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처녀와 대한민국 청년 4
페이지 정보
본문
다른 평범한 이들처럼 살고 싶은 부부 | |||||||||||||
<밀착취재>조선 처녀와 대한민국 청년은 어떻게 만났을까④ | |||||||||||||
| |||||||||||||
달라도 서로에게 반한 두 사람 30여년이 지나도록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것을 보고 자란만큼 물과 기름처럼 너무나도 다른 성격을 가진 리정애와 김익. 옛말에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며 잘 산다고 해서 그런지 첫인상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대체 언제 반해 결혼을 결심한 것일까?리정애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서 김익에게 반했다고 한다. 평화적인 촛불집회에서 물대포가 등장하는 등 점점 경찰의 탄압이 심해질 무렵 학생운동 경험이 많은 김익이 많은 도움이 됐다. “당시 물대포가 심했는데 온몸으로 물대포를 막아줬어요.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등을 꼼꼼히 챙겨주는 등 운동을 했던 경험이 발휘 됐죠. 특히 정세나 통일이야기를 할 때 많이 알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멋있어요. 학생운동을 했던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데 이야기를 듣다보면 익이가 활동을 했던 모습이 상상이 되면서 모르던 사실 알게 되고 저도 같이 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같이 화를 내도 언제나 한결 같은 김익의 모습도 리정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끔씩 멍한 모습이라 대체 이 남자가 최고의 대학인 고대를 나온 게 맞나 싶어요. 이렇게 멍청해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나 걱정이 될 정도죠. 가끔은 제가 민족고대가 아니라 만족고대를 나온 게 아니냐고 하곤 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짜증을 내며 헤어지자고 해도 익이는 항상 참아주거든요. 그게 늘 미안하고 고마워요.” 반면에 김익은 느릿하고 무던한 성격만큼이나 아내 리정애에게 확 끌리고 반한 순간도 없었다고 한다. 대신 처음 봤을 때부터 조금씩 더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결혼을 결심했다고. “처음 봤을 때 워낙 기대가 커서 생각과는 달라 실망을 하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좋았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만날수록 더 좋아져 특별히 언제 반했는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결혼 결심도 하게 된 것이죠. 만나면서 정애에게 헤어지자는 말도 아주 지겹도록 들었는데요, 그냥 듣고 넘겨버립니다. 다행히 아내의 화는 순간 치솟고 지나면 아무렇지 않게 사라지는데 몇 분, 심지어는 몇 초짜리도 있어요. 제가 오히려 맞받아치면 며칠도 가기 때문에 그냥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에요. 그 부분에 대해 아내가 고마워하는 줄 몰랐어요.” 반국일주(半國一週)의 신혼여행 현해탄을 넘은 사랑인 만큼 아무리 힘든 역경이 닥쳐도 극복하겠다는, 견고하고 단단한 이들은 오는 10월 10일 전통혼례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백년해로를 다짐한다. 전통혼례가 아니면 절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리정애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어렵게 만난 이들을 축하해주기 위해 결혼식에 가수 우리나라, 가극단 미래, 청춘, 우리학교 팬까페 등이 달려와 도움을 주기로 했단다. 이들은 결혼식이 끝나면 바로 보름가량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신혼여행의 주제는 ‘반국일주’(半國一週). 분단으로 인해 국토의 반쪽은 갈 수 없기 때문에 나머지 반쪽이라도 곡곡을 돌아본다는 의미로 반국일주로 정했다고. “정애가 국적 문제로 해외에 나갈 수 없습니다. 특히 정애는 온천을 좋아해 꼭 금강산에 가고 싶어했는데, 갈 수 없기 때문에 대신 남쪽에서 전통과 관련있는 곳들을 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쪽 땅 곳곳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장모님도 저희와 함께 일주일 정도 여행을 함께 합니다. 장모님은 특히 월출산과 통영을 가보고 싶어 하시고 김장체험을 꼭 하고 싶어 하셔서 그 곳들엔 꼭 가려고 하고 정애를 위해 전주 한옥마을과 각종 전통관련 체험장과 축제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여행을 위해 지인에게서 얻은 차로 맹렬히 운전연습중이예요.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까 차에 텐트를 실고 야영을 하기도 하고 섬진강 같은 곳에서는 은어를 잡고 동해안을 지날 때에는 바다낚시를 할 예정입니다. 결혼도 하고 이제 취업도 걱정해야하기 때문에 신혼여행은 15일 정도의 일정이 될 듯합니다.” 경제적인 부분 고민 이들은 석관동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결혼은 연애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말처럼 이들은 이제 석관동에서 현실과 맞서 싸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김익의 취업 문제. 김익은 지난 8월 2년간의 공익근무를 마치고 소집해제 됐으며 지금은 결혼과 신혼여행 준비로 정신이 없고 아내의 번역일 등을 돕고 있지만 조만간 앞으로의 진로 등을 결정해야한다. 좋아서 결혼하는 것은 하는 거지만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내의 걱정도 많다. “일본에서는 주변사람들 눈도 있고 왠지 꼭 명품가방을 가져야 하는데 오히려 이곳에 오면 필요가 없고 오히려 명품가방이 부끄러울 정도로 가치관이 달라졌어요. 그렇지만 막상 운동권 남자랑 결혼을 하려니 경제적인 부분 등 현실적인 문제와 맞닿으면서 걱정스러운 게 많았어요. 그때 주변의 조언을 많이 들었는데 ‘김익이 좋은 사람이니 괜찮을 꺼다, 사람 좋은 것이 최고다’라는 말에 결심을 한 것이죠. 결혼식을 앞두고도 경제적인 고민은 여전히 됩니다. 김익이 전과2범에 나이도 많으며 직장 한번 다녀보지 않은 사람이라 일반회사를 다니지는 못할 것인데 이 험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이력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조선적’ 동포에 자유로운 여행 보장돼야
당장 앞으로 어떻게 경제활동을 하면서 살아갈 지도 걱정이긴 하지만 이들은 가장 큰 걱정은 리정애의 국적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당장 오는 11월 12일에는 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 정부 때만 해도 여행허가서를 신청하면 거부 없이 거의 다 마음대로 들어오고 연장도 할 수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까다로워졌다. |
- 이전글[모임]10.4선언 3돌기념 "1004평화만들기" 행사-2일(토) 오후5시 10.09.28
- 다음글조선 처녀와 대한민국 청년 3 10.09.2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