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파의 압박 이겨낸 도쿄 조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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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파의 압박 이겨낸 도쿄 조선학교 | ||||||
일본 도쿄의 조선제2초급학교 새 교사가 완공되었다. 재일 조선인과 한국인들의 모금으로 약 52억원을 모아 100년 후에도 남을 교사를 지은 것. 그날 현장의 감격을 전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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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를 아낌없이 도와주기 위해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을 벌인 남측 인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도쿄 에다가와에 있는 도쿄 조선제2초급학교 새 교사 준공식에 참석한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 허종만 부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로써 총련은 학교 건설을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인 한국의 시민단체에 공식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지역 동포와 졸업생, 일본인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우여곡절 끝에 새 교사를 준공하게 된 것에 참석자들은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방세걸 신교사건설위원회 위원장은 학교 건설 과정을 보고하면서 “우리 학교는 동포·학부모·졸업생들이 드나드는 우리 마음의 고향이자 민족의 보금자리이다. 100년 후에도 이 땅(일본)에서 민족 교육을 계속하는 학교로 남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에다가와에 조선인들이 집단 거주하게 된 것은, 도쿄 시가 1940년대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이 지역 매립지에 재일 조선인 300가구 2000명을 강제 이주시키면서부터였다. 그 뒤 전쟁이 끝나고 재일 조선인들은 국어강습소를 설치해 우리말과 글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시련은 2003년 닥쳐왔다.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가 교사의 일부 철거와 토지 사용료 4억 엔 지불을 요구하는 재판을 건 것이다. 2007년 3월, 4년여에 걸친 재판 끝에 재판부는 화해를 권고했다. 도쿄 조선학원이 1억7000만엔을 도쿄 도에 지불하고 학교 토지로 이용한다는 단서 조항을 단 다음 토지를 양도받아 화해가 성립했다. 그 뒤 1964년에 세워진 낡은 교사를 대신해 새 교사를 건설하자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신교사건설위원회를 만들고 지역 동포와 학부모는 물론 역대 교사, 졸업생 등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벌였다. 한 동포 1세 노인은 푼돈을 모은 저금통을 기꺼이 기부했다. 멀리 시코쿠에 사는 한 졸업생은 100만 엔을 보내오기도 했다. 재일 동포를 참된 조선인으로 키우는 학교 한국도 모금에 동참했다. 모금액 4억 엔(약 52억원) 가운데 8000만 엔(약 10억원)이 한국에서 모금돼 전달되었다. 이에 대해 총련이 감사의 뜻을 밝힌 것이다. 준공식 행사를 마친 뒤 인공잔디가 깔린 축구장에서 열린 축하 공연 때에도 허종만 부의장은 좌석을 돌며 지역 동포들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특히 도쿄 도와 재판하는 과정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일본 시민단체 ‘도민기금’, 한국의 시민단체 관계자에게도 직접 인사말을 건넸다. 한국에서 참석한 황의중 전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공동집행위원장은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깊은 뿌리를 내린 것 같다”라며 반가운 마음을 표시했다. 새 교사 준공식 참석자들은 재학생들과 도쿄 가무단의 축하 공연이 끝난 뒤 흥겨운 어깨춤을 추며 ‘통일열차’를 만들고 학교 내 푸른 인공잔디를 돌았다. 운동장 벽에 걸린 현수막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선대들의 애국애족의 넋과 전통을 이어 학생들을 참된 조선 사람으로 훌륭히 키워나가자.’ |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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