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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영원한 넋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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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725회 작성일 21-09-1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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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아침부터 내리는 궂은비속을 뚫고 야전승용차는 안변청년발전소건설장을 향하여 전속력으로 달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비에 함뿍 젖은 가로수며 그너머 안개에 휩싸인 산야를 바라보시며 생각을 더듬으시였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 6월 10일, 어버이수령님께서 안변청년발전소건설을 발기하시고 방향과 방도를 제시하신지 10돐이 되는 뜻깊은 날이다. 그 나날 공사는 얼마나 고심참담한 길을 걸어왔던가! …

적들은 이 건설을 두고 《수공작전》을 필요로 하는 발전소요 뭐요 하며 각방으로 방해해나섰고 우리 내부에서까지 예상치 않던 기술적난점들이 제기되자 일부 동요분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부닥치는 애로와 난관을 뚫고 제1계단조기조업을 제기일내에 보장할수 있는 확고한 전망이 열린것으로 하여 그이께서는 내심 기쁨을 금할수 없으시였다. 이제 현장에 도착하면 남창명설계가도 만나보고 제2계단건설의 기본목표인 언제설계방안도 협의할 예정이시였다.

안변땅에 들어선 야전승용차는 드디여 조정지언제건설장에 도착하였다. 여전히 내리는 비속에서 발전소관리국장, 정치위원을 비롯한 지휘관, 정치일군들과 고민혁부총리가 마중나와있었다.

야전승용차에서 내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받으시고나서 마중나온 일군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시며 고민혁부총리앞에 이르시였다.

제1계단조업을 제기일에 할수 있게 되였다는 안도감때문인지 부총리의 얼굴은 전번에 만났을 때처럼 낯빛이 어둡지 않았다. 그러나 어딘가 초조하고도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있다.

그이께서는 흔연히 그의 손을 잡아주시고나서 관리국장의 안내를 받으며 《안변청년발전소건설진행도》가 펼쳐져있는 작전대쪽으로 걸어가시였다.

관리국장으로부터 물길굴의 총연장길이와 버럭처리량, 콩크리트피복량을 비롯하여 1계단공사진행정형을 보고받으신 그이께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아마 세계적으로 이런 물길굴은 흔치 않을것입니다. 이 발전소는 세계에 대고 소리칠만 한 조선의 창조물입니다!》

관리국장이 감개무량한 눈길로 그이를 우러렀다.

《최고사령관동지, 돌이켜보면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안변청년발전소건설을 두고 100여차례의 가르치심을 주시였습니다. 우리 군인건설자들이 성과를 거두었다면 최고사령관동지의 이처럼 세심한 보살피심과 현명한 령도가 있었기때문입니다!》

그이께서는 관리국장의 말을 이렇게 정정하시였다.

《기본은 우리 군인들의 정신력입니다, 정신력! …》

그이께서는 수행원들을 둘러보시였다.

《그럼 우리 물길굴에 들어가봅시다.》

관리국장이 당황해하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지금은 안됩니다. 충진이 갓 끝나 갱안이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화약내도 미처 빠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정치위원이 재차 말씀올렸다.

《게다가 갱안에는 물이 가득차있습니다!》

그이께서는 헌헌히 그 말을 밀막으시였다.

《우리 군인들이 매일 드나든 곳인데 나라고 왜 못 들어가겠습니까. 날 신주모시듯 하지 마시오.》

그러시고는 솔선 앞장에 서시여 야전차에 오르시였다. 관리국일군들과 수행원들조차 더 어쩌지 못하고 서둘러 자기 차들에 올랐다.

그이께서 타신 승용차는 서서히 물길굴로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지하강과 같은 물결이 삽시에 야전차바퀴를 잠그어버렸다. 야전차의 동음과 물결을 헤가르는 소리가 굴간을 꽉 메웠다. 콩크리트피복을 한 대형굴간이 전조등에 비치여 뒤로 흘러갔다.

그이께서는 도간도간 굴벽에 씌여진 글발들을 유심히 바라보시였다.

《총폭탄》, 《육탄》, 《자폭》, 《결사옹위》, 《결사관철》…

더 깊이 들어가자 이런 글발들도 나타났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을 관철하기 전에는 조국의 푸른 하늘을 보지 말자!》

《조국은 병사들을 잊지 않으리!》…

그이의 가슴은 불시에 저릿해오시였다.

그 글발들에 다 비껴있었다. 이미 언명하신바와 같이 끝없이 뻗어간 물길굴의 한치한치에는 세멘트, 모래자갈, 철근만이 아닌 귀중한 병사들의 피가 슴배여있었다.

운전사가 천천히 차를 세웠다.

《장군님, 물이 너무 깊어 차가 더 들어가기 힘듭니다!》

여전히 굴간벽에 시선을 주신채 그이께서는 말씀하시였다.

《가능한껏 더 들어가봅시다.》

야전차는 힘겹게 다시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하였다.

그이께서는 굴간벽마다에서 찾아보고계시였다. 지금은 완공되여 콩크리트피복속에 있지만 백여개의 붕락구간, 붕락을 앞질러 대책한 사고위험의 수천개소가 다 보이는듯 하였고 그 과정에 발휘한 군인건설자들의 고심과 인내, 각오와 결단, 희생이 눈물겹게 안겨오셨다.

불현듯 그이께서는 조용히 이르시였다.

《차를 세우시오. …》

굴간벽에 이런 글발이 나타났다.

《전군이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는 오늘의 7련대가 되자!》…

한동안 구호에서 시선을 뗄수 없으시였다. 이 거대한 건설장에서 발휘된 우리 군인들의 정신력, 위훈을 통털어 무엇이라 명명하여야 하는가! …

김정일동지께서는 굴밖에까지 나오시는 동안 이에 대하여 사색하시였다.

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있었다.

야전차에서 내리신 그이께서는 내리는 비에 아랑곳 없이 드높이 솟은 언제며 구조물들을 바라보시였다. 무슨 힘이 이처럼 거창한 창조물들을 일떠세우게 하였는가? …

문뜩 그이께서는 자신의 등뒤에서 비를 맞으며 관리국일군들과 수행원들이 기다리고있다는것을 의식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일군들에게로 돌아서시였다. 험한 물길굴에 모신 송구함을 금치 못하고있는 그들을 향해 해빛같은 미소를 지으시였다.

《대단합니다! … 나는 로동당시대와 더불어 길이 전해질 또 하나의 만년대계 창조물을 일떠세운 군인건설자들을 높이 평가합니다!》

약속이나 했던듯 열광적인 박수소리가 일시에 터졌다.

그이의 안광에는 못 잊을 회억의 빛이 진하게 어리시였다.

《오늘 이 자리에 서고보니 고심많았던 건설과정이 생각납니다. 고난의 행군시기에 일떠선 이 거대한 창조물은 결코… 결코 그저 순탄히 이루어진것이 아니였습니다. …》

그이의 젖은 음성은 모두의 가슴을 뒤흔들며 하많은 사연을 더듬게 했다.

그이께서는 건설의 나날을 돌이켜보시며 오늘껏 이룩한 기적의 비결에 대해 론증하시였다.

《자기 최고사령관에 대한 결사옹위정신,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대한 결사관철정신,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정신, 대중적영웅주의와 무비의 희생성, 혁명적동지애, 바로 이런 정신적힘이 우리 군인들로 하여금 승리와 기적을 창조하고 정신적강자로 될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러면 이 정신적힘을 통털어 무엇이라 명명하여야 하겠습니까?》

그이께서는 지금껏 생각하고있던 문제를 명쾌히 천명하시였다.

《나는 우리 군인들이 발휘한 정신력을 두고 혁명적군인정신이라 말하고저 합니다! 왜냐하면 안변청년발전소건설은 혁명적인 군인정신이 낳은 창조물이기때문입니다. …》

순간 소연한 비소리가 일시에 멎은듯…

일군들은 숨을 죽이고 그이의 말씀을 새롭게 음미해보고있었다.

혁명적군인정신! … 처음 듣는 말이였다. 그러나 그 시대정신이 가지는 거대한 의미와 진폭에 대해 아직은 그 누구도 알수 없었다.

다만 이 시각 지금껏 자기들이 해놓은 일에 대한 크나큰 긍지와 희열, 가슴터지는듯 한 환희를 온몸으로 느끼고있었을뿐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일군들속에서 고민혁을 찾아보시였다.

《부총리동무, 동무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 순간 고민혁의 낯빛은 무척 무거워보였다.

《장군님, 우리 설계집단이 이미전에 군인건설자들의 그 정신을 배웠더라면 이 건설장에 장군님을 더 일찍 모셨을것입니다. …》

그이께서는 부총리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수 없으시였다.

《내가 아니라 어버이수령님을 모셨을것입니다. 그리고 부총리동무가 자책한것처럼 설계집단이 모두 그랬던것은 아닙니다.》

그이께서는 아찔하게 솟은 조정지언제를 가리켜보이시였다.

《일부 사람들의 반대속에서도 저 조정지와 언제를 끝까지 주장하고 설계를 완성한 설계가들이 있어 오늘의 1계단조기조업도 있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참, 평양전력설계사업소 남창명설계가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고민혁의 얼굴은 대번에 꺼멓게 질렸다.

그이께서는 몹시 의아해지시였다. 무슨 일이 있는것이 분명했다. 아닐세라…

고민혁은 턱에 맺혀내리는 비방울을 손바닥으로 닦으며 말씀드렸다.

《남창명동무는 자기 사업소로 돌아갔습니다.》

뜻밖이시였다. 섭섭하시였다. 아니, 격분하시였다. 그래도 여기로 오면서 그가 제기한 방안을 협의하자고 했었는데 떠나가다니? …

다른 한편 그가 스스로 떠나갔겠는가, 아니면 떠나보냈겠는가 하는 의혹이 갈마드시였다. 떠나보냈다는 편이 오히려 옳을것이다. 그의 설계방안을 부결시키고 반대파로 락인한 이상 떠나가라고 한것과 무엇이 다른가. 더우기 결정되였다는 설계방안은 설계방안이라치고 이미전부터 공로를 세운 유능한 설계가를 돌려보냈다는것이 도무지 리해되지 않으시였다. 그로 말하면 건설장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부대건설현장에 설계실 겸 침실을 정하고 군인들과 고락을 같이했다. 그랬기에 일부사람들이 토질조건과 방대한 공사량을 거들며 조정지건설을 한사코 반대할 때에도 군인건설자들의 앙양된 정신력에 이끌려 설계를 고수하고 오늘과 같은 거창한 창조물을 일떠세울수 있었다.

그이께서는 부총리를 두고 저으기 격해지는 마음을 애써 누르시였다.

어째서 저 동무는 이 들끓는 건설장에 몸을 잠그고 살면서도 군인들의 가슴속에서 불타는 지향과 열정을 외면하고있는것인가? 무엇이 부족했을가? 무엇을 몰랐을가? 그것이 정녕 안타까우시였다.

《나는 두 설계방안중 어느것이 옳다 그르다 론하기에 앞서 남창명동무의 설계자세를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눈에는 건설장의 무진장한 진흙이 고강도세멘트나 강재, 유색금속을 대신할수 있는 보물로 보였는데 그것을 반대하는 다른 사람들한테는 왜 한갖 흙덩어리로밖에 보이지 않았는가 하는것입니다.

동무를 만날 때마다 매번 문제를 정책적선에서 갈라보라고 하였는데 다른 나라 경험에다 비단보자기를 씌운다고 하여 우리의 정책에 부합되는것은 아닙니다.

그 동무를 빨리 데려와야겠습니다. 그 동무야말로 불가능을 모르는 우리 군인건설자들의 혁명적군인정신에 설계를 따라세울수 있는 설계가입니다.

부총리동무, 리해됩니까?》

고민혁은 자책과 후회에 잠긴 얼굴을 들었다.

《장군님, 알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수행원들을 향하여 돌아서시였다.

《우리 군인건설자들이 창조한 혁명적군인정신을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따라배우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지금 일부 일군들이 경제형편이 어떻소, 인민생활이 어떻소 하며 맥을 놓고 말공부질만 하고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여기 안변청년발전소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선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들, 후보위원들, 정무원 위원회 위원장, 부장들과 당비서들을 비롯한 당과 정부의 간부들을 다 참관시키도록 합시다. 농촌지원전투에 나간 간부들까지도 다 불러들이도록 하시오.

국가정치생활에서 본보기가 될 하나의 시대정신을 창조하고 그것을 일반화하는것은 오늘의 우리 식 사회주의정치에서만 찾아볼수 있는 고유한 투쟁방식입니다.

우리는 이 시대정신으로 천만군민을 무장시켜 오늘의 고난의 행군을 기어이 끝장내야 합니다.

혁명적군인정신과 같은 위대한 정신을 가지고있는 우리 군대와 인민을 당할자 이 세상에 없습니다!》

김정일동지의 우렁우렁하신 말씀은 드넓은 발전소건설장에, 기적을 창조한 군인건설자들의 가슴마다에 아니, 온 나라 천만군민의 심장마다에 우뢰쳐가고있었다.

 

×

 

저녁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야전숙소에서 박진건대장과 자리를 함께 하고계시였다.

《언젠가 쓰딸린은…》

김정일동지께서는 낮에 안변청년발전소건설장을 찾으시였던 일을 돌이켜보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대포를 〈전쟁의 신〉이라고 하였는데 나더러 〈전쟁의 신〉을 말하라면 혁명적군인정신이라 하겠습니다. 정신적강자야말로 그 무엇으로도 계산할수 없는 우주의 최고강자라 말할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처럼 훌륭한 혁명적군인정신을 우리 군인건설자들이 어떻게 되여 창조할수 있었겠습니까? 그 시발을 어디서 찾아보아야 한다고 할가. …》

박진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씀을 드리였다.

《고난의 행군의 시작과 함께 우리 군인들의 각오도 달라졌다고 봅니다. 주저앉으면 다시 일어설수 없는 오늘의 현실이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정신력을 가다듬게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틀리지 않습니다. …》

그이께서는 일단 긍정해주시고나서 물길굴안에서 마지막에 보셨던 오중흡7련대에 대한 구호를 생각하시였다. 백두에서부터 시작된 사령부보위정신, 결사관철정신, 자력갱생 간고분투혁명정신, 혁명적동지애가 그 구호속에 다 담겨있었다. 그 전통이 어떻게 되여 오늘날에 와서 새로운 활력으로, 불변의 넋으로 전체 인민군장병들의 심장마다에 이어지고있는가?

그이께서는 확신을 담아 말씀을 이으시였다.

《나는 그 시발을 인민군대가 기치처럼 높이 든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이 군인정신을 낳고 군인정신이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을 추동합니다.

동무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박진건은 그이를 우러렀다.

《그러지 않아도 여기 부대들의 대중운동열기는 비상할 정도로 높습니다. 얼마전 총정치국에 보고되여온데 의하면 2계단조업까지 목표를 정하고 오중흡7련대자격을 쟁취할것을 결의해나섰습니다.

지금까지 발휘된 대중적영웅주의와 희생정신도 결코 그 결의와 떼여놓고 생각할수 없는것이였습니다.》

그이께서는 박진건의 말을 긍정하시였다.

《우리가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을 인민군대 군사정치사업의 총적방향으로 정하기를 잘했습니다. 그 목표를 실현해가는 길이 인민군대를 사회의 본보기, 주력군으로 되게 하는 과정이라는걸 잊지 말고 대중운동을 더 힘있게 벌려나가야 하겠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알겠습니다.》

박진건은 힘있게 대답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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