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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자’로 내몰린 정보 전쟁 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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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댓글 0건 조회 1,718회 작성일 11-01-0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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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그는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위협하는 반역자’ 소리를 듣지만, 한편으로는 정보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혁명가라는 평가도 받는다.


<르몽드> 웹사이트에서 벌어진 올해의 인물 투표는 2010년의 국제 인물 지형도를 잘 보여준다. 독자들의 온라인 투표 결과에 따르면, 줄리언 어산지(56%), 류샤오보(22%), 마크 주커버그(6.9%) 순이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나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도 분명 주목할 만한 인물이지만, 대중의 선택은 어산지로 확연히 기울었다. 위키리크스로부터 미국 국무부 외교 전문을 사전에 제공받은 다섯 개 매체 가운데 하나인 <르몽드>는 2010년 ‘올해의 인물’로 어산지를 선정했다(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주커버그를 올해의 인물로 뽑았다).

   
ⓒAP Photo
줄리언 어산지는 입수한 문건 25만1287개 중 1862개를 공개했다.
지난 11월 말 위키리크스는 미국의 외교 전문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파급력에서 ‘세계 외교계의 9·11 테러’라는 평가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미 미국 외교관들이 주재국의 정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미국 외교가의 ‘맨얼굴’이 드러났다.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배트맨’ 푸틴의 ‘로빈’ 구실을 한다고 평가되었다. 사르코지에 대해서는 ‘비판에 민감한 독재자 스타일’이라고 악평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해서는 ‘창의력이 없는 인물’이라는 혹평이 외교 전문에 등장했다. 민감한 내용이 여지없이 공개된 것이다. 전체 25만1287개 문건 가운데 1%도 안 되는 1862건(2010년 12월23일 현재)이 공개되었을 뿐인데,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각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어느 문건에서 어떤 내용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점에서 앞으로 외교 전문 공개가 가져올 폭발력은 가늠하기 어렵다. 출처가 주한 미국대사관인 외교 전문도 1980건 가운데 겨우 11건만 공개되었을 뿐이다.

‘국가 안보’ 대 ‘국민의 알 권리’ 논쟁 일으켜


위키리크스는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언론에도 일부 정보를 제공했는데, 새롭게 공개된 문건 중에는 2005년 2월16일 다우너 전 오스트레일리아 외교장관과 라포트 전 주한 미군 사령관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외교 전문도 들어 있다. 문건에 따르면, 라포트 사령관은 “고성능 포탄과 화학무기를 쏠 수 있는 북한의 지하포병 진지가 250개 있고, 북한의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에 다다를 수 있다. 두세 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없었다면 알기 어려웠을 내용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인 어산지는 유랑극단을 운영하는 부모를 따라 이곳저곳을 떠돌았다고 한다. 그의 표현대로 ‘톰 소여와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낸 셈이다. 10대에 해커 그룹을 결성했고, 컴퓨터 해킹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한 어산지는 2006년 내부 고발자를 위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설립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에 의해 비영리로 운영되는 위키리크스는 2008년 <이코노미스트>가 주는 뉴미디어 상을, 2009년 앰네스티로부터 미디어 상을 받았다. 지난 4월 미군 헬기가 이라크에서 로이터 기자 등 민간인 12명을 사살하는 동영상을 공개했고, 7월에는 아프간 전쟁 관련 기밀 문건 수만 건을 공개하면서 미국 정부를 궁지로 내몰았다.

그러다보니 위키리크스는 미국 정부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당장 미국은 간첩죄로 그를 처벌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나섰다.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여성 두 명과 성관계를 하면서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폭행 혐의를 받아 체포되었으나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영국에 머무르고 있다. 스웨덴이나 미국으로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전자프런티어재단 설립자 존 페리 발로는 “처음으로 심각한 정보 전쟁(Infowar)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터는 위키리크스다”라고 말했다. ‘국가 안보’ 대 ‘국민의 알 권리’ 논쟁이 벌어졌고, 세계의 누리꾼이 가세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이 정보 전쟁의 최전선에 줄리언 어산지가 서 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반역자’ ‘언론 자유 역사에 길이 남을 혁명가’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으면서.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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