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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안전한 원전 신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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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댓글 1건 조회 1,697회 작성일 11-04-1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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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에너지는 최첨단 방식의 에너지로 환경과도 아주 친하고 다른 에너지가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어요.”(교사)

“암 치료 같은 거요?”(아이 1)

“그렇죠.”(교사)

“그럼 무조건 위험하다는 생각은 좋지 않은 거네요.”(아이 2)

장소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에너지 체험관. 견학 온 아이들이 도우미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원자력 홍보 동영상 내용이 아니다. 2006년 방영한 신애라·이창훈 주연의 SBS 드라마 <마이러브>의 한 장면이다. 이 드라마에는 원자력 관련 내용이 207초간 나온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1억6500만원을 낸 간접광고(PPL)이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PPL을 한 SBS 드라마 <마이러브>, KBS 2TV <스펀지 2.0>, KBS 1TV <퀴즈 대한민국>(맨 위부터).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PPL은 다양한 프로그램에 등장한다. SBS <뉴스와 생활경제>에도 등장하고, EBS <다큐 프라임> 같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는 이번에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을 우수한 해외 사례로 보여주기도 했다(2010년 12월6일 방영). 심지어 오락 프로그램에까지 나왔다. KBS 1TV <퀴즈 대한민국>(2008년 1월27일)에 “유럽 최대 원자력 국가인 프랑스가 이 도시에 신규 원전 3호기를 건설 중이다. 이 도시는 1960년대 이후 폐광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였지만, 1970년대에 350명이던 인구가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면서 5배로 늘어났고, 0%에 가까운 실업률을 자랑한다. 프랑스 서북부 도버 해협에 인접한 이 도시는?” 같은 문제가 나오는 식이다. 버라이어티쇼(2009년 9월4일 KBS 2TV <스펀지 2.0>)에서는 ‘고베 지진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원자력발전소’라는 소갯말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5년간 방송 PPL 예산만 28억원


<퀴즈 대한민국>은 2007년부터 1년간 원자력에 관한 문제를 내는 조건으로 한국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2억2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스펀지 2.0>은 8000여 만원을 받았다.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KBS 1TV <과학카페>의 3분짜리 원자력 코너가 8억2500만원을 지원받아 가장 짭짤한 소득을 올렸다. 대부분 원자력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는 긍정적인 내용이었다. 위험에 대한 지적은 찾기 힘들었다. 이렇게 5년간 방송 PPL에 들어간 예산은 28억원 정도이다(오른쪽 표 참조). ‘광고비’는 전기요금의 3.7%로 조성한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나온다. 원자력 발전에 찬성하건 반대하건, 전기세를 내는 모든 국민이 원자력 홍보비를 대는 셈이다.

PPL만이 아니다. 매년 1조2000억~1조5000억원가량 걷히는 전력산업기반기금 중 100억원가량을 지원받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다양한 원자력 홍보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사IN>은 이 돈에 주목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원전’이라는 신화가 만들어진 흐름에 주 역할을 한 이 돈의 규모와 쓰임새를 추적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홍보비는 국내외 원자력발전소 현장 시찰, 원자력 탐구 올림피아, 원자력 페스티벌 등에 쓰였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제출한 ‘2006~ 2010년 국외 원전 시찰 세부내역(22쪽 표 참조)’을 보면, 국회의원·기자·교육계 인사 등 382명이 해외를 다녀왔다. 예산은 15억원 정도 들었다. 특히 언론사 기자들이 원전 시찰을 다녀온 전후에는 원자력 관련 특집기사가 봇물을 이루었다. 2009년 12월13~20일 지식경제부 출입기자 11명이 다녀온 프랑스 원자력청 방문을 예로 들어보자. <매일경제>는 2009년 12월 한 달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저탄소 시대 환경·고용 동시에 잡는 원자력’ ‘원전 가격 경쟁력 있지만 정부 총력 지원 필요’ 따위 기사를 시리즈로 실었다. <이데일리>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등에서도 원자력이 그린테크놀로지라는 내용을 담은, 비슷한 유의 인터뷰 기사가 보도됐다.

   
국내 원전 시찰은 국외보다 더 잦았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 고리·울진·영광 원자력발전소 등을 다녀간 사람은 1만9474명에 이른다. 매년 4000명 정도가 원자력발전소를 견학하는 꼴이다. 한나라당 서울시당 여성위원회부터 <여성조선> 독자까지 대상도 다양했다. 예산은 모두 20억원 정도가 들었다. 국내외 원전 시찰을 다닌 ‘원자력을 이해하는 여성모임’ 박민숙 총재는 “발전소 시찰을 가면 좋다. 호텔에서 하루 자고 저녁에 회도 먹고. 그래서 좋으니까 주부들이 이리 끼고 저리 끼고 해서 많이 간다. 또 박사들이 와서 설명해주니까 공부도 되고, 원자력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진다”라고 말했다(원자력을 이해하는 여성모임은 2005~2008년 한국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매년 1억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았다. 지금도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주는 후원금을 받는다).

2005~2008년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텔레비전·신문·라디오 광고비로 76억여 원을 썼다. 그러나 2008년까지 집행된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언론사 광고비는 2009년 1월부터 전면 폐지되었다. 국회 예결위로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의 언론 광고와 겹친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PPL과 국내외 원전 시찰 등을 통한 원자력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직접적인 언론 광고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맡았다.

6년간 신재생 에너지 홍보비는 ‘0원’

한국수력원자력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17개 일간지에 광고비로 평균 5억7000만원을 썼다. 국감을 통해 드러난 2009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텔레비전·신문·인터넷 언론에 광고비 40억원을 쏟아부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특이하게 최근에 방영한 MBC 드라마 <욕망의 불꽃>의 세트장을 30억원을 들여 지어주기도 했다. ‘원자력 홍보 예산’으로만 묶이지 않는 원외 원자력 홍보 예산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얘기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지난 6년간 신재생 에너지 홍보비는 0원이었다. 그에 반해 원자력문화재단의 홍보비는 630억원이 넘었다. 정부의 에너지 홍보 정책이 원자력에 편중되어 있다”라고 지적했다.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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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카게산다님의 댓글

차카게산다 작성일

독일같은 나라처럼 시대를 앞서가는 정책을 세울 수 있어야 하는데...
녹색혁명/그린월드 같은 구호의 의미를 사대강개발과 동일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니....신재생에너지나 풍력 태양력을 이용하는
에너지에 대하여는 일반인들이 무식해져 있을 수 밖에 없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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