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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책들 바로 못 가고 마구 휘둘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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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작성일 10-11-24 00:19 조회 1,67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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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대패한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휘청거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국정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전체 의석 435개 가운데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종전보다 최소 60석을 더 건지며 총 239석으로 다수당 자리를 탈환했다. 또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은 기존 의석보다 6개 많은 46자리를 얻었는데, 개표가 아직도 진행 중인 알래스카 주에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 앞으로 47석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최악의 참패로 기록된 이번 선거로 정치 지형이 180° 바뀐 것이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간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덕분에 경기부양책과 의료보험 개혁안 등 ‘대사’를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공화당의 협조 없이는 원활한 국정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CBS 방송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다른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경제에 대한 심판이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 미국은 실업률이 9.6%(약 1480만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번 선거를 경제뿐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으로 규정하고 공세의 고삐를 바싹 조이고 있다.

공화당이 이번 선거를 ‘오바마 심판’이라고 규정한 만큼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과도 이미 전선이 형성된 셈이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당장 올해 연말까지 중산층 감세 문제와 관련해 공화당의 거센 공격에 직면할 것이 확실하다. 오바마는 공화당 부시 전 대통령이 2001년과 2003년 각각 발효시킨 감세안이 상위 부자층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다고 보고, 민주당과 함께 이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Reuter=Newsis
오바마 대통령(위)은 CBS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경제에 대한 심판이었다”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지금 실업률이 9.6%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공화당 “부자 감세 혜택 줘야” 주장 

골자는 이렇다. 미혼자의 경우 연 소득이 최대 20만 달러, 부부는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최상위 2%에 대해서는 감세 혜택을 올해 12월로 만료시키되, 나머지 98% 계층에게는 감세 혜택을 항구화하자는 것이다. 오바마는 최상위 2%에 대한 감세 혜택을 없앰으로써 얻어질 수입 약 7000억 달러를 좀 더 유익한 용도로 돌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공화당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처럼 경제가 나쁜 상황에서 최상위 2%에 대한 감세 혜택을 없애면 오히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감세 문제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지만, 그도 고민이 많다. 12월 말까지 기존 감세안을 연장하지 않으면 법 자체가 소멸되어 나머지 98% 다른 수혜 계층까지 감세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바마도 이런 절박성을 감안한 듯 중간선거가 끝난 뒤 “중산층을 위한 세금 혜택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나의 목표다”라고 말해 공화당과 막판 타협할 가능성은 남겨두었다.

감세안 못지않게 내년 1월 새 의회가 개원하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 바로 지난 3월 공화당의 거센 반대 속에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의료보험 개혁안이다. 현재 이 법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해 발효한 상태이지만, 보험 수혜자들의 실질적 혜택은 2014년부터 시작된다. 의료보험 개혁안의 취지는 9400억 달러를 투입해 가계 형편이 어려워서 보험에 들지 못한 약 3299만명에게도 보험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이런 숭고한 취지 때문에 역대 대통령은 재임 시 이 문제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했지만, 당파적 이해관계에 얽혀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걸고 의료보험 개혁안을 밀어붙였고,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전폭적 지지 덕분에 이를 처리할 수 있었다. 사실 의료보험 개혁안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 개보험’ 시대를 여는 역사적 성취인데도 홍보가 충분히 되지 않아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이것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감표 요인으로 작용해 오바마가 여간 서운한 게 아니다.

   
ⓒReuter=Newsis
위는 구직박람회를 찾은 미국인들.
 공화당은 의료보험 개혁안에 연방정부가 직접 나서 민간 보험시장까지 규제의 손길을 뻗치는 것은 위헌 요소가 있고,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연방 재정적자를 더욱 확대하므로 찬성할 수 없다는 논리다. 새 하원의장이 될 것이 확실한 존 베이너 공화당 원내총무는 의료보험 개혁안을 가리켜 ‘괴물’이라고 헐뜯으며 철폐를 다짐한 상태다. 그러나 공화당이 이미 발효한 의료보험 개혁안을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은 현실적으로 없다. 설령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결로 의료보험 개혁안을 부결해도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이 있다. 최악의 경우 민주당까지 가세해 의료보험 개혁안 철폐가 가결되어도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이다. 

공화당도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다. 의료보험 개혁안의 시행 주체인 각 주, 특히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주들이 저항할 수 있다. 실제 현재 21개 주가 전 국민의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는 의료보험 개혁안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도 가급적 의료보험 개혁안의 시행을 최대한 늦출 태세다.

‘이스라엘과의 거리 두기’도 어려워질 듯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뒤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미국 내 약 1100만 불법체류자를 구제하기 위한 이민 개혁 법안도 반이민 정서가 강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바람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탄소 배출 감축을 겨냥한 종합 에너지 법안도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사실상 전무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난국은 내치뿐 아니라 외치에도 도사리고 있다. 외교는 오바마 대통령의 고유 영역이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단적인 예로 그가 지난 4월 러시아  측과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II) 연장안이 그것이다. 현재 이 협정은 연내 상원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데, 협정이 통과되려면 공화당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중국과의 통상 마찰을 피하고 전략적 이해관계를 도모하기 위해 중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을 피해왔지만, 공화당 내에서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서 본때를 보여야 한다는 기류강하다.

중동 평화 문제와 관련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도 주목거리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독자적인 국가 창설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견해이고, 실제로 취임 뒤 역대 대통령과 달리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어왔다. 하지만 친이스라엘 정서가 강한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중동 평화 문제에 관한 한 오바마의 입지는 크게 약해질 전망이다. 2012년 대선에서 재선하려면 친이스라엘 유권자들의 지지가 절대적인 변수라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재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오바마 대통령이 앞으로 재임 2년 동안 외치보다는 내치, 특히 일자리 창출 같은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 확실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화당의 저항을 어떻게 이겨낼지 주목된다.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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