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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을 유린당하고도 침묵하는 정부, 국회, 언론
(서프라이즈 / 카모마일 / 2010-09-24)

‘러시아, 천안함 보고서 한국에 안 넘긴다’란 기사가 YTN 자막뉴스로 흐르는 것을 보며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 가카께서는 초대받지도 않은 러시아까지, 국군 통수권 행정부 수반의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두면서까지 뭐하러 갔다 오셨는가? 당최 알 길이 없다.

그런데 더 웃기는 건 가카께서 러시아를 다녀오신 후, 러시아에서 날아든 저 황당한 짧은 기사와 그 기사에 대해 어떤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하고 “이왕에 이렇게 된 거” 하며 주둥이들 꾹 닫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 국회, 언론이다.

대한민국 초계함 천안함은 그 자체로 국제법상 대한민국의 영토이며 그 사고와 관련된 모든 사항 역시 대한민국의 주권하에 있는 자산(?)으로 이에 대한 모든 공식적 조사는 대한민국 주권의 승인을 전제로 하고, 그 조사결과는 지구 상 어떤 국가든 대한민국에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닌가? 적어도 그 조사가 비밀리에 진행된 첩보활동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데 주권국가인 대한민국 영토의 일부이며 주권 국가 영내 사고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사협조를 요청하고 조사에 임했던 러시아는 자신들이 작성한 조사결과 보고서가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자국 정부에 보고할 비밀문서라서 공개하지 않겠단다.

대한민국은 스스로 신뢰할 수 있는 의사로 인정한 러시아에 속옷을 벗어 그 알몸을 보여주었는데, 검진한 의사역의 러시아는 그 검진결과가 대한민국 소유가 아니라 자신들의 소유라며 대한민국에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주권국가 간에 이게 말이 되는 시츄에이션이라고 보는가?

▲ 천안함 사고 자체 조사를 위해 5월 31일 입국한 러시아 전문가 그룹 ⓒ연합뉴스

도대체 러시아가 천안함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을 때 대한민국 정부, 외교부, 국방부는 어떤 조건을 달거나 받아들였기에 러시아가 대한민국의 영토의 일부였으며 대한민국의 자산을 조사하고도 자기들 맘대로 그 조사결과를 자신들만의 소유라고 선언할 수 있는 것인가?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어뢰 피격에 의한 것이라는 대한민국 정부, 국방부의 주장에 반하는 조사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그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케네디와 함께 묻어버리기로 약속이라도 한 건가?

천안함 사건의 직간접 당사국도 아니고 유엔을 대리한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이명박 가카와 국방부는 러시아의 조사를 받아들인 것인가?

천안함 사고와 관련한 수많은 의혹들과 의문들과 반증들에 근거하여 국민들, 국회가 제기한 천안함 련 모든 증거와 데이타의 완전한 공개를 군 기밀, 보안상의 이유로 완벽하게 거부하거나 자의적으로 편집하여 그 일부들만 공개함으로써 철저하게 무시했던 정부, 국방부, 합조단은 정작 외국의 군사전문가들에게는 그것들을 너무나 쉽게 공개해버리고서는 그 결과는 받아보지도 못하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꼴을 당하고도 주둥이를 꾹 처닫고들 있다는 것을 주권국가의 국민으로서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인가?

정녕, 대한민국이 독립된 주권국가가 맞는가?

그런데 더 웃기는 것은 이런 골 때리는 주권유린 상황에 대해서 행정부를 견제 감시해야 할 의무가 있는 대한민국 국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행정부와 함께 주둥이들을 꾹 처닫고 있을 뿐 아니라, 허구한 날 애국, 애국, 짖어대던 대한민국 언론들도 마찬가지로 주둥이 꾹 처닫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이미,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결과 보고서 내용이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과연 국제사회에서, 유엔 내에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독립된 주권을 가진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것인지 의심해야 할 상황이란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행정부도 국회도 언론도 꿀 먹은 벙어리들 뿐이다.
이를 어찌해야 하는가?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라면 대한민국 국민들과 국회에조차 군사기밀로 공개되지 않은 천안함 사건의 증거, 데이타들의 분석결과가 어떻게 러시아의 군사기밀이 되어 대한민국 그 누구에게도 제공되지 않을 수 있는지, 대답해줄 수 있는 자는 정녕 대한민국에는 없는 것인가?

카모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