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진정한 힘, '무기력 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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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쭉 서핑하다가 재밌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아이폰을 쓰다가 '오세훈' 혹은 '전두환'이라고 친 뒤에 백스페이스를 두번 누르면 아이폰이 다운되어 버린다는 것이지요. 이른바 '오세훈 버그'라고 불리우는 모양인데, 신기하게도(?) 이명박이라고 친 후에 백스페이스를 누르면 다운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아예 고장이라도 날 법 한데.
뉴스위크지가 우리나라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나라이며, 특히 이명박 대통령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들' 중 하나로 선정한 모양입니다. 그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아마 FTA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지가 나옵니다. 단편적인 소식들을 다 그러모아 볼 수는 없었지만, 대략만 봐도 이 정부가 새로 임명한 총리, 경찰청장 등등의 인사 후보들을 보면 과연 뉴스위크가 저런 보도를 할 수 있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아니면, 피같은 혈세가 혹시 뉴스위크에 흘러들어가지 않았는가 생각하게 될 정도지요.
그러나, 가장 무서운 것은 그런 뉴스들을 접하면서 분노하지 않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비상식적인 일들이 자행되는 것을, 어느새 저는 그냥 체념이라는 틀 안에 가둬두지 않았는가 하는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냥 저 인간들은 원래 저래, 쟤들은 원래 저렇잖아, 하면서 혀만 끌끌 차고 있는 제 자신을 재발견했을 때, 저는 그 사실 자체에 말할 수 없는 만큼의 전율을 느껴야 했습니다.
4대강, 영포회, 아직 해결되지 않은 천안함, 그 무엇도 의식을 날을 벼리지 않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무기력증을 느껴야 하는 것. 그게 제 지금 현주소는 아닌지, 그리고 이 무기력증이야말로 그들이 노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깨닫게 된 계기는 딴지일보에 실린 기사 하나였습니다. 바로 이 기사 http://www.ddanzi.com/news/40164.html 때문에, 저는 머리통을 누군가가 후려친 듯한 충격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 믿어야 한다. 역사의 진보를, 그리고 우리의 열정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새 냉소주의에 물들어 있던 제 모습을 그대로 솔직하게 거울에 비추어볼 수 있었습니다.
필요하다면 냉소로 우리를 포장해 버릴 수 있도록, 그들의 힘은 우리로 하여금 의식의 날을 벼릴 여유조차도 주지 않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모르고 끌려간다면, 우리는 계속해 '그들을 조롱하고 그들에게 냉소를 보내는 그들의 노예'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그들이 우리로 하여금 포기하도록, 귀차니즘을 갖도록 만들더라도, 역사만은 우리 편입니다. 세상이 마치 그들의 뜻대로 가는 것 같지만,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전진합니다. 그들이 내게 주입한 이 무기력 버그를 지금 당장 떨쳐버려야 할 듯 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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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금이님의 댓글
장금이 작성일
요즘 뉴스나 기사들은 여론과는 상관 없는...
대충 짜여진 각본대로 나오는게 태반이죠....ㅎㅎㅎ
그래서 뉴스나 기사를 보지 않게 된 저....
그러다 교통법이 바뀐지도 모르고 시행 첫날(제 생일날 이었심..)
운전함서 전화 30초 통화했다가 티켓을 받아버린..저랍니다...ㅡ,.ㅡ;;ㅋㅋㅋㅋㅋ
정말....짜여진 기사는 무시하되....
정보는 다시 들여다 봐야할 듯..ㅎㅎㅎ^^;;
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무기력 버그'---------한시애틀에서 과감하게 떨쳐버립시다!
혼자서는 당하기도 하지만 동지들이 함께 하는 힘으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종상이님의 댓글
종상이 작성일권지원 아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