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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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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306회 작성일 21-12-04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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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편

10

 

운전사는 새벽녘에야 온몸이 성에투성이가 되여 돌아왔다. 밤중이여서 집에 퇴근하여 자고있는 사람들을 힘들게 찾아내여 도움을 받다나니 늦어진것이였다.

그래도 마모된 도관련접구를 수리해가지고 왔으니 일은 된셈이였다. 젊은 운전사는 그사이에 있은 일에 대하여 알고는 자기의 불찰로 생각하고 몹시 죄스러워했다.

소형뻐스는 인차 령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광우는 솜옷이며 차안에 가지고다니던 담요를 뒤집어쓰고 2인용의자우에 불편스레 누워 끙끙 앓음소리를 질렀다. 그러다가는 때없이 지금 시간이 어떻게 되였는가고 묻군 했다.

김호성은 그러는 부국장을 보면서 언젠가 그가 하던 말을 생각했다. 부국장은 그때 급행렬차에 대해서 말했던것이였다.

《동무도 군사복무를 했으니 자기의 조국, 우리의 이 제도가 얼마나 귀중한가 하는것은 전호속에서 눈비를 맞으며 알게 되였을거요. 지식인의 삶은 조국의 진보에 자기의 지혜와 사랑이 깃들었을 때 빛나는것이요. 조국은 앞으로 나가야 해, 급행렬차처럼.》

김호성은 지금 부국장이 시간에 대하여 묻는것이 마치도 급행렬차의 차시간때문에 마음쓰면서 그러는것처럼 생각되였다.

그래, 이 김호성도 가장 귀중한 20대의 청춘시절에 눈비오는 전호속에서 조국의 귀중함을 알았고 한생 이 귀중한 조국을 위해 살며 사랑하리라 맹세를 다지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찌하여 지금 마음이 무거운것인가?

아니, 김호성은 그것이 무엇때문인지를 안다. 가시어머니때문이였다. 가슴속에는 로인에 대한 걱정이 연추처럼 무겁게 달려있는것이였다.

김호성은 이 출장길을 떠나오기에 앞서 김광우부국장이 등을 떠밀어 집에 들리였다. 그의 가시어머니가 집을 나갔던 일이 있은 다음부터 광우부국장이 그렇게 자주 마음을 쓰는것이였다.

김호성은 그날 로인에게서 전에 없던 이상한것을 느끼였다.

김호성이 위원회의 일로 한동안 먼 지방에 내려가있어야 하니 당분간 집에 오지 못할것 같다고 말했을 때 로인은 한동안 말이 없더니 《임자, 꼭 출장을 가야 하겠나?》하고 물었다.

그전에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출장을 가야 하는 일이라면 가야지. 집안일은 걱정하지 말라구.》 하고 기꺼이 말하여 집을 나서는 김호성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던 로인이였다. 중요한 일을 맡아안고 바쁜 사위를 리해 못할 로인이 아니였다.

《어머니, 왜 그러십니까?》 김호성은 그렇게 물으며 로인의 얼굴색을 유심히 살피였다.

어쩐지 로인의 얼굴에 수심기가 어려있었다. 그것이 속에 걸려 김호성은 어쩔수없이 마음을 쓰게 되였다.

로인은 이윽해서야 《가야 하는 출장이라면 가야지. 마음놓고 가서 일을 보고 오게나.》 하고 말했다.

김호성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로인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왜서인지 헤여지면 다시 못 볼 사람을 떠나보내는듯 한 눈물겨운 그 무엇이 감촉되였다.

그저 내 생각이 그런것이겠지. 로인이 다시 집을 나가기야 할가. 그래도 김호성이 마음을 놓을수 없어 왜 그러는가고 다시 물으니 로인은 별다른 일이 있는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로인의 기분상태는 확실히 여느날과 달랐다.

김호성은 그때문에 기분이 어수선해서 집을 나섰다. 생각이 복잡했다. 무엇때문일가? 사람이 늙으면 고까움이 많다더니 이 사위가 자기때문에 집에 들어오기 싫어하는것처럼 엄청난 오해라도 하는것이 아닐가? 그런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때문일가?

지금도 김호성은 그때문에 혼자 속을 썩이는것이였다.

일행을 태운 소형뻐스는 아침출근시간이 썩 지나서야 목적지에 이르렀다. 해가 한발이나 떠올라 대기는 퍼그나 따스해졌다.

기다리던 도모집처사람들이 달려나와 그들을 맞이했다.

김광우가 수고했다고 인사하는 최윤호를 한옆으로 끌고가며 급하게 물었다.

《더운 방이 하나 없을가?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방을 말이요.》

그는 애써 앓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있습니다. 빨리 들어가서 우선 몸들을 녹이십시오. 뻐스를 타고오느라 온밤 추워서 고생들을 했겠는데요.》

최윤호는 자기 사무실이 아닌 외따로 떨어져있는 단층건물의 어느 한 방으로 손님들을 안내했다.

불을 때놓아서 화끈한데 방주인들은 없었다. 최윤호가 평양에서 내려오는 손님들을 위해 방을 내고 미리 불을 때놓도록 조직사업을 해놓은 모양이였다.

방은 그러지 않아도 밝은색문양의 비닐레자를 깔아놓아 정갈한데 둘러보니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먼지 한점 있을세라 닦아냈으며 원탁우의 고뿌며 보온병같은것도 새것으로 가져다놓았다.

인간이란 극히 사소한것을 놓고서도 감동되는 때가 있는 법이다. 하물며 온밤을 강추위에 얼어붙은 산마루에서 떨다가 간절히 그리웠던 더운 방이 생겼는데야. 일행은 너나없이 기분이 좋아서 최윤호를 고맙게 생각했다.

《윤호동무, 우린 여기서 몸을 좀 녹이면서 의논도 해야겠소. 최동무는 먼저 강습장소에 나가서 벌려놓은 일이 튀지 않게 봐주오.》

오늘 하기로 되여있는 강습준비정형을 알아보고나서 김광우가 하는 말이였다.

최윤호는 그제서야 별로 얼굴색이 좋지 않은 부국장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며 어디 몸이 편치 않은게 아닌가고 걱정스레 물었다. 광우는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였다.

《편치 않기는 무얼. 밤새 추워서 조금 떨기야 했지.》

아무런 특별한 일도 없었던듯이 그러는 부국장의 말을 듣고서야 최윤호는 마음놓고 일보러 나갔다.

《밤에 오다가 일이 있었다는걸 여기 사람들한테 누구도 말하지 말아야겠소. 일이 긴장한데 별치 않은걸 가지고 병원이요 뭐요 하면서 공연히 소동이 일어나게 할거야 있소.》

광우는 함께 온 사람들에게 그 말을 하기 바쁘게 아래목에 누워 쓰러지다싶이 했다.

그는 한시간만 마음놓고 땀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긴장성을 늦춰버렸다. 사람은 항상 긴장하게 살아야 하며 일단 탕개를 늦추기 시작하면 생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는것이 그의 인생지론이지만 광우는 스스로 자기의 계률을 어긴것이였다.

그는 혼몽해지는 의식속에 누군가 자기에게 두툼한 이불을 내리워 덮어주는것을 알았다. 가방속에 안해가 넣어준 약이 있다는 생각을 했으나 꼼짝하기가 싫었다.

누군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였다. 이어 《예.》 하는 응답과 함께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

손님들이 불편해하지 않게 잘 봐줄데 대한 임무를 받은 사람같았다.

《요구하실게 없습니까?》

문을 두드린 사람이 물었다.

《방을 한증칸처럼 달구었으면 좋겠는데요. 미안합니다. 장작을 한두어아궁만 더 때주십시오.》 유선일이였다.

광우는 꼭 한시간만에 스스로 일어났다. 속옷이 땀에 화락하니 젖었다.

사람들이 걱정하며 더 누워있어야 한다는것을 뿌리치고 밖에 나서니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강잉히 자기를 다잡았다.

그는 30분쯤 늦어서 예정된 사업에 착수했다.

공업대학 종합강의실에서는 도급기관과 시급기관의 교육부문 일군들, 중학교와 대학일군들, 대학추천을 받은 학생들의 학부형들을 비롯하여 새 년도 대학입학시험과 관계되는 사람들을 위한 강습이 있게 되는것이다. 콤퓨터에 의한 대학입학시험에 대한 인식을 주기 위해 김광우네가 평양을 떠나오면서 최윤호를 통해 조직하게 한 강습이였다.

광우는 연단에 나섰다. 밤에 아무런 일도 없었던듯 열정적인 인간이 되였다.

그는 우리 나라를 인재강국으로 우뚝 세우려는 당의 구상에 대하여 그리고 새로운 시험제도인 콤퓨터에 의한 대학입학시험이 나라의 중등교육발전을 추동하게 될것이며 종전의 서지시험제도가 안고있던 여러가지 부족점을 극복하고 나라의 교육발전을 과학과 기술의 시대, 최고의 문명을 지향하는 새 세기의 요구에 확고히 따라세워 우리의 학생들을 강성조선의 미래를 떠메고나갈 혁명인재로 키우는데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데 대하여 말했다.

그가 새로운 시험제도에 의하여 지방에서 추천된 수험생들도 평양에 올라가지 않고 자기 고장에서 중앙대학을 비롯한 각 대학들의 입학시험을 치게 되며 공정하고 정확한 평가를 받게 된다고 말했을 때 조용하던 장내가 웅성웅성했다.

제 고장에서 중앙대학입학시험까지 참가할수 있으며 학생들의 실력을 가장 정확하고 공정하게 평가할수 있다는데 환영의 뜻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였다.

하지만 콤퓨터에 의한 원격시험이 나라의 전반적인 중등교육실태를 정확히 장악하여 국가의 옳바른 교육전략을 세울수 있게 할뿐더러 교원들의 교수방법과 학생들의 학습방법을 개선하는데서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한다는데 대하여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의문스러워 했다.

광우는 그런 분위기를 감촉했으나 조금도 달리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실리였다. 그것은 자기 말에 대한 확신과 무엇인가 더 알고싶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감정에서 오는것이였다.

그는 청중의 머리우로 손을 들어 인간의 꿈이 가닿은 상상속의 아름다운 미래를 가리켰다.

《우리 나라는 지성과 문명의 최첨단을 향해 비약해야 합니다. 미래를 향해 질풍같은 속도로 내달려야 합니다. 세계를 앞질러 솟구쳐올라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수령님들의 위대한 리상이고 우리 조국의 꿈입니다.

동지들! 우리의 미래행 급행렬차는 이미 떠났습니다. 누구나 이 렬차에 올라야 하며 전진하는 렬차에 자기 심장의 박동으로, 가장 참되고 순결한 사랑으로 열을 더해줄 때 위대한 우리 조국의 꿈은 실현될것입니다!》

광우는 갑자기 온몸을 엄습해오는 동통을 느끼였다.

그는 청강생들속에 꼭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사람, 지석영이 없다는것을 알아본것이였다.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간 잊고있었던 동통이 다시금 살아난것이였다.

대학의 교무행정사업이 바빠서일가?

강습시작을 앞두고 최윤호는 시안의 대학일군들도 다 참가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지 말자고 하면서도 야릇한 생각이 드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정성금과 김호성의 실무강의까지 끝나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헤쳐가고있을 때 최윤호가 웃는 얼굴을 하고 다가왔다.

《부국장동지랑 모두들 수고했습니다. 추운날 내려와서 휴식도 변변히 못하고 강습에 출연하시느라구요.》

《휴식은 무슨 휴식이요. 그래, 청강자들속에서 무슨 의문이라든가 의견같은게 제기되는것 같지는 않소?》

최윤호는 허심하고도 사람좋은 미소를 얼굴에 한가득 실으며 말했다.

《그런게 있을게나 뭡니까. 야, 정말 얼마나 좋아들 하는지 모릅니다. 저부터가 많이 배웠는데요. 콤퓨터시험이라는게 알고보니 좋은점이 참 많구만요!》

광우는 그의 말에 가볍게 웃었다.

《그렇게 좋은 방법이니까 하자는게지. 동무두 그동안 시험준비때문에 수고가 많았겠소.》

《수고야 뭐. … 그런데…》

《왜?》

광우는 웃으며 무슨 말을 하려다마는 그를 조금 이상한 눈길로 돌아보았다.

《아닙니다. 그저…》

최윤호는 얼굴이 벌개지며 왜서인지 말끝을 사리였다.

《허허, 처음 해보는 일이니 애로야 많았겠지.》

광우는 기분이 좋았다. 간밤에 고생하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온 보람을 느끼였다. 강습이 잘되여 모두 좋아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면서도 여전히 강습장소에서 지석영의 일로 생겨난 불편한 심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가 왜 참가하지 않았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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