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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의 악몽에 세계가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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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작성일 11-12-27 19:45 조회 2,48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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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심상찮다. 이란 핵 문제가 불거지자, 선제공격을 하겠다는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그 시기가 연말연시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전쟁이 벌어지면 세계에 엄청난 여파가 미칠 것이 분명하다.
newsdaybox_top.gif [223호] 2011년 12월 19일 (월) 16:34:02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newsdaybox_dn.gif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언론은 이란 핵 문제를 연일 톱뉴스로 다루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신문과 방송은 “언제 이란에 선제공격을 할 것인가”라는 헤드라인을 매일 첫머리에 올린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지난달 자국민을 대상으로 이란 선제공격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41%가 핵무기 개발이 의심되는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올해 초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설은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 이후 더욱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IAEA의 이란 핵 개발 관련 보고서에는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이란 핵무기 개발에 대해 더욱 사실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이란과 거리상으로도 가장 가까운 이스라엘은 이란 핵 문제를 자신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인식한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선제공격설은 지난여름부터 꾸준히 제기되었으나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12월4일 이스라엘 채널 2TV에서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 군사적 공격 가능성은 외교적 수단보다 더 근접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12월6일 이스라엘 북부의 한 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그는 “이란은 이스라엘과 전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다”라며 이란 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Reuter=Newsis
이스라엘은 미국으로부터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를 구입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은 12월9일, 고위 정보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이르면 크리스마스 때 군사 공격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이스라엘이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우리는 이르면 크리스마스, 늦어도 새해 이른 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핵시설 파괴용 벙커버스터 구입


이런 예측이 나오는 데는 최근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한 지하침투용 레이저 유도 폭탄인 벙커버스터(GBU-28)도 한몫한다. 벙커버스터는 지하 깊숙이 있는 시설물을 뚫고 들어가서 폭발하는 폭탄으로 과거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 때 사용된 미국의 첨단 병기이다. 이란이 험준한 산악지대 지하 깊숙이 견고한 초강력 콘크리트 비밀 핵시설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스라엘이 공격을 개시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무기였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그동안 미국에 줄기차게 벙커버스터를 팔라고 요청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를 거부했다. 벙커버스터를 이스라엘 손에 들려주자마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해 이란 전쟁이 발발할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이미 이라크·아프간에서 두 차례 전쟁을 치른 미국에 이란 전쟁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가능하면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피하고 싶은 미국이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오바마 정부는 취임한 지 겨우 몇 달도 안 되어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 판매를 승인했다. 지난 9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비밀리에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가 포함된 새 군사협력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전쟁광이라던 부시 대통령도 수출을 거부한 첨단 무기를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이스라엘에 넘겨준 것이다. 벙커버스터를 손에 쥐게 된 이스라엘에 이제 이란 공격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 6월 오페크 9호(호라이즌 9호) 첩보 위성을 발사해 이란 핵 프로그램을 감시 중이다. 발사 직후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AP통신 인터뷰를 통해 “지금 최고위층에서 군사 공격 가능성을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사실 지난여름부터 이스라엘에서는 ‘고위 관료 사이에 이란 공격을 논의 중’이라는 기사가 계속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내각회의에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지지해달라며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과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외무장관 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인간 사슬로 맞서

그동안 이란 핵시설 공격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던 군이나 정보기관 모사드 등의 인사들은 선제공격을 막으려 애써왔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 선제공격에 찬성하는 성향의 인사로 대폭 물갈이되었다. 또한 아랍 민주화의 영향과 폭등하는 물가로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국민 불만이 높아지자 국내 문제를 이란의 핵시설 문제로 덮기 위해 더더욱 이란 선제공격을 ‘기획’하려 한다는 일각의 의심도 있다.


   
ⓒReuter=Newsis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 왼쪽)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


이스라엘군은 지난 11월 초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모의 폭격 훈련을 마쳤다. 훈련에는 F16을 포함, 이스라엘 전투기 14대가 참가했으며 작전 반경은 800㎞에 달했다. 그 후 이스라엘은 텔아비브 남쪽 팔마힘 공군기지에서 로켓 추진형 탄도미사일도 시험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사거리가 4000㎞에 달하는 제리코 미사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이스라엘은 이웃 나라를 선제공격한 전력이 있다. 1981년 6월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전을 폭파한 데 이어 2007년 9월에는 시리아의 동북부 사막에 있는 알카바에서 핵시설로 의심되는 건물을 기습 공격했다.

이스라엘에 대해 이란도 즉각 대응하고 나섰다. 이란 당국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자국을 공격할 경우 터키의 나토(NATO) 군사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지난 11월27일 아마드 바히디 이란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군사 조처를 취할 경우 미사일 15만 기의 공격을 받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골람레자 잘라리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필요하다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시설을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이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최근 이스라엘이 입수한 벙커버스터를 염두에 두고 한 말로 추측된다.

이란 대학생들은 지난 11월15일 중부 이스파한에 있는 우라늄 변환 시설에서 이스라엘 공습 위기에 맞서 정오 기도회를 가지며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자신들이 인간 사슬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해 핵시설을 파괴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자 이란 국민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통신사 기자는 “시내 곳곳이 사재기를 하는 시민으로 북적인다. 식량과 연료 그리고 피란 시 필요한 담요나 자동차를 확보하며 불안해하고 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증폭된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양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서 핵시설에 대한 제한적 폭격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 경제위기에 이어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설까지 불거지면서 연말연시 세계가 암울하다.
ⓒ 시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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