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전 대사, 천안함 의문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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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한나라당, 참고인 출석 검토… 발언 진위 주목
(미디어오늘 / 조현호 / 2010-09-11)
오는 13일 천안함 조사결과 최종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의 발언이 ‘천안함 진실의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유기준 한나라당 간사는 그레그 전 대사에게 최근 발언에 대한 진술서를 받아본 뒤, 참고인 출석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이런 방침은 민주당 외통위원들이 그레그 전 대사의 ‘천안함 발언’에 대해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참고인 출석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YTN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레그 전 대사의 출석 여부가 오는 10월부터 열릴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 ⓒ연합뉴스 |
그레그 전 대사는 지난 1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러시아가 천안함 조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고 오바마 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일과 3일 교통방송, MBC, 한겨레 등과 잇달아 가진 인터뷰에서도 천안함 침몰의 원인에 대해 “사고일 가능성 있다. 그 해역은 암초와 기뢰가 많은 곳”이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대해서도 “정보기관원 출신으로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이희호 여사를 평양에 초청한 상황에서 남한 군함을 격침해 스스로 일정을 흩트린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특히 러시아 고위 관리의 말을 빌어 러시아 조사단의 국내 조사활동이 사실상 차단당해, 이후 이런 사정을 들어 중국에도 조사단을 파견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고 전했다.
그의 발언을 요약하면 천안함 침몰은 △사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 정부의 제지로 러시아 조사단도 접근이 어려웠고 △북한이 어뢰를 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의 발언이 천안함 정국의 뇌관이 되고 있는 것은 그의 영향력과 이력 때문이다.
그는 1951년부터 31년간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한 대외 정보통이었으며, 70년대 말부터 CIA 한국지부장을 지냈다. 아버지 부시가 미국 대통령이던 시절(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기) 주한 미 대사를 거쳐 현재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각에서 그의 성향이 햇볕정책 지지자이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들어 그의 발언을 신뢰하지 않는 목소리가 있지만 그의 이력에서 보듯 미국 내에서 매우 보수주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여전히 그는 미국 내에서 유력한 영향력을 한반도 전문가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그의 발언이 정부와 청와대까지도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 지난 1992년 그레그 전 주한 대사가 카투사에서 강연하고 있는 장면. ⓒ연합뉴스 |
청와대 관계자와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각각 지난 7, 8일 맞장토론을 할 수 있다고까지 제안하는 등 정부·여당이 직접 나선 것도 그가 갖는 발언의 파장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천안함의 진실을 밝혀줄 열쇠로 보고 그레그 전 대사를 국감 증인으로 요청했다. 예상과는 달리 한나라당에서 그를 참고인 정도로 출석시킬 것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제 6개월간 혼란과 의혹, 거짓말을 반복하던 군 당국의 천안함 조사행태가 더욱 분명하게 입증될지 주목된다.
그레그 전 대사 역시 지난 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여야가 공식적으로 국회 출석을 요구하면 출석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여야가 그레그 전 대사를 부르는 과정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 과정이 어그러졌을 경우 민주당은 단독으로라도 그를 초청해야 한다는 목소리(최문순 의원)도 있었지만 특정 정파의 요구로 한국행을 결정하긴 쉽지 않다는 게 외교가 안팎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김대중평화센터 등 권위 있는 시민단체가 나서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국방부는 지난 6월 29일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를 대상으로 국방부 대회의실과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의혹을 설명했던 모습. 이치열 기자. |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730
원문 주소 - http://www-nozzang.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99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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