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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영원한 넋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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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340회 작성일 21-09-2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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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김정일동지께서 타신 야전승용차는 준공을 앞둔 월내산발전소를 가까이하고있었다. 멀고먼 야전차행군이시였다. 평양을 떠나 원산까지, 그다음 고성을 지나 방금전에는 월내산리를 통과하시였다. 점점 험해지는 산세와 함께 골마다, 릉선마다 단풍이 한창이다. 계절이란 참! …

그이께서는 해야 할 일이 많고많은데 비해 류수와 같이 너무도 빨리 흘러가는듯 한 시간이 몹시 야속스럽게 여겨지시였다.

그러고보면 한해에 대한 촉박감은 계절이 먼저 알리는듯싶었다. 가을이 시작되면서 그이께서는 몹시 분망하시였다. 그러나 월내산발전소가 시운전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는 모든 중대사들을 뒤로 미루시고 이 길을 떠나실것을 결심하시였다. 그것은 전선동부지역이 그 어느 지역보다 생활조건이 불리한데다 102련대같은데서는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을 통하여 결의한대로 전연초소들에 대한 전기화시설을 다 완성해놓고 이제나저제나 전기를 기다린다는 사정때문이였다. 이미 그이께서는 군단발전소를 다 건설하면 한번 찾아가겠다고 전재선군단장과 굳게 약속하신 일도 있으시였다.

장시간 험한 흙도로를 달려온 야전차는 드디여 아득한 산정아래에 자리잡은 발전소마당으로 들어섰다.

야전차에서 내리신 그이께서는 영접보고를 하는 전재선대장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시였다.

《전재선동무, 군단안에 큼직한 재산이 하나 생겼습니다! …》

전재선은 지나간 그 모든 일이 생각나서인지 감격을 금치 못해했다.

《최고사령관동지, 월내산발전소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우리 군단안의 전체 장병들에게 돌려주신 더없이 큰 선물입니다!》

《선물이 되겠는가 못되겠는가 하는것은 351고지에서 한 약속을 지켰는가를 돌아보고 결정합시다. …》

그이께서는 발전소전경을 바라보시였다. 2층으로 된 발전소건물은 산뜻하면서도 우아하게 건설되였다. 그안에서 은은히 울려나오는 동음을 들으며 그이께서는 앞장에 서시여 계단을 오르시였다.

2층에 이르러 전재선이 그이를 배전반실로 안내해드리였다.

그이께서는 각종 계기가 설치된 배전반을 유심히 보고나서 책상우에 펼쳐놓은 《발전소 송변전계통도》앞으로 다가가시였다. 거기에 기입된 발전기총출력과 총전력생산량을 료해하신 그이께서는 만족하게 웃으시였다.

《이만한 전기면 군단이 자급자족할수 있습니다!》

곧 배전반실을 나서시여 2층 한가운데를 빙 둘러가며 란간을 친 로대우에서 그이께서는 1층에 설치된 발전기들의 가동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하시였다. 기운차게 돌아가는 발전기들을 한동안 바라보시고있느라니 머나먼 야전차강행군의 피로가 순식간에 날려가는듯 한 쾌감을 느끼시였다.

전재선이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대안중기계에서 생산한 발전기입니다!》

그이의 존안에는 시종 만족한 미소가 어리시였다. 우리 로동계급이 장하다는 생각이 드시였다. 제국주의자들이 아무리 제재요, 봉쇄요 하며 미쳐날뛰여도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다 만들어낸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자립적민족경제의 위력이 아니겠는가! …

《발전소언제로 가봅시다.》

그이의 뜻밖의 말씀에 전재선은 주춤거렸다.

《최고사령관동지, 그쪽으로 가기는 좀 힘듭니다. 옛사람들이 하도 령이 높아 마잔령이라 이름지은 고개너머에 언제가 있습니다. 경사도가 너무 급하고 굽이만 해도 149개나 됩니다!》

그이께서는 흔연히 웃으시였다.

《그래도 동무들이 넘어본 길이겠지?》

《최고사령관동지, 하지만…》

《나도 넘어봅시다!》

마당가 야전차앞에 이르신 그이께서는 허둥지둥 뒤따라 계단을 내려오는 전재선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으시였다.

《군단장동무는 나와 한차에 타고갑시다.》

그이께서 먼저 차에 오르시는통에 전재선은 어쩔수 없이 조심히 뒤따라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발전소앞을 떠난 야전차는 마치 휘날리는 댕기를 련상시키듯 꼬불꼬불 타래진 령길을 한굽이한굽이씩 오르기 시작하였다.

매번 같은 굽이인듯 한 굽이길을 반복하여 절반쯤 올랐을무렵 전재선은 나직이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저 중턱에 보이는것이 물길배수구입니다. …》

배수구로부터 내리뻗은 철관수로가 장쾌하게 바라보였다.

《굉장합니다. 이렇게 높은 곳까지 우리 군인들이 철관이며 세멘트, 모래, 자갈까지 등짐으로 운반하자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것도 그렇지만 149개의 굽이를 이루는 이 도로를 건설한것도 하나의 기적입니다!》

그이께서는 차창밖을 내다보시였다. 푸르스름한 천리수해가 망망하게 령아래로 펼쳐져있다. 잠풍한 날씨라 커다란 구름덩어리들이 곳곳에 웅크린채 두둥실 떠있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가는 기분이시였다.

전재선은 이마의 식은땀을 훔치며 그이께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이런 험한 령을 넘으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

그러나 그이께서는 례사로운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군인들의 수고를 알자면 하늘중천에도 올라보고 수천길 지하막장에도 내려가보아야 합니다. …》

야전차는 마침내 149개의 굽이를 다 돌아 발전소언제가까이 도착하였다. 산중의 바다를 련상케 하는 끝없이 넓고도 장쾌한 인공호수가 그이의 눈앞에 펼쳐져있었다. 맑고 창연한 가을하늘이 그대로 비낀 호수는 눈부시게 푸르러보였다. 호수가기슭의 붉게 타는 단풍이 물면우에 한폭의 그림처럼 찍혀있었다.

그이께서는 곁으로 다가온 전재선에게 힘주어 말씀하셨다.

《우리 군인들이 이 험한 내륙지대에 산중의 바다를 펼쳤습니다! …》

전재선이 신심에 넘쳐 말씀드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이 물량이면 발전소는 사계절 영향을 받지 않고 전기를 생산할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됐습니다. 올해 겨울부터 전연구분대들과 고지구분대 병사들이 전기로 밥을 해먹고 전기로 목욕도 하고 전기온돌에서 뜨뜻하게 지낼수 있게 되였으니 이젠 마음이 놓입니다. 후방물자도 삭도로 끌어올릴수 있게 되였습니다.

이 발전소는 지금 군단안의 모든 부대들이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에 반영된 군인생활문제를 푸는데서 큰 의의를 가집니다!

결국 군단장동무는 …》

김정일동지께서는 믿음어린 눈길로 전재선을 바라보시였다.

《나와 한 약속을 지켰습니다!》

전재선은 거수경례를 올리며 신심에 넘친 웃음을 지었다.

《최고사령관동지, 고맙습니다!》

그이께서는 수행성원들이 마잔령을 넘어오기를 기다리며 감개무량한 눈길로 호수를 부감하시였다. 대단해, 결국 혁명적군인정신은 안변청년발전소만이 아닌 여기 월내산발전소에서도 창조되였다! 안변청년발전소에서는 또한 그 정신을 더욱 확대시켜 군민의 단결된 힘으로 지금 이 시각에도 제2계단목표를 점령하기 위한 최후결사전을 벌리고있고…

문뜩 건설현장에 되돌아와 언제설계를 기어이 성공시킨 남창명의 모습이 떠올랐고 아울러 그 아들의 몸상태도 무척 궁금하시였다.

《참, 군단장동무, 일전에 해맞이초소에서 나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병사가 있지요. 그 병사가 이젠 몸이 완쾌됐는지 알고있습니까?》

전재선은 아차하는 어조로 송구스럽게 아뢰였다.

《최고사령관동지, 미처 말씀 못 드렸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의료성원들과 함께 보약까지 내려보내주시여 지금 그 병사의 몸상태는 완전히 정상으로 되였습니다!》

《그렇다면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그 병사를 구원하고 희생된 정치지도원의 안해는 어떻게 지내고있습니까. 군단장동무는 그를 만나본적이 있습니까?》

전재선은 얼른 말씀올렸다.

《그는 현재 련대지휘부가족세포비서로 사업하고있습니다. 부대적인 평이 좋고 련대로 내려가는 기회에 더러 만나군 하는데 언제봐도 밝은 모습입니다. 쉽지 않은 동무입니다.》

그이께서는 그 말이 쉬이 믿어지지 않아 되물으시였다.

《그럼 이젠 남편을 잃은 슬픔을 다 가셨다는 소리입니까?》

《그런건 아니겠지만…》

《사람들한테 그런 모습을 하자니 남모르는 인내가 필요했을것입니다. 서른도 못되는 젊은 나이에 너무도 큰 불행을 당했습니다.

세포비서사업을 한다는 말은 나도 들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슬픔을 쉽게 가셔낼수 없습니다. 그 녀인에게는 보다 더 큰 도움이 필요합니다.

동무들은 그걸 생각해야 합니다.》

전재선은 정깊은 그이의 말씀에 심중한 표정을 지었다.

《최고사령관동지, 곧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때마침 수행원들이 탄 승용차들이 서서히 도착하고있었다. 아찔한 마잔령을 넘은 긴장감에 모두의 얼굴은 불깃불깃 상기되여있었다.

그이께서는 수행원들에게 호수를 가리켜보이시였다.

《우리 병사들이 펼쳐놓은 산중의 바다를 보시오. 인간의 정신력이란 이렇게 거대한것을 낳는 법입니다!》

호수를 바라보며 모두가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해했다.

《나는 안변청년발전소준공식이 끝난 후 혁명적군인정신을 창조한 전체 군인건설자들을 최고사령관의 명의로 평양에 초청하였습니다. 시민들의 연도환영으로부터 시작하여 견학, 참관도 시켜주고 봉사망들의 문도 다 열어주어 군인건설자들이 마음껏 즐거운 나날을 보내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때 그랬던것처럼 나는 월내산발전소건설자들도 최고사령관의 명의로 평양에 초청합니다. 왜냐하면 이 월내산발전소 역시 혁명적군인정신이 낳은 훌륭한 창조물이기때문입니다! …》

군단일군들은 너무 좋아 감격과 기쁨으로 어찌할바를 몰라했다.

그이께서는 동행한 당중앙위원회 비서에게 이르시였다.

《그런것만큼 그때와 같이 월내산발전소에 대한 사회일군들의 참관을 조직하여야 하겠습니다. 참관할 때 평양―고성―월내산리까지는 뻐스로, 그다음에는 대렬차를 리용하게 하여야 합니다.

일군들이 대렬차를 타고 구름우에 솟은 아찔한 마잔령을 넘어보아야 군인들의 수고를 알수 있습니다. …》

그이께서는 전재선군단장을 부르시였다.

《군단이 소문없이 큰일을 하였습니다. 월내산발전소와 같은 기념비적창조물을 완공한 군단에 감사를 줍니다!》

전재선대장은 차렷자세를 취하며 거수경례를 올렸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위하여 복무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볍게 손을 들어 답례하시고나서 야전승용차가 있는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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