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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국인은 왜 정부에게 세뇌당했다고 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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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531회 작성일 16-06-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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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60] 그 미국인은 왜 정부에게 세뇌당했다고 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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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6/11 [00:0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미국 동서방센터협회(EWCA) 주석이며 반도문제전문가인 에드와 슐츠 교수와 뚜바이위     © 자주시보

 

▲ 중국신화통신 평양상주기자 뚜바이위(杜白羽)의 강의 장면     © 자주시보

 

미국인이 정부에게 세뇌당했다 말했다고? 
참 신기한 소리다.


그 말을 직접 들은 전 중국신화통신 평양상주기자 뚜바이위(杜白羽)도 무척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한다. 
“당신의 말을 들어보니 우리는 정부에게 세뇌당했다.” 
그러면 그 미국인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뚜 전 기자가 하와이에서 진행한 조선(북한)관련 강좌(한국식으로 말하면 특강)를 보고 듣고서이다. 
뚜 기자는 미국 싱크탱크 동서방센터의 방문학자로 된지 근 1년 동안에 하와이 공자학원, 미중인민우호협회, 동서방센터 중국포럼, 하와이 태평양대학미군반 등에서 여러 차례 조선을 주제로 한 강좌를 진행했다. 그가 조선에서 2년 남짓이 살고 일했다는 말을 하면 미국인들의 첫 반응은 “What? No kidding! (뭐? 웃기지 마!)”였고 일련의 의문구절들이 뒤따랐다 한다. 그들은 밥이나 먹는가? 왜 이 국가가 아직도 존재하는가? 왜 그들의 민중은 반항하지 않는가?


뚜 학자는 전날 같은 질문을 중국인들에게서도 지어는 언론계 동료들에게서도 들었다고 실토했다. 
그런데 영어로 미국인들에게 조선에 대해 얘기하자고 보니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고 어떤 걸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 가늠이 잡히지 않았다 한다. 다행히도 하와이대학의 트리프 교수가 리허설을 진행해주었다. 반도와 동아시아국제관계전공인 트리프 교수가 교실에서 박사연구생시절에 조선에 다녀온 얘기를 하니, 학생들이 귀를 의심했다는 것이다. 트리프 교수는 조선에서의 경력을 대충 얘기한 다음, 뚜 학자에게 강의를 부탁했다.


“나는 조선에서 고작 일주일 보냈지만, 여기에 거기에서 2년 남짓이 일한 중국기자가 있다. 그녀와 비기면 나의 경력은 별거 아니다!”


강좌는 이렇게 시작되었는데 뚜 학자가 100여 명이 앉은 큰 교실의 연단에 올라 “조선에서의 중국 기자,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주제로 사전에 준비한 PPT를 보여주면서 미국의 1990년 이후 세대들에게 조선주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상상해보라, 독립국가가 글로벌화에 녹아들기 전에 어떻게 존재하는가?” 


이 질문은 뚜 학자의 조선얘기에서 시종일관한 논리라고 한다. 자신이 찍은 직관적인 사진자료들을 통해서 조선백성생활의 조그마한 변화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커피숍, 손을 잡은 연인, 수입제상품들이 즐비한 슈퍼마켓, 평양의 상업거리 창전거리 등등. 그 모든 사진들은 미국인들이 서방언론들을 통해 본 적이 없는 다른 하나의 진실이었다.


미국학생들은 진지하게 들으면서 무시로 손을 들어 질문했는데. 당신은 자유로이 행동할 수 있었는가? 그녀들은 비키니를 입을 수 있는가? 저 백사장들에는 누구나 갈 수 있는가? 등등.


뚜 기자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나와 동료는 당시 자기 절로 차를 몰고 갔다. 조선인이 같이 가지 않았다. 나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비키니는 사실 중국 여자들도 몇 해 전에는 부끄러워 잘 입지 못했다. 조선에서는 입지 못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전통적인 사회문화가 비교적 보수적이다. 이 점은 전통적인 한국문화도 마찬가지다.

 

▲ 원산 바닷가 백사장에서 맥주를 마시는 조선청년들     © 자주시보


원산 바닷가 백사장에서 맥주를 마시는 조선청년들을 찍은 사진(사진)은 특별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트리프 교수는 사진을 보고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돌려 학생들에게 보충해 말했단다.


“주의하라. 모두들 통제가 많고 자유가 없다고 하지? 하지만 조선인들은 백사장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우리는 하와이에서 저러지 못하지.”


뚜 학자의 설명에 의하면 하와이의 모래불에서는 음주가 금지되었다 한다. 그런 규정이 필자에게는 무척 뜻밖인데, 필자가 다녀본 중국의 수많은 바닷가 백사장들에서는 마시는데 대한 금지령이 없을 뿐아니라 어떤 모래불에서는 구이로까지 설치되어 유람객들은 자체로 준비해간 갖가지 음식들을 구워서 맥주와 더불어 먹고 마신 다음 해수욕을 즐긴다.


트리프 교수가 또 개인감상을 발표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저 주체사상탑 앞에서 키스하는 연인들의 사진(사진)에 놀랐다. 저건 미국의 워싱턴 기념비와 비슷한 엄숙한 정치건축물인데 공중장소에서 키스한다? 미국거리에서도 보기 드물거던.”

 

▲ 주체사상탑 밑에서의 키스     © 자주시보


첫 강좌의 성공으로 여러 강좌가 이어졌는데, 미국태평양공군기지에 들어가 미국군인들을 상대로 강의하게 될 때에는 가슴이 쿵쿵 뛰었다 한다. 자신의 조선주재얘기를 들려주니 미국학생들이 질문을 수두룩이 던졌단다.


“일반 조선인의 월수입은 얼마인가?” “수령에 대한 그들의 감정은 진짜인가?”


뚜 학자에 의하면 이런 문제들은 현대중국인들도 호기심을 갖고 늘 물어보는 바라 한다.  당시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수령을 보고 눈물을 줄줄 흘리는 감정을 나는 체험하지 못했으나 나의 부모세대는 이해할 수 있다.”


그 말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복무했던 흑인 병사 케인이 응대하기를


“나는 이해할 수 있다. 내가 마이클 젝슨과 악수했다면 나도 절대로 손을 씻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평생 씻지 않겠는가?” 라고 뚜 학자가 농담하지 학생들이 크게 웃었다.


다음 평양의 의식주행관련사진들을 보여주니 미국학생들은 한국으로 착각했단다. “가만, 저 사진이 조선이라고?” “정말 믿기 어렵다.” “당신이 맘대로 어디나 갈수 있었는가??” 


뚜 학자는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물론 어디나 맘대로 갈 수 있은 건 아니다. 예컨대 나는 군사기지에 함부로 갈 수 없다. 이건 미국과 중국 혹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마찬가지겠지? 허나 나는 확실히 주말에 동료, 친구들과 함께 등산하거나 바닷가로 놀러갔는바, 조선 측에 보고하거나 조선 측의 안내일꾼이 따라붙지 않았다.”  


군인상대 강좌가 진행된 이튿날, 줄을 달아준 80대 짐 코코인 박사가 뚜 학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1961년 웨스트 포인트 학교에서 졸업하고 베트남전에 참가했으며 하와이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로 되었고, 동부독일, 일본,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나라들에서 여러 해 일했으며, 현재 하와이 태평양대학에서 세계역사와 국제관계를 가르치는 노 교수는 이른바 “친화파”로 꼽히는데 메일에 이렇게 썼다.


“나의 학생들은 당신을 무척 좋아한다. 당신의 교수방법과 능력, 그리고 당신의 기자경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당신이 보여준 조선은 학생들의 인식과 이해를 심화시켰다. 우리는 당신과 장래에 더 많이 교류하기를 바란다.” 

 

▲ 설문지     © 자주시보


금년 3월에 뚜 학자는 미중인민우호협회 하와이 분회의 연회에서 설문조사(사진)까지 곁들여 강좌를 진행했고 4월에는 동서방센터의 중국포럼에서 연설했는 바, 전 미국 아세아태평양담당 국무장관 차관보 젬스 케리, 전 펜타곤 관원 다윗 및 하와이 대학의 법학교수, 변호사, 동서방센터 학자 등이 참가했는데, 뚜 학자는 조선 모란봉악단의 공연동영상을 보여주었고, 강좌 끝에 전문가, 학자들이 던진 논문을 쓸 만한 “큰 문제”들에 대답했다. 인상 깊은 것들로는


1. 왜 조선이 국제사회대가정에 가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태도를 표시하지 못하는가? 조선을 “정상화”시키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가?


2. 당신은 단독으로 조선일반민중을 취재한 적 있는가? 있다면 그들은 어떻게 진정을 드러냈는가?


3. 조선인의 인권상황. 당신은 그들의 노동교화소에 가보았는가?


4. 왜 우리가 서방언로에서 본 건 죄다 조선에 대한 네거티브인가?


뚜 학자는 흥미롭게도 네 번째 질문 자체에 답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질문자는 이렇게 말했다.


“서방언론들은 자신의 가치관으로 남을 가늠하고, 서방의 민주와 인권의 도덕잣대로 재지만, 서방언론자신도 선택성보도를 하면서 악마화의 극치에 이른다. 당신이 보여준 이런 것들을 우리는 서방언론에서 본적이라곤 없다.”  


뚜 학자는 수긍한 다음 보충했다.


“조선에는 자신의 문제가 있다. 허나 한 국가는 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결함뿐이고 우점이 전혀 없을 수 없다. 내가 제공한 건 전부 진실의 다른 일부일 따름으로써 외부사람들이 객관적이로 평형을 맞추어 이 페쇄된 국가를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 20140415조선청년들과 함께 태양절을 보내는 뚜바이위     ©자주시보


미국 동서방센터협회(EWCA) 주석이며 반도문제전문가인 에드와 슐츠 교수(사진)는 강좌를 들은 다음 뚜 학자와 반시간 대화하고 그녀의 저서들인 《조선인상(朝鲜印象)》과 《나의 평양이야기(我的平壤故事)》에 무척 흥미를 가지면서 미국에서 번역 출판하여 보다 많은 미국 민중들이 다른 시각으로 조선을 요해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머리가 허연 미국 노인이 강좌 뒤에 뚜 학자에게 다가와 악수하면서 말하기를


“당신의 연설에 나는 시야가 넓어졌다. 보아하니 우리의 정부가 우리를 세뇌시켰다.”


뚜 학자는 “세뇌”라는 단어를 서방언론들이 조선을 비꼴 때 제일 많이 쓴다면서 그 미국노인의 주어와 목적어 교환이 가장 강렬하고 가장 진지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보았다. 
중국어를 아는 이들은 “뚜바이위(杜白羽)”로 검색하여 그녀의 글 원문을 보는 게 좋겠다. 설문조사결과를 포함해 그녀의 글을 여기서 다 옮길 수는 없다만, 그녀가 강좌마다에서 마무리하는 말은 소개해야겠다.


“내가 여러분에게 가져다 드린 것은 전경 가운데서 의도적으로 거들어지지 않는 다른 일부분 진실입니다(我带给大家的,是全景中被刻意不提的另一部分真实).”


여기까지 쓰고 옮기고나니 미국에 “종북”, “친북”딱지가 없는 게 뚜 학자로서는 얼마나 다행스러운가는 생각이 든다. 뚜 학자와 마찬가지로 조선방문경험을 얘기핬던 재미동포 신은미 씨는 한국에서 무슨 산 테러를 간신히 면하지 않았던가.


참고로 “세뇌”라는 단어가 필자가 알기로는 1950년대 반도에서 벌어진 전쟁 때문에 생겨났다.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지원군에 잡혔던 포로들 가운데서 상당수가 두 군대와 공산주의자들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발언들을 하니, 그 현상을 도무지 해석할 수 없었던 미국 측 사람들은 공산주의자들이 약물투입과 같은 내용반복주입으로 포로들을 세뇌시켰으리라는 추측을 내놓았던 것이다. 허나 당시 포로관리자료들을 필자가 많이 보았고 실제로 포로관리에 가담했던 노인도 만난 적 있는데, 중국인민지원군은 첫째로 포로들을 우대하고 둘째로 지실을 지적했을 따름이었다.(1951년경부터 한국군포로들은 인민군이 집중관리하고 유엔군포로들은 중국인민지원군이 집중관리했다. 즉 어느 군이 잡은 포로든지 소속에 따라 집중관리구역으로 옮겨졌다. 예를 들어 인민군이 사로잡은 한국인이라도 미군소속 카투사이면 평안북도 벽동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이 관리하는 포로영에 들어간 것이다.) 미군이 세균전을 벌이니 벌레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주었는데, 그 말을 믿지 않고 굳이 파리를 주어 삼켰던 흑인포로가 죽을 뻔 했다가 살아난 경우가 진실의 힘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해야겠다. 그리고 흑인포로들은 중국인민지원군의 포로영에서 난생 처음 평등한 대우를 받게 되었고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깨달았는바, 그들의 경험이 1960년대에 미국을 휩쓴 종족차별반대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는 학자들이 있다.


자그마한 진실의 힘은 엄청난 법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미국정부가 누구를 세뇌시켰다기보다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언론들이 민중을 세뇌시켰다고 보는 게 맞겠다.


북한 하면 부정적인 정보들에만 휩싸이는 한국인들은 뚜 전 기자의 경력과 주장들을 현명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고질적인 반북레퍼토리들이 댓글에 나타나지 말기를 바란다. 그따위 중복어들은 자신의 유치함을 드러낼 따름이니까. 미국 군인들도 진실을 알고 흥분해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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