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뺨 맞고 독도에 화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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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작성일 10-11-19 16:11 조회 1,718 댓글 0본문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에 이어 쿠릴열도(오른쪽 지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 탓에 일본 외교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때를 이용해 일본 우익이 독도에 무단 상륙하는 퍼포먼스를 벌일지...
센카쿠 열도 문제로 중국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이 이번에는 북방 영토(쿠릴열도) 문제로 러시아에 능욕당했다고 아우성이다.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1월1일 오전 쿠릴열도의 구나시리섬을 전격 방문했다. 구나시리는 홋카이도 최북단에서 불과 16km밖에 안 떨어진 이른바 일본의 북방 영토 4개 섬(그 외 에토로후·하보마이·시코탄) 중 하나이다. 옛 소련을 포함해 러시아 국가원수가 일본의 북방 영토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그래서 ‘북방 영토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해온 일본이 받은 충격은 엄청났다. 간 나오토 총리는 즉각 고노 마사하라 주 러시아 대사를 일시 귀국 형식으로 소환하고, 러시아 정부에 엄중 항의했다.
그렇다면 러시아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쿠릴열도의 구나시리섬을 급작스럽게 방문한 진짜 속내는 무엇인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1월1일 오전 사할린에서 소형 비행기로 갈아타고 구나시리 공항에 도착했다. 닛산 4륜 구동차를 직접 몰고 약 네 시간 동안 섬 내부를 둘러보았다. 러시아 정부가 책정한 ‘쿠릴 사회경제개발계획(2007∼2015년)’의 진척 사항을 직접 점검한다는 명분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011년 하원 선거,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나시리 전격 방문이라는 해프닝을 벌였다고 분석한다. 또 푸틴 총리가 아닌 자신이 러시아를 통치하는 최고 리더라는 점을 내외에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반면 일본 전문가들은 하토야마 내각 때의 ‘2도(島) 우선 반환’에서 ‘4도(島) 일괄 반환’으로 기울고 있는 간 나오토 내각을 견제하려고 러시아 측이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구나시리 방문을 기획했다고 본다. 일본과 옛 소련은 1956년 일·소 공동선언을 채택하면서 평화조약을 체결한 다음, 문제의 4개 섬 가운데 하보마이와 시코탄섬을 일본에 먼저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개 섬이 아니라 4개 섬을 일괄 반환하라고 일본 측이 주장함에 따라 50년이 지난 지금도 일·소 평화조약이 체결될 전망은 없다.
특히 러시아 측은 일본이 지난해 7월 쿠릴열도 즉 북방 영토 4개 섬을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명기한 법률을 제정한 데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또 마에하라 세이지 현 외무상이 2009년 10월 국회에서 “러시아가 북방 영토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라고 한 발언을 문제삼아 “2개 섬을 우선 반환한다는 일·소 공동선언 합의를 재고해야 한다”라는 강경론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북방 영토 4개 섬 러시아가 불법 점거”
러시아에서 강경론이 분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시베리아·사할린·쿠릴열도 등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발견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일본이 ‘북방 영토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법률을 제정한 직후 쿠릴열도에 대한 일본 기업의 투자를 정지시켰다. 일본의 자본 없이도 극동 지역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북방 영토’에 대한 일본의 강경한 태도도 반세기 동안 러시아의 양보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큰 원인이다. 일본 정부의 일관된 주장은 “옛 소련이 일방적으로 일·소 불가침조약을 파기하고, 북방 영토의 4개 섬을 무력으로 점령해 불법점거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또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사할린 이남과 쿠릴열도를 포기한다”라고 선언했지만, 북방 영토는 쿠릴열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또 1981년 2월7일을 ‘북방 영토의 날’로 제정하고, 북방 영토 담당 대신(겸임)을 따로 두었다. 고이즈미 내각 때는 ‘2도 우선 반환’ ‘4도 일괄 반환’ ‘공동 분할론’ 등 여러 가지 안 중에서 ‘4도 일괄 반환’을 일본의 국시로 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에서는 ‘2도 우선 반환’이나 ‘공동 분할론’ 등 차선책을 제시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일본이 기댈 곳은 미국이다. 냉전 시대 미국은 옛 소련을 봉쇄하려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일본이 포기한 쿠릴열도에 북방 영토는 포함되지 않는다”라는 일본 측 주장을 줄곧 지지해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구나시리를 방문한 직후 미국 크롤리 국무부 보도관은 일본이 주장하는 북방 영토(Northern Territories)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4개 섬은 분명히 일본의 영토다”라고 거들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센카쿠 열도 마찰이 일어났을 때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센카쿠는 미·일 안보조약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다”라고 분명히 못박았다. 그러나 일본 전문가들은 영토 분쟁이 실제로 일어날 경우 미국이 미·일 안보동맹을 발동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오키나와의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를 순조롭게 풀어가기 위해 일본을 토닥거려주는 데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미국과는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 중국과는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 러시아와는 북방 영토 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의 외교 스트레스는 요즘 보통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때를 이용해서 일본의 우익 세력이 독도에 무단 상륙하는 퍼포먼스를 벌일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 문부성이 중학교 학습지도 요령의 해설서를 개정함에 따라 2012년부터 ‘다케시마(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명기한 교과서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때쯤 대한해협에서도 큰 폭풍우가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출처: 시사인
센카쿠 열도 문제로 중국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이 이번에는 북방 영토(쿠릴열도) 문제로 러시아에 능욕당했다고 아우성이다.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1월1일 오전 쿠릴열도의 구나시리섬을 전격 방문했다. 구나시리는 홋카이도 최북단에서 불과 16km밖에 안 떨어진 이른바 일본의 북방 영토 4개 섬(그 외 에토로후·하보마이·시코탄) 중 하나이다. 옛 소련을 포함해 러시아 국가원수가 일본의 북방 영토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그래서 ‘북방 영토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해온 일본이 받은 충격은 엄청났다. 간 나오토 총리는 즉각 고노 마사하라 주 러시아 대사를 일시 귀국 형식으로 소환하고, 러시아 정부에 엄중 항의했다.
그렇다면 러시아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쿠릴열도의 구나시리섬을 급작스럽게 방문한 진짜 속내는 무엇인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1월1일 오전 사할린에서 소형 비행기로 갈아타고 구나시리 공항에 도착했다. 닛산 4륜 구동차를 직접 몰고 약 네 시간 동안 섬 내부를 둘러보았다. 러시아 정부가 책정한 ‘쿠릴 사회경제개발계획(2007∼2015년)’의 진척 사항을 직접 점검한다는 명분이었다.
ⓒAP Photo 구나시리에 살다가 이주한 일본인들이 11월1일 홋카이도 해변에서 러시아 대통령의 구나시리 방문에 항의하고 있다. |
일본 언론들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2011년 하원 선거,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나시리 전격 방문이라는 해프닝을 벌였다고 분석한다. 또 푸틴 총리가 아닌 자신이 러시아를 통치하는 최고 리더라는 점을 내외에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반면 일본 전문가들은 하토야마 내각 때의 ‘2도(島) 우선 반환’에서 ‘4도(島) 일괄 반환’으로 기울고 있는 간 나오토 내각을 견제하려고 러시아 측이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구나시리 방문을 기획했다고 본다. 일본과 옛 소련은 1956년 일·소 공동선언을 채택하면서 평화조약을 체결한 다음, 문제의 4개 섬 가운데 하보마이와 시코탄섬을 일본에 먼저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개 섬이 아니라 4개 섬을 일괄 반환하라고 일본 측이 주장함에 따라 50년이 지난 지금도 일·소 평화조약이 체결될 전망은 없다.
특히 러시아 측은 일본이 지난해 7월 쿠릴열도 즉 북방 영토 4개 섬을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명기한 법률을 제정한 데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또 마에하라 세이지 현 외무상이 2009년 10월 국회에서 “러시아가 북방 영토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라고 한 발언을 문제삼아 “2개 섬을 우선 반환한다는 일·소 공동선언 합의를 재고해야 한다”라는 강경론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북방 영토 4개 섬 러시아가 불법 점거”
러시아에서 강경론이 분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시베리아·사할린·쿠릴열도 등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발견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일본이 ‘북방 영토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법률을 제정한 직후 쿠릴열도에 대한 일본 기업의 투자를 정지시켰다. 일본의 자본 없이도 극동 지역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북방 영토’에 대한 일본의 강경한 태도도 반세기 동안 러시아의 양보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큰 원인이다. 일본 정부의 일관된 주장은 “옛 소련이 일방적으로 일·소 불가침조약을 파기하고, 북방 영토의 4개 섬을 무력으로 점령해 불법점거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또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사할린 이남과 쿠릴열도를 포기한다”라고 선언했지만, 북방 영토는 쿠릴열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또 1981년 2월7일을 ‘북방 영토의 날’로 제정하고, 북방 영토 담당 대신(겸임)을 따로 두었다. 고이즈미 내각 때는 ‘2도 우선 반환’ ‘4도 일괄 반환’ ‘공동 분할론’ 등 여러 가지 안 중에서 ‘4도 일괄 반환’을 일본의 국시로 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에서는 ‘2도 우선 반환’이나 ‘공동 분할론’ 등 차선책을 제시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일본이 기댈 곳은 미국이다. 냉전 시대 미국은 옛 소련을 봉쇄하려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일본이 포기한 쿠릴열도에 북방 영토는 포함되지 않는다”라는 일본 측 주장을 줄곧 지지해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구나시리를 방문한 직후 미국 크롤리 국무부 보도관은 일본이 주장하는 북방 영토(Northern Territories)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4개 섬은 분명히 일본의 영토다”라고 거들었다.
ⓒAP Photo 11월1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구나시리에 거주하는 러시아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
일본과 중국 사이에 센카쿠 열도 마찰이 일어났을 때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센카쿠는 미·일 안보조약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다”라고 분명히 못박았다. 그러나 일본 전문가들은 영토 분쟁이 실제로 일어날 경우 미국이 미·일 안보동맹을 발동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오키나와의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를 순조롭게 풀어가기 위해 일본을 토닥거려주는 데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미국과는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 중국과는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 러시아와는 북방 영토 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의 외교 스트레스는 요즘 보통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때를 이용해서 일본의 우익 세력이 독도에 무단 상륙하는 퍼포먼스를 벌일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 문부성이 중학교 학습지도 요령의 해설서를 개정함에 따라 2012년부터 ‘다케시마(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명기한 교과서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때쯤 대한해협에서도 큰 폭풍우가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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