 걸 것인가, 아니면 유로화를 포기하고 드라크마로 회귀해 독자 회생을 모색할 것인가? 그리스 정부는 지금 햄릿식 고민에 빠졌다.

지금으로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U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은 그동안 그리스의 재정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기금 1100억 유로를 마련해 이 중 550억 유로를 이미 지원했고, 그리스 정부는 구제금융 조건을 충족시키기느라 피나는 긴축 재정을 펴왔다. 그런데도 부채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위기 회복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국민들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상황이 거듭 나빠지자 그리스 내부에서는 위기 탈출 방안으로 ‘유로화 굴레’에서 벗어나 드라크마화로 회귀하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독일 재무부 평가에 따르면, 드라크마로 복귀하면 그리스 경제는 치명적 상황에 처한다. 드라크마 도입으로 화폐 가치는 50%가 평가절하된다. 그러면 국가 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200%로 늘어난다. 자본 이탈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리스는 10~15년 동안 세계 자본시장과 단절될 것이다. 2008년 레만 은행 사태와 같은 패닉을 유발해 그리스 은행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고, 부채 상환은 요원해질 것이다. 국가 파산과 통화 동맹 붕괴를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극우파는 득세하고, 유럽 통합의 꿈은 점점 멀어질 것이다.


   
ⓒAP Photo
드라크마로 복귀하면 그리스 은행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다. 위는 그리스 국민은행.

독일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반대하는 이유


가장 심각한 점은 각국 은행들이 그리스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독일의 경우, 현재까지 코메르츠 은행 등이 그리스에 꾸어준 돈은 약 360억 유로에 달한다. 히포 레알 에스테이트는 113억 유로가 물려 있다. 독일 정부도 구제금융 틀 속에서 220억 유로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중앙은행도 이미 포르투갈 등 부채 국가들의 국가 채권을 760억 유로가량 구입했는데, 이 가운데 그리스 채권이 얼마나 포함되었는지는 비밀에 부쳐져 있다. 중앙은행인 분데스 은행도 그리스 국채 150억 유로어치를 매입했다. 독일 정부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반대하는 큰 이유다.

막대한 손실을 각오하고 이자액 인하와 부채액 조정을 통한 구제책을 통해 그리스를 유로권에 잡아두려는 노력도 거세다. 실제 법률적으로 그리스의 독자적 유로화 포기가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독일의 저명한 경제학자 한스베르너 신 IFO 경제문제연구소 소장이나, 미국 하버드 대학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의 의견은 다르다. 신 소장은 줄곧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해 독자 화폐를 채택하고 자구 노력을 취하라고 촉구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가 부도를 피할 수 없으리라 전망한다. 펠드스타인 교수도 ‘그리스를 2년간 유로존으로부터 휴가를 보내라’고 주장한다. 유로권이 ‘그리스의 늪’에 더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스베르너 신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그리스 정부의 극심한 긴축 재정이 경제성장을 막고 기업의 생산성을 더욱 떨어뜨리면서 기업 도산이 속출하고 실업률은 가파르게 치솟는 등, 그리스가 내전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치 1930년대 초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의 경제 혼란이 아돌프 히틀러의 등장을 불러왔던 것과 유사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그는 그리스가 조속히 유로권을 탈퇴한 뒤 EU의 지원을 이끌어내 ‘자활의 길’을 모색할 것을 권한다.

그리스 정부의 딜레마는 더 많은 구제금융을 얻기 위해 긴축의 고삐를 조일수록 경제성장이 둔화된다는 사실이다. 2013년부터는 부채 상환이 시작되면서 또다시 600억 유로 추가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 같지는 않다. 유로존 회원국 국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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