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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영원한 넋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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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5,044회 작성일 21-09-26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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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한해도 다 저물어가는 12월 24일 인민군부대, 구분대들에서는 다양한 체육오락경기가 벌어지고 경축공연무대가 펼쳐지는 등 명절분위기로 들끓고있었다. 이날이 바로 김정일동지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신 5돐이 되는 날인 동시에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의 탄생 79돐이 되는 날이였던것이다.

오후, 김정일동지께서는 래년도 인민군대사업을 토의하기 위하여 인민군지휘성원들과 마주앉으시였다.

《사회에서는 오늘이 로동일입니다. 하지만 동무들이 하도 제기하기에 인민군대에만 휴식을 주었는데 결국 명절날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지숙한 나이에 몸이 여윌사 하고 얼굴이 준수해보이는 총정치국장 조명록이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사실은 우리가 아니라 인민군장병들의 한결같은 요청에 따라 휴식을 제기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저기 박진건동무도 부대지도를 나가 땀을 뺐지만 부대들에서는 이미전부터 체육오락, 경축공연을 준비하면서 오늘을 기다려왔습니다.》

그이께서는 박진건대장이 앉아있는쪽을 돌아보시였다.

《결국 장본인은 박진건동무인셈입니다.》

박진건은 일순 당황해하였다.

《최고사령관동지, 그런건 아닙니다. 인민군장병들은 조미대결의 가장 치렬한 시기로 규정지을수 있는 지난 5년간을 돌이켜보고있었습니다. 그 준엄한 한해, 한해를 어떻게 승리해왔는가를 잘 알기에 그 자부심이 오늘을 명절분위기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이번에 부대지도를 나가서 말단병사들을 만나보니 고난과 시련이 겹치는 속에서도 현실을 비관하는 군인은 한명도 없었고 오로지 래일에 대한 락관에 충만되여있었습니다.

그 기세가 그들로 하여금 오늘을 즐기고싶어했을것입니다.》

《그렇다면 박진건동무, 군인들의 그 기세에 맞게 래년도 첫시작부터 인민군대가 좀 들끓어야 하겠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박진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씀을 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인민군대 군사정치사업의 총적방향으로 정한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으로 분위기를 돋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고사령관동지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새해시작과 함께 418련대와 102련대에 대한 판정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이께서는 무척 놀라시였다.

《벌써 판정기준에 도달하였다 그 소리입니까?》

《그렇습니다. 총정치국에서는 해당 부서일군들을 내려보내여 초보적인 료해를 끝냈습니다.》

그이께서는 반가운 웃음을 지으시였다.

《그럼 시작합시다. 새로운 군대중운동이 선포된지 1년도 채 못되여 오늘의 첫 오중흡7련대들이 태여난다는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

그이께서는 좌중을 둘러보시였다.

《동무들도 다 알다싶이 판정에 대해서는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서 론하고있지만 그 생활력은 이미전부터 나타나고있었습니다. 최전연을 지켜가는 부대들이나, 안변청년발전소건설을 비롯한 사회주의대건설을 맡은 부대들이나, 륙해공군 그 어디라 할것 없이 항일의 오중흡7련대가 지녔던 그런 신념을 가진 강자들이 태여나고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적들까지 자인하며 공포에 떨고있습니다.

가까운 실례로 훈련도중 기관고장으로 남쪽해역에 표류되였다가 희생된 전투원들의 최후과정을 놓고도 그렇게 말할수 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시 말씀을 끊으시였다. 그들의 모습이 다시금 눈앞에 떠오르시였던것이다.

고장난 함선은 남강원도 어느 해안까지 표류하다가 좌초되였다. 고장퇴치가 불가능한 치명적인 상태에서 그들의 심정은 복잡하였다.

《포로?!》… 죽으면 죽었지 그런 수치를 바라는 전투원은 한명도 없었다. 그럼 헤염을 쳐서 북으로? … 그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너무도 적측 깊이 떠내려왔고 남쪽으로 향한 해류가 그런 가능성까지 주지 않았던것이다.

마침내 지휘관들과 전투원들은 총에 맞아죽고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산발을 타고 최고사령관동지의 품으로 찾아갈것을 결심하였다. 전혀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지만 장군님과 조국을 그리는 절절한 마음이 기약할수 없는 그 길을 선택하게 하였다.

날이 밝자 적들이 달려들었다. 5개의 보병사단과 1개의 특수전려단, 3개의 특공려단, 1개의 기계화사단, 3개의 전투비행단에다 지역예비군 및 경찰까지 포함한 무려 20여만의 병력을 내몰아 3중4중으로 압박해왔다. 권총밖에 없는 20여명의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개 큰 전쟁도 치를 대병력과 현대적인 무장장비가 동원된 사실은 세계전쟁사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일이였다. 그러나 첫 전투에서 벌써 포, 땅크, 비행대까지 가진 적들속에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여기에 놀란 적들은 《멸살》을 웨쳐대며 포병대타격, 비행대습격과 함께 야간에는 조명직승기를 띄워놓고 《그물식수색》, 《매복압박수색》 등 악랄한 작전을 거듭 펼쳤다.

우리 전투원들은 평시에 련마한 백발백중의 사격술, 강한 육체적준비에 기초한 돌파전, 유인전과 같은 림기응변의 전법으로 적들의 기도를 매번 좌절시켜버렸다. 한 전투원은 단신으로 200여명과 결투를 벌려 태반을 쓸어눕히고 포위의 파구를 열었다. 총탄이 떨어지면 적들의 무기를 리용했고 산열매, 풀뿌리 같은것으로 식량을 대신하면서도 북으로 가는 길을 멈추지 않았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극악한 조건에서의 피의 결사전이였다.

드디여 최후의 순간이 왔다. 20여만의 적포위속에서 더는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하게 되자 전투원들은 한명씩 함장에게 마지막거수경례를 하였다. …

우리 전투원들의 시체우에서 발견한 종이쪽지에는 이런 글발이 적혀있었다.

《우리 전투원들은 혁명절개와 지조를 끝까지 지켜 적에게 절대로 포로가 되지 않을것이며 경애하는 장군님의 전사답게 영예로운 최후를 마칠것이다.

김정일장군 만세!》

우리의 총대병사들은 이렇게 강했다. 평시에는 소박하고 평범한 인간들이였지만 최후의 순간에는 선군령장의 슬하에서 자라난 전투원답게 수령결사옹위의 맹세를 끝까지 지켜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의 시신이라도 찾아오기 위해 치렬한 대적투쟁을 조직지휘하시였다. 그리하여 우리 전투원들은 죽어서도 조국의 품에 안기게 되였고 판문점현지에서는 령구를 넘겨받기 위한 추모식이 엄숙히 진행되였다.

우리측 구역에는 인민군군악단, 명예위병대와 함께 인민무력부와 총참모부 장령들, 희생된 전투원들의 부대지휘관들, 전우들이 령구를 마중하러 나와있었다.

불과 몇메터 안되는 적측 지역에는 미군을 포함한 남조선괴뢰군 고위장교들과 사병들 그리고 세계 각국의 기자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우리 영웅전사들의 시신이 들어있는 관이 넘어오기 시작하자 명예위병대의 《영접들어총!》과 함께 군악단의 추도곡이 비장하게 울려퍼졌다. 부대지휘관들과 전우들은 령구를 으스러지게 부여안을뿐 부름소리도 울음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 분위기에 위압되여 의식을 지켜보는 적들의 얼굴마다에는 공포와 전률의 감정이 감출수 없이 내비껴있었다.

괴뢰군의 한 장성은 이렇게 고백했다.

《우리는 졌다! 북조선군하고는 영원히 이길수 없을것이다. 저 무서운 정신과 맞설 힘은 이 세상에 없을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침내 침묵을 깨치시였다.

《적들은 우리 인민군군인들이 발휘한 희생정신을 두고 〈무서운 정신〉이라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인민군군인들을 신념의 강자로 키워내기 위한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의 생활력은 이렇게 강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최후의 순간에 발휘한 총폭탄정신, 자폭정신, 혁명적동지애 그리고 일당백의 전투적기질에는 항일의 오중흡7련대가 요구하는 전투도덕적품성이 다 포함되여있기때문입니다. 이들만이 아닙니다. …》

그이께서는 좌중을 둘러보시다가 발전소관리국장을 알아보시고 격려의 미소를 보내시였다.

《안변청년발전소 군인건설자들은 오중흡7련대가 지녔던 붉은기사상, 고난의 행군정신으로 전쟁과 다름없는 결사전을 벌려 제1계단조기조업과 함께 혁명적군인정신이라는 오늘의 시대정신을 창조하였습니다, 시대정신! …》

방안에는 숭엄한 정적이 깃들었다.

조명록이 정중히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이번에 군수공장들을 돌아보고 국방위원회 결정지시를 관철하기 위한 인민경제 중요공장, 기업소 지배인들의 사업총화에도 나가보니 혁명적군인정신이 사회전반에 일반화되고있다는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외람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러한 추이가 투쟁방식을 초월하는 정치방식에로 이어지고있다는 추측을 하게 되였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미소하시였다. 총정치국장의 예감이 리해되시였다. 이러한 생각을 총정치국장만이 아닌 다른 인민군지휘성원들도 가지고있을수 있다는 생각에서 또 앞으로 세상에 선포하게 될 정치방식을 위해서도 지금부터 이들을 준비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시며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총정치국장동무의 추측이 옳습니다. 나는 지금 선군후로의 원칙에서 혁명과 건설을 령도하고있습니다.

선군후로, 아마 동무들에게 있어서 처음 듣는 말일수 있습니다. 선군후로의 원칙을 간단히 말하면 로동계급보다 군대를 기둥으로, 주력군으로 혁명과 건설을 밀고나가는 원칙입니다.

수령님께서 서거하신 후 내가 인민군대를 혁명의 주력군으로 정한데 대해서는 동무들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우리의 정치방식이라는데 대해서는 공식 언명하지 않았습니다. 그 리유는 새로운 정치방식이 출현하자면 정치적력량이 마련되고 정치체제가 확립되여야 하기때문입니다. …》

그이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시였다. 그리고 그것을 위하여 지금까지 준비해왔고 현재 구상하는 문제를 다시금 더듬어보시였다. 인민군대를 주력군으로 하는 혁명력량의 재편성… 그것은 이미 실현되였다. 혁명적군인정신의 탄생과 전사회적지배… 이는 총정치국장이 추측하다싶이 실현단계에 있다. 국방위원회를 중추로 하는 새로운 국가기구체계확립과 국방공업위주의 새로운 경제건설로선 제시… 이것은 앞으로 실현해야 할 과제이다. … 허나 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다. 령도자의 정치적선택… 이것은 나라와 민족의 장래운명을 결정하는 중대사로서 우리 군대와 인민이 공감하고 세계 혁명적인민들의 지지를 받을 때만이 가장 옳바르다고 해야 할것이다. 그러니 여기에는 그 과학성과 진리성을 실천을 통해 확정하는 단계가 필요했다고 말할수 있다. …

그이께서는 장령들을 둘러보시며 힘주어 말씀하시였다.

《그렇습니다. 정치체제가 확립되여야 하기때문이였습니다.

나는 그 준비를 위하여 인민군대를 혁명의 기둥, 주력군으로, 사회의 본보기로 강화하기 위한 사업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러자니 군대가 주력군으로서 사회를 선도할수 있는 시대정신이 필요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군대중운동을 벌려나가는 과정에 우리의 정치적선택을 힘있게 떠밀어줄수 있는 혁명적군인정신이 태여나게 되였습니다.

나는 앞으로 혁명적군인정신을 일반화하는 방법으로 선군후로의 원칙을 하나의 체계화된 정치방식으로 완성해나가자고 합니다.

제국주의자들의 도전과 고립압살책동속에서 이것이 얼마나 옳은 정치적선택인가 하는것은 력사가 평가하고 증명해줄것입니다.》

총정치국장 조명록이 일어섰다.

《최고사령관동지, 솔직한 심정을 그대로 말씀드리면 총대중시가 여느때없이 전면에 제기되고 혁명과 건설이 군사위주에 기초하여 진행되는 과정… 그리고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전선길에서 혁명을 령도하시는 경이적인 현실을 두고 우리의 정치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특징지어지고있음을 예감했습니다. 그러나 그 예감이 나라의 자주권과 사회주의존립을 담보하는 가장 옳바른 선택이라는데 대해서는 오늘 이 자리에 이르러 정확히 알게 되였습니다.》

그이께서는 조명록의 말을 긍정해주시였다.

《선군후로… 이자 총정치국장동무가 말하다싶이 물론 이 원칙은 선행고전리론에도 없는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의 자주리념으로 공인되고 그 정당성이 실천으로 증명된 불멸의 주체사상에 뿌리를 둔것으로 하여 앞으로 천만군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될것입니다.

동무들은 우리 당의 이런 의도를 잘 알고 인민군대를 강화하는 사업에 더욱 분발하여야 하겠습니다!》

1996년 12월 24일… 김정일동지께서는 뜻깊은 이날 앞으로 언제인가는 세계를 대충격에로 이끌어갈 선군이라는 용어를 이렇게 조용히 표명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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