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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대지의 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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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719회 작성일 22-01-1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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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농산 제5작업반


20


모내기를 시작하여 보름이 지났다.

농산 5작업반의 모내기실적은 열흘 지나서부터는 확고하게 제일 앞서나갔다. 그러나 보름이 되였지만 애초에 예상한대로 모내기를 다 끝내지는 못하였다.

로정만이가 벗어든 작업모를 주무르며 자못 엄엄하게 말했다.

《5작업반 사람들이 모두 지쳤습니다. 이제 더 몰아대면 쓰러질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

명숙은 대답을 못했다. 자체로 모내기를 하는것이 우월하다는것이 명백해졌다. 보름동안에 다 끝내지는 못했지만 거의 끝나가고있지 않는가. 다른 작업반원들은 절반정도 했다. 이것만 보아도 자체로 모내기를 하며 농사를 짓는것이 정당하다는것을 알수 있다. 물론 작업반원들은 돌격전을 했다. 돌격전을 보름 했으나 다 끝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계속 돌격전을 하면 쓰러질수 있다. 기사장이 이 측면에서는 옳게 말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옆에 앉아있던 차성재가 대신 대답하였다.

《5작업반에 지원로력을 들이밀어 나머지를 마무리합시다.》

로정만은 휘파람소리같은 한숨을 내쉬였다.

《그래야 할것 같습니다. 나는 이렇게 되는 경우를 예상하였기때문에 마장석이 지원로력을 꼭 요구할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요청한것이나 같습니다. 관리위원장동무, 지원로력을 넣읍시다. 우리 의견대로 합시다.》

명숙이 대답했다.

《이제라도 지원로력을 넣읍시다, 뒤이어 김매기도 해야 하니까요.》 얼굴이 볕에 타서 자기의 모습마저 잃은듯 한 명숙의 검은 눈에서 불시에 광채가 벙끗했다. 《하지만 5작업반은 실패한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 점을 명백히 말합니다. 처음 해보니 빈구석이 많았고 아직 정신적준비가 채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 보름동안에 끝내지는 못했지만 현재의 실적은 자체로 하는것이 정당하고 우월하다는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결코 단념하지 않겠습니다. 교훈을 찾고 래년에는 비록 한 작업반의 범위라해도 꼭 성공하도록 하겠습니다.》

허명숙의 확고한 결심과 의지를 로정만은 물론 차성재도 강하게 의식했다.

하지만 어쨌든 명숙은 귀에 거슬리고 가슴을 아프게 하는 뒤소리들을 들어야 했고 그것을 무시할수 없었다. 이런 소리들이 들려왔었다.

《자체로 농사를 짓는다구 〈마대장〉이 큰소리를 쳤지만 나중에는 지원을 받았지!》

《관리위원장이 마장석이를 든장질했답데.》

《관리위원장이 마장석반장한테 지시했단 말이지?》

《강현이가 제기했다는 소리도 있어.》

《그래두 관리위원장이 〈아니〉 했더라면야 그런 모험을 했을가.》

이런 뒤소리가 귀에 와닿을 때마다 명숙은 피가 지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왜 그런지 로정만의 엄엄해진 얼굴이 떠오르는것이였다. 로정만이 그런 소리들을 듣고 어떻게 생각했을가?

차성재가 관리위원장 명숙을 도와주었다. 그는 모내기하는 기간 작업반별로 돌며 전투적인 예술선동활동을 하던 리예술소조원들을 5작업반에 투입하였다. 말하자면 5반을 지원하되 지원로력이 아니라 농장로력을 넣은것이다. 예술소조원들은 원래 작업반들을 순회하며 일을 같이하다가 휴식참에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며 농장원들과 지원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활동을 하고있었다. 전원이 처녀들과 총각들이고 상로력자들이여서 일을 걸싸게 해제끼였다.

이 예술소조원들이 5작업반에 나타나자 마장석은 입이 귀밑으로 돌아가게 벌어지며 좋아했다. 여기 소조원들중에는 금옥이도 있었다. 금옥이의 모를 꽂는 손동작과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작업반원들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금옥이 본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도예술단에 가서 노래를 불러야 할 자기가 겨우 한 농장안에서 일도 하며 노래도 불러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였으니…

이렇게 된바치고는 군기동예술선동대에라도 들어가자. 이와같이 목표를 낮추어 마침 모내기전투현장을 돌아보러 나온 군당부장에게 부탁했다.

《그래? 군기동예술선동대에 오겠단 말이지. 알겠다, 내 리당비서와 토의해서 모내기가 끝나면 데려가겠다.》

금옥이 같은 꾀꼴새를 데려다가 보충하면 군기동예술선동대가 빛을 낼것이다. 모내기가 끝나자 부장은 우정 시간을 내여 차성재를 찾아왔다.

《아닙니다. 금옥이에게는 향토의 넋이 깃들어야 합니다.》

차성재가 딱 잘랐다.

《아, 향토의 넋이 농장벌에서 일을 해야만 깃들겠소? 우리 군은 농업군인데 군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것이 향토의 맛이 아니겠소?》

《…》

《동무두 참, 로력자 한명이 아까와서 그러지는 않을게구… 그래, 예술적재능의 봉오리가 꽃피지 못하게 하는 동무의 처사를 어떻게 보아야 하겠소, 예?》

차성재는 전혀 당황해하는 기색이 아니였다. 그는 맑은 눈으로 부장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금옥이는 여기서도 재능이 꽃펴날것입니다. 내가 책임집니다.》

《동무가? 동무가 예술을 아오?》

《글쎄 금옥이는 올해 지나서 봅시다.》

《난 모르겠소, 동무를 모르겠단 말이요.》

모내기가 끝나자 금옥이가 군에 가지 못해 안달아한다는 말을 듣고 차성재는 그를 불렀다. 해볕에 타고 들바람에 끄슬려 금옥이는 한결 건강하고 생신해졌다.

《올해 농장의 알곡생산계획이 얼마요?》

차성재가 왕청같이 묻는 바람에 금옥이는 얼떨떨해졌다. 금옥이는 그것을 대답할수 없었다.

《5작업반에 가서 모도 꽂고 노래도 부르며 뭘 느꼈소?》

대답은 여전히 없다.

《여기 오우, 손을 보자구. 음, 손이 거칠어졌구만.… 금옥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착실하게 일하면서 예술소조에 나가 노래도 더 아름답고 힘차게 부르라구. 그 길이 금옥이의 발전을 위해 빠른 길이야. 허명숙관리위원장 그리고 류순절분조장과 같은 진짜 농촌의 녀성농민이 되려고 노력하라구. 그러지? 약속하지?…》

금옥은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흐느껴울었다. 그러면서 고개를 끄덕이였다. 차성재는 처녀의 가냘픈 어깨에 손을 얹고 그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농산5작업반은 다른 해에도 물론 영농공정이 늘 앞섰지만 올해는 특히 모내기를 선차적으로 기일을 훨씬 당겨끝냈다. 물론 당초의 목표였던 15일간에 끝내지 못했고 마지막에 로력지원을 받았지만 조직사업을 잘하고 정치사업을 선행하여 자체로 모내기를 한것이 은을 냈다. 그들은 모내기를 끝내고 푹 휴식한 다음 김매기에 들어갔는데 김이 채 자라지 않아서 일에서 능률이 났다. 그러니 모내기를 와닥닥 해제끼는것이 얼마나 좋은가. 5작업반원들은 성수가 나서 래년에는 지원로력을 전혀 받지 않고 자체로 다할 결심들을 굳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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