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진짜 ‘국가 부도’에 빠질까? > 민족-국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민족-국제

미국이 진짜 ‘국가 부도’에 빠질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제이엘
댓글 1건 조회 1,805회 작성일 11-07-14 23:46

본문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의회가 부채한도액을 늘려주지 않으면 국가 부도까지 발생하리라는 경고가 나온다. 증세를 주장하는 백악관과 복지 지출을 줄이라는 공화당이 팽팽히 맞선다.


“7월 둘째 주 혹은 셋째 주까지도 아무 진전이 없으면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고, 채권의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채권 시장이 흔들릴 것이다. 시장이 흔들리면 당연히 신용평가 회사들도 대응하기 시작할 것이고, 7월 말에 가면 정책 당국자들도 그에 따른 결과를 아주 명확히 알게 될 것이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최근 주최한 한 조찬 모임에서 마크 잔디가 한 말이다. 미국의 3대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의 수석 경제학자 마크 잔디는 현재 공화·민주 양당의 팽팽한 견해차 때문에 거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증액 문제를 두고 이렇게 경고했다.

그는 또 “의회가 8월2일 시한까지 부채 한도를 증액하지 못하면 2008년 하순 의회가 7000억 달러에 이르는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지 못해 주식 폭락 사태를 가져온 끔찍한 선례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4월 유명한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경고에 이어 나온 것이다.


   
ⓒAP Photo


전 세계 경제를 공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는 미국의 국가 부도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는 법에 따라 14조3000억 달러(약 1경5217조원)로 묶여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채 한도는 이미 지난 5월16일자로 넘어선 상태다. 연방정부가 매월 빌리는 돈은 1250억 달러. 다행히 연방정부는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예치한 약 1000억 달러의 저금을 인출하고, 2320억 달러에 달하는 특별 대출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는 등 임시방편을 통해 8월2일까지는 간신히 버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의회가 부채한도액을 늘려주지 않으면 8월3일부터는 그나마 있는 재원까지 고갈돼 더는 돈을 꿀 수 없고, 국채를 팔아 빌린 돈에 대한 이자조차도 낼 수 없는 디폴트, 즉 국가 부도에 빠지게 된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연초부터 국가 부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의회에 부채한도액을 증액해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공화당은 14조30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 적자를 앞으로 10년에 걸쳐 최대 2조 달러까지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먼저 합의하지 않는 한 부채를 증액해줄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국방비를 포함해 연방정부의 적자를 최대 1조3000억 달러까지 줄여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에 선전포고한 오바마


양측의 현격한 견해차를 줄여보기 위해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 협상팀은 에릭 캔터 원내총무가 이끄는 공화당 팀을 상대로 끈질긴 협상을 벌여왔다. 그 덕에 양측은 일단 최소 5000억 달러에서 최대 1조 달러까지 적자를 줄인다는 데 잠정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구체적인 감축 방식을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해왔고, 급기야 캔터 원내총무가 민주당이 적자 감축안으로 내놓은 증세안을 거부한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6월27일 공화당 지도부와 만났지만 결국 서로 현격한 견해차만 재확인했을 뿐이다. 오바마는 6월29일 기자회견에서 “증세에 반대하는 공화당 견해를 옹호할 여지가 없다”라고 비판하고, 공화당이 증세안에 타협하지 않겠다면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사실상 공화당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AP Photo
에릭 캔터 원내총무(왼쪽에서 두 번째) 등 공화당 지도부는 증세 정책에 단호히 반대한다.ㅁ


증세 문제는 은퇴보장 혜택, 국방비 문제 등과 더불어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다. 공화당은 재정적자 해소 방안으로 연방정부의 국내 지출 가운데 최대 규모인 은퇴보장 혜택을 줄이려고 한다. 반면 백악관과 민주당은 증세에서 해답을 찾으려 한다. 증세 문제와 관련해 백악관은 기업들의 재고 처리와 관련한 종전 세제 혜택을 줄이고, 헤지펀드 운영자에게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며, 회사 중역용 제트기 소유주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없애는 방법으로 앞으로 10년간 2000억~3000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연소득이 50만 달러를 넘는 고액 소득자에 대해서는 연간 세금 공제액을 소득의 10%까지만 인정함으로써 향후 10년간 2100억 달러에 달하는 세수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과 고액 소득자에 대한 이 같은 세제 혜택 철회와 증세를 통해 백악관은 최소 5000억 달러 이상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본다. 행정부 고위 관리는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세금의 허점을 놔둬서는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백만장자와 억만장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세 방안과 관련해 공화당 지도부의 반대 주장은 단호하다. 정부 지출 규모를 줄여 부채를 줄이면 줄였지 증세는 절대 불가하다는 것이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와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존 베이너 의장도 “부채 감축 협상에서 증세 문제가 거론되면 합의는 없을 것이다”라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공화당 “의료보험 수혜자 줄여라”

오히려 공화당은 재정 적자를 줄이려면 의료보험제도와 같은 은퇴 보장 혜택을 줄이는 게 상책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의 톰 코번 상원의원과 친민주계 무당파인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은 현재 65세로 돼 있는 의료보험 수혜 은퇴 연령을 67세로 상향 조정하고, 부유층 노인에 대해 의료수가를 높여 향후 10년간 6000억 달러를 감축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예상대로 민주당 지도부는 이를 즉각 거부했다. 국방비의 경우 아직도 이를 성역으로 간주하는 공화당 의원이 많지만,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당선한 초선 의원들 사이에는 불요불급한 국방비는 줄여야 한다는 믿음이 확산되어 있고, 백악관도 국방비 감축에 신축적이어서 액수만 합의하면 타협의 여지는 어느 정도 있는 편이다.

현재로서는 8월2일 부채 한도 증액 시한에 맞춰 극적인 타결이 있으리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미국 정부는 현재 4000억 달러가 넘는 금 보유고와 810억 달러에 이르는 원유 자산 외에도 9230억 달러 규모의 대출액과 4000억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융자액 등 써먹을 수 있는 잠재적 재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최후 수단은 당장의 국가 부도를 면하는 임시방편이 될 수는 있어도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백악관과 의회의 팽팽한 대립 속에 미국이 정말 국가 부도에 내몰릴 수 있을까? 대다수 경제 전문가는 국가 부도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게 보지만, 국가 신용도는 손상을 입으리라고 전망한다. 사실 각국이 외환보유고로 달러화를 선호하고, 세계 채권 시장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간주해오는 상황에서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금융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일시적으로나마 부도 상황이 올 경우 미국의 국가 신용도에도 금이 갈 게 뻔하다. UBS 투자은행의 모리 해리스 수석 경제분석가와 드루 마투스 선임 경제분석가는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에서 “미국이 국가 부도 상황에 빠지면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고,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대출 담보용으로 보유하거나 구매해도 될지 의문을 가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래저래 7월 한 달은 전 세계의 근심스러운 이목이 미국의 부채 한도 인상 논쟁과 국가 부도 가능성에 온통 쏠릴 것 같다.


출처: 시사인

댓글목록

profile_image

허허허님의 댓글

허허허 작성일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미국 향후 20년 정도는 문제없다.
그 사이에 무언가 큰 먹거리를 하나 건지면 다시 국가중흥의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미국은 못사는 나라대열로 점차 움직이고 있는 중이며
이는 당연한 역사의 순환이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