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여러분,똥돼지를 아시나요? |
- ‘똥돼지’들을 양산하는 특채제도는 대폭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 |
고하승 칼럼, 2010-09-09 오후 12:0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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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이 온갖 방법을 동원한 특혜로 외교부에 특채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터넷에는 ‘똥돼지’라는 비속어가 유행하고 있다.
고위층 자제들만의 '특별한 채용'으로 불리는 '특채'를 비꼬는 말인 똥돼지.
이제는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에도 이른바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 대기업 CEO들의 자녀 특채자를 비꼬는 '똥돼지'들에 대한 사례가 넘쳐나고 있다.
정말 한심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똥돼지’ 문제는 지방자치체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006년 이후 전남에서만 신규공무원의 36%가 특채됐고, 대부분 지방 선거가 끝난 직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 과정이 투명했다면, 무슨 문제인가.
하지만 한 자치단체는 피면접자와 인척 관계에 있는 공무원이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구설수에 오르는가 하면, 지자체들은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해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특정 직렬을 포함시키고 자격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니 그게 문제다.
또 서울 강북구 산하 도시관리공단 권오도 이사장은 지난 4월1일 자신의 조카를 관용차 운전기사겸 수행비서로 특별 채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공단 8급(공무원 기능직 10급 정도)으로 최하위직에 해당하지만 57세까지 정년을 보장받는 자리라는 점에서 보통사람들이라면 욕심을 낼만하다.
물론 특채는 공단 내규에 따라 별도 공지 없이 이사장 면접으로 합격을 결정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을 악용해 똥돼지를 양산해 낸 것이다.
결국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직원은 7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8일 최종 사표 수리가 됐다.
성동구 도시관리공단도 특혜 시비를 낳고 있다.
지난 2006년 7월 이호조 당시 구청장의 조카사위인 이 모씨가 구청장과의 관계를 숨기고 공단에 실무직으로 특채된 것.
이씨는 모집공고(2006년 6월28일~29일) 후, 다음날 면접으로 즉시 채용됐다. 채용 당시 직급은 계약직 '라'급이었으나, 그는 불과 2년만에 일반직 6급(팀장 직무대리)으로 승진했다.
이례적인 승진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 전 구청장의 친인척 2명이 더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기도에서도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민선 4기 이후 자격기준에 미달되는 5명을 전임계약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한 사실이 적발돼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한마디로 전국에 ‘똥돼지’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양성윤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은 "서울의 한 시설관리공단에서 66%의 특채를 한 사례가 포착됐다"면서 "특혜인사를 조사하면서 많은 제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빠른 시일 내에 공직사회 문화를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다른 자치구 공단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양 위원장은 지난 7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이명박 정부 특채 비리 전면조사 요구'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공무원법과 지방계약직공무원 규정의 예고 사항을 보면 지자체장의 특채 권한 확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특채라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공무원 채용제도와 승진인사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현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이른바 ‘똥돼지’들을 양산하는 특채제도는 대폭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
더 이상 이 사회에 똥돼지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현대판 음서제도’라고 일컬어지는 특채제도는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해야만 한다.
일단 행정안전부가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추진위원회’를 통해 이번 공무원 채용제도 개편안에 대한 개선점을 정리한 뒤, 오는 16일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열어 국민 여론을 모을 예정이라고 하니, 그 과정을 지켜보겠다.
만일 유명환 외교부 장관 딸 특채와 같은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엿보인다면, 특채확대 방안은 즉각 폐기함이 마땅할 것이다.
모쪼록 특채에 기죽고 사는 서민의 자신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출처:시민일보[아침햇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