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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재민에 “나도 눈물 난다”던 MB, 韓 수재민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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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재민
댓글 0건 조회 4,817회 작성일 10-09-2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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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재민에 “나도 눈물 난다”던 MB, 韓 수재민엔?
(블로그 ‘Finding Echo’ / 虛虛 / 2010-09-24)


“적당한 말로 대답함은 입맞춤과 같으니라”(잠 24:26)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니라”(잠 25:11)

이명박 대통령이 추석 연휴 집중 호우로 수해를 입은 수재민에게 건넨 말이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죠? “기왕에 (이렇게) 된 거니까, 편안하게…”라고 말했다는데, 요즘 유행하는 말마따나 참말로 기가 탁 막히고 코가 콱 막히네요.

아니 세상에, 빈말 날리고 복채 받아 챙기는 허접무당도 아니고, 어설픈 운명론을 설파하고 다니는 도사도 아니고, 이게 일국의 대통령이 할 말이랍니까? 수재민에게 재생의 희망과 의지를 심어주기는커녕 “기왕에 (그렇게) 된 거니까 편안하게”라니~!

이 말은 듣기에 따라선 마치 한 여자를 강간한 남자가 피해여성에게 “기왕에 그렇게 된 거니까” 하며 현 상태를 받아들이라고 꼬드기거나 합의를 종용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미 상황종료야. 그러니 발버둥 쳐봤자 소용없어. 그저 운명이려니 하고 마음 편하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 거야” 운운하는….

한 마디로, 피해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치 않고 생각 없이 혹은 기계적으로 툭 내뱉은 말에 천박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거지요. 오죽했으면 수재민이 대통령의 위로(?)의 말에 “편안하게 먹을 수가 있어야죠” 하고 반박 아닌 반박을 덧댈 생각을 다 했겠습니까.

자칭 ‘Mr.친서민’ 이명박 대통령이 수재민들을 찾기 전에,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의 처지가 얼마나 절박한지 등에 대해 최소한의 자각만 했어도 듣는 이들의 가슴에 감동 대신 피멍 들게 하는 이따위 말은 감히 입에 담지 못했을 겁니다. 지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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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수재민을 위로(?)하는 MB(좌), 중국 이재민 아이를 안아주는 MB(우)

건조하기 그지없는 이 대통령의 개그쇼를 보고 있자니 문득 지지난해 중국 쓰촨성을 방문해서 눈물쇼를 펼치던 그때 그 모습이 오버랩되는군요.

공항에 영접 나온 쓰촨성 성장을 붙잡고 “나도 눈물이 난다”고 화답하고, 이어 지진 피해 지역을 몸소 찾아가시어 즉석에서 한승수 총리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복구대책을 지시하던 그 따스한(?) 풍경 말입니다.

뿐입니까.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까지 들어가 피해현장을 구석구석 둘러보며 은혜로운 위로의 말씀을 하사하시고, 나아가 이재민 촌에 들러 중국 아이를 한없이 자상하게 가슴에 꼬옥 안아 주시기까지 하셨드랬습니다. 아아, 그 자애로움이란~!

당시 그의 입에선 “기왕에 (그렇게) 된 거니까 편안하게” 비스무리한 말 같은 것은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발전소도 파괴가 됐다는데 그럼 전기는 어떻게 하나” “주민들이 얼마나 놀라겠느냐”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등등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말들만 넘쳐 났었지요. 그런데….

휴머니티 물씬 풍기는 그 알흠다운 모습을 이 땅에선 왜 볼 수 없는 것일까요? 재난을 당해서 먹먹하기는 쓰촨성 이재민이나 국내 수재민이나 다를 바 없을 텐데, 이들을 대하는 이 대통령의 대응은 왜 이다지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요?

한쪽은 국제적으로 크게 조명받을 수 있는 사건이었고 또 한쪽은 소소한 국내사건이라 그런가? 아님, 추석 연휴 KBS 특집프로그램에 나와 눈물 콧물 쏟다 보니 그새 눈물샘이 다 말라 버린 걸까요? 누구 아시는 분~?

“이른 아침에 큰 소리로 그 이웃을 축복하면 도리어 저주같이 여기게 되리라”(잠 27:14)
“마음이 상한 자에게 노래하는 것은 추운 날에 옷을 벗음 같고 쏘다 위에 초를 부음 같으니라”(잠 25:20)

 

虛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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