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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나토군 트윗 설전에 세계가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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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댓글 1건 조회 3,938회 작성일 12-01-1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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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난 지 10년, 탈레반은 ‘인터넷 전쟁’도 벌이고 있다. 아프간 속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올려 외신 기자들도 놀랄 정도다. 최근엔 나토군 홍보 담당자와 ‘댓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난 지 10년이 지난 지금 탈레반도 많이 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탈레반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적극 이용한다는 것이다.

전쟁이 나기 전 탈레반은 이슬람법 ‘샤리아’를 바탕으로 서구 문물을 배척하면서 현대적 기술에 등을 돌렸다. 텔레비전이나 영화·음악·사진까지 아프간 국민에게 엄격히 금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 탈레반은 서구 문물인 인터넷을 이용할 뿐 아니라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적극 활용한다. 탈레반의 트위터로 알려진 몇 개의 계정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씩 메시지가 올라와 아프간 상황을 전 세계에 중계한다. 특히 @alemarahweb이라는 트위터 계정은 가장 유명하다. 이 계정은 ‘무스타파 아하마디’라는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등록자의 거주지는 아프간 카불이다. 현재 이 트위터 계정에는 트윗 메시지 3000여 개가 올라와 있다. 팔로어는 5560명 선이다. 이 계정에 영어로 된 메시지가 최초로 올라온 것은 지난해 5월12일. 이때부터 서구 사회에도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주로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몇 명이 숨지고 다쳤는지, 아프간 어느 지역에 무슨 사고가 났는지에 대해 올린다.


   
ⓒReuter=Newsis
지난해 6월2일 탈레반 지도부가 파키스탄에서 외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나토 멍청아, 어떻게 그런 말을 하지?”


탈레반이 트위터로 올리는 이 소식들은 미군과 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보도자료보다 빠르다. 이에 필자를 비롯한 많은 외신 기자가 탈레반 트위터의 팔로어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 영국 기자는 “사망자 수 등은 간혹 틀리거나 부풀려지는 경우가 있지만 아프간 주둔 미군의 보도자료와 비교하면 거의 정확하다. 이 때문에 이제는 탈레반 트위터로 사건을 확인한 뒤 미군 보도자료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트위터가 미군보다 빠른 것에 대해 ‘탈레반이 폭탄 테러를 일으키기 전 이미 기사를 작성해놓고 터지면 바로 올리기 때문이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돌 정도이다. 탈레반은 영어 외에 아랍어·파슈토어 등으로 트위터에 메시지를 올리는가 하면 보도자료를 요청하는 외국 기자의 댓글에도 친절하게 응대한다. 이 같은 탈레반의 트위터 활동에 외신 기자들은 놀라워하고 있다. 필자도 아프간으로 전화해 사실 확인을 해야 했던 예전과 달리 트위터로 주요한 취재가 가능해진 현실이 놀랍기는 마찬가지이다.

나토군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보도자료나 아프간 상황을 올린다. 가끔 이 둘 사이에 ‘트위터 설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양측은 탈레반이 영어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5월부터 트위터에서 상대의 발언에 감정적으로 맞서며, 격렬한 말로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17일 탈레반과 나토군이 트위터를 통해 실제로 주고받은 설전은 코미디 상황극 같았다. 주인공은 ISAF의 홍보 담당자(트위터 아이디 @ISAFmedia)와 탈레반 조직원 압둘카하 발키(@ABalkhi)였다. 그즈음 아프간에서는 나토가 아프간 용병을 고용해 전투를 치르고 있다는 의혹이 한창 이슈가 되었다. 이를 두고 나토군은 “우리가 용병을 고용해 살인·강간·고문을 자행하고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아마 탈레반 측의 음해 공작일 것이다”라는 홍보성 트윗을 띄웠다.


   
지난해 11월17일 나토군과 탈레반이 트위터에서 주고받은 설전.


재미있는 상황은 이때부터 벌어졌다. 탈레반 측이 곧바로 “당신네 당국자가 이미 자백했단다, 멍청아. 손가락 잘라 전리품으로 삼는 너희들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하지?”라는 댓글을 올린 것이다. 탈레반이 가끔 나토군 트윗에 댓글을 올려 사소한 설전을 벌인 일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원색적이었다. 여기에 나토군이 또 댓글을 달았다. “멍청이라고? 얘 말하는 것 좀 봐.” 이어 “이봐, 너희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다 거짓말이니까. 그러니 닥쳐!”라고 흥분한 내용이 올라왔다. 외신 기자들이 이들의 설전에 주목한 것은 이즈음부터였다. 탈레반의 답글이 곧이어 올라왔다. “너희들은 이런 일에 대응하라고 고용됐잖아. 내가 없어지면 넌 실업자란다”라고 조롱하는 글이었다. 그러자 나토군 또한 “넌 하찮은 피라미일 뿐이지”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쯤 되자 미국의 유명 방송사 등이 나토군과 탈레반에 대한 동시 섭외에 들어갔다. 깜짝 놀란 양쪽이 더 이상 댓글을 달지 않고 침묵을 지키면서 이날의 설전은 일단락되었다. 수많은 미디어가 이 ‘아프간 트위터 전쟁’을 취재하려 했지만 양쪽 모두 취재를 거부했다.

아프간 사람들도 이 뉴스를 신기해하기는 마찬가지. 아프간 언론 ‘파지와크 뉴스’의 사미르 기자는 “그날 아프간 트위터 전쟁은 대단한 뉴스였다. 지금껏 탈레반은 폭탄과 총으로만 나토군을 공격했는데 이제는 트위터로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프간 내무부에서 일하는 공무원 파키르 씨는 “탈레반이 트위터를 하는 것도 신기하지만 차라리 이렇게 트위터로만 전쟁을 했으면 좋겠다. 서로 무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아프간 사람들이 죽을 일은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렇다면 탈레반은 왜 SNS에 눈을 돌린 것일까. 카불 대학 사회학과 슈르 판시르 교수는 “탈레반이 트위터를 통해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는 이유는 미국과 서구 사회의 핍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력 저항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함이다”라고 분석했다.

탈레반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SNS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트위터뿐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도 적극 활용하자는 무자헤딘 전사들의 뜻을 받아들여 이를 전담하는 팀이 아프간 전역과 해외에서 활동 중이다”라고 밝혔다. 나토군과 탈레반이 가끔 설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이 아프간의 현실이다. 단, 트위터의 힘이 크다보니 전 세계에 원치 않게 생방송되었을 뿐이지 우리는 언제나 그들과 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법률로 탈레반 트위터 막을 수 없어

탈레반은 트위터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웹사이트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다. ‘아프가니스탄공화국 공식 웹사이트’는 탈레반의 공식 웹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이 사이트에는 탈레반의 각종 소식과 일정, 그리고 연락처가 올라 있으며 거의 매일 내용이 업데이트된다. 유튜브도 마찬가지이다. 탈레반 전사들의 메시지는 물론 ‘자살폭탄 하러 가는 순교자’ 따위 영상까지 각종 콘텐츠가 속속 올라온다. 탈레반은 이들 영상 작업을 하는 전담반까지 조직해 탈레반 홍보에 열을 올린다. 최근 아프간에 보급된 최신 휴대전화를 통해 탈레반은 SNS를 빠르게 활용하는 중이다.

이를 걱정한 미국의 일부 의원이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조지프 리버먼 위원장(무소속, 코네티컷 주) 등은 트위터 측에 탈레반과 관계된 트윗을 차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트위터 측은 이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탈레반이 미국 국무부가 지정한 해외 테러 조직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만큼 이들 트윗이 자사 규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미국 정부는 탈레반과의 화해 무드를 조성하기 위해 이들을 ‘테러리스트’가 아닌 협력자로 규정했다. 따라서 미국 법률로 탈레반의 트위터 활동을 막을 방도는 없는 것이다. 탈레반의 트윗이 표현의 자유라는 미국 법에 의해 보호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김영미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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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y님의 댓글

victory 작성일

지구상의 모든 전쟁은 트위터 로만 했으면 좋겠다.
오늘날의 세계 경제 위기의 탈출구 가 될지 모른다.
각국이 국방비 지출을 하지 않아도 되면 99%의 수치를 내릴수 있고
굶는 어린이들 먹일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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