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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준하 선생 아들 장호준 목사의 수필(2): 예수를 믿으려면 제대로 믿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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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주청년
댓글 2건 조회 6,741회 작성일 10-09-1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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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준 수필-②]"믿으려면 제대로 믿어라"

"미국내 4천여 동포교회 예수는 없다"



장호준 목사는 고 장준하 선생의 3남2녀중 3남으로 미국 커네티커트에서 2개 교회 담임 목회자로 활동하면서도 주중에는 교육구 수쿨버스 운송국에서 일한다. 장목사는 이번 주 두번째 수필 "믿으려면 제대로 믿어라"는 제목의 글을 보내면서 미국내에는 4천여개의 동포교회가 있지만 예수가 있는 교회는 별로 없다고 지적하면서 "믿으려면 제대로 믿으라"고 강조한다. 2번째 수필을 소개한다. [민족통신 편집실]

[장호준 수필-②]

"믿으려면 제대로 믿어라"


*글:장호준(UCC 커네티커트 코리안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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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장호준 목사
미국 서부영화의 고전을 보면 반드시 등장하는 세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그 첫째는 악당이고, 둘째는 방관(傍觀)하는 군중(群衆)이며, 그 셋째는 정의로운 보안관이다. 여기에 하나 덧 붙인다면 보호해야 할 대상인 여인이나 어린이가 등장한다. 게리쿠퍼 주연의 하이눈(High Noon)이라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대개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성서를 보면 미국 서부영화의 모티브가 바로 여기서 유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간음하다 붙잡혀온 여인이 있었다. 그럼 그 대상은 어디 갔나? 간음은 혼자 하는가? 하지만 사람들은 그 여인만을 붙잡아 왔다. 불쌍하고 가련한 여인. 아마도 생활의 방편으로 몸을 팔았던 그런 여인이었을 수 도 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둘러선 한가운데 이 여인이 끌려 나와 땅에 쓰러져 있다. 보호되어야 할 대상인 여인이다.

악당들이 등장한다. 권력을 거머쥔 자들이다. 그들이 큰소리로 예수 앞에서 외친다.

“율법에 따르면.... ”

법조항 따지고 드는 사람 치고 정말 법을 법답게 지키는 사람이 몇이나 되던가.
한국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단다. 도둑이 자기 발 저린 법이고 공정하지 못한 자가 공정하지 못함으로 공정을 논하는 법이다.

예수께서 율법을 모르리라고 생각하여 그들이 율법조항을 들먹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그들은 예수의 지식에 놀라고 있지 않았던가. 그들은 둘러선 방관하는 군중에게 들으라고 하는 소리이다. 군중은 큰 소리 치는 자에게 약한 법이다.

사건을 공개적으로 확대하여 예수의 행위에 대한 증인을 만들고 예수를 옭아매려는 악당들의 의도이다. 그들은 계획된 대로 진행하고 있었다. 오른쪽 지붕위에서 악당 한명이 총을 겨누고 있고, 왼쪽 골목, 뒤쪽 창문, 아래쪽 문 뒤... 도망 갈 길은 없다.

"율법에 의하면 간음한 여인은 돌로 쳐 죽이라고 했는데 선생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위기다. ‘그래, 율법이 그렇단 말이냐 그럼 돌로 쳐라. 돌로 쳐서 머리가 깨지고 온 몸이 터지고 피 흘리며 죽게 해라.’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봐라, 예수도 별 것 아니다. 입으로만 용서와 사랑을 떠들고 다녔지, 결국 나약하고 힘없는 여인, 간음을 하다 혼자 붙잡혀 온 그 여인을 돌로 쳐 죽이는 음모에 가담하고 말았다.’

‘아니다, 돌로 쳐 죽이지 말고 살려주어라.’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봐라, 모든 방관하는 군중들아, 이 사람은 율법을 어기라고 가르친다. 이는 죽어 마땅한 죄인이다.’

그들은 이미 각본을 다 짜놓았다. 그들에게 있어 예수는 눈엣가시이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권위와 명성 그리고 부(富)를 일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혁명가로 비취어 졌다. 그들은 불안하고 두려웠다.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잃을 것이 너무 많았다.

남의 것을 빼앗는 일에 발 빠르고 자기 것을 지키기에 목숨 거는 것이 인간이 아니던가. 그들은 자신들의 권위와 명성 그리고 부를 지키기 위해 훼방꾼 예수를 제거하기로. 합의 했다.

호구(虎口)다. 석 점의 검은 돌이 한 점의 흰 돌을 둘러싸고 있다. 사면을 모두 둘러 봐도 오직 초나라의 노랫소리만 들린다(四面楚歌). 절대 절명의 위기, 딜레마에 빠진 예수, 악당들은 고삐를 죄여오고 순간순간 그들의 총구가 가까이 다가오는데 나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형상, 마지막이다.

위기에 몰린 주인공, 그러나 그가 누구인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아니던가.

드디어 정의의 보안관 총이 불을 뿜기 시작한다. 그리고 악당들이 하나씩 하나씩 쓰러져 간다. 하지만 예수의 손에는 권총이 없다. 예수는 악당들을 노려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들 앞에서 자신의 등을 보이고 땅바닥에 무언가 쓰고 있다.

악당들은 점점 더 고삐를 죄어 온다. ‘봐라, 아무 말도 못한다.’ 드디어 잡았다.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다시 또 다그친다. ‘어떻게 하란 말이냐, 대답 해봐라.’

드디어 고개를 든 예수 그 입을 열어 태산과 같은, 천둥과 같은, 단 한 번에 모든 것을 휩쓸어버리는 태풍과도 같은 말을 내어 놓는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이 여인을 돌로 쳐라"

그리고는 다시 엎드려 땅바닥에 무언가를 쓴다.
단 일합(一合)에 적의 가슴을 도려낸 검객(劍客)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아하! 그렇다. 참 멋지다. 감히 게리쿠퍼의 권총 솜씨가 어찌 비교되랴!

단 한마디의 말씀은 악당들의 가슴을 꿰뚫고 방관하던 군중들을 슬금슬금 뒷 걸음질 치게 한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리고 침묵, 정적이 흐른다. 모두가 떠난 후, 고요가 흐른 뒤 서서히 몸을 일으켜 세우고 여인에게 말한다. '다 어디 갔느냐?' 이미 다 도망 쳤다. 예수가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묻는다. '다 어디 갔느냐?' 여인이 대답한다. '아무도 없습니다. 다 떠나갔습니다. 모두들 도망쳐 버렸습니다.'

"그럼 이제 너도 가라. 이제는 네가 갈 차례이다. 가라."

아! 멋지다. 예수는 정말 멋지다.

단 한마디로 악당들을 쓰러뜨리고, 방관하던 군중들을 물리치고, 모든 것을 잠재우고 그리고 조용히 그리고 아주 나지막한 소리로 여인 마저 떠나보낸다.

간디가 기차 여행 중 차칸 바닥에 침을 뱉는 중년 남자를 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화를 버럭 내면서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남자는 혼자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간디찬가’였다. 후일 간디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나를 찬양하고 존경하지만 내 말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미국 내에 한인 기독교 교회가 4000개가 넘었다고 한다. 기독교는 예수를 믿는 종교라고 한다.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를 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병을 고치고, 예수의 이름으로 복을 받고, 예수의 이름으로 자유를 얻고, 예수의 이름으로 구원을 얻는 종교라고 한다. 예수를 믿으면 천당을 가고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기독교에 예수는 없다. 아니 예수는 있어도 예수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고 예수가 말을 해도 ‘부자가 복 받은 자’라고 믿는다.

‘슬퍼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예수가 말을 해도 ‘재물이 늘었다고 기뻐하는 자’가 복 받은 자라고 믿는다.

‘온유한 자가 복이 있다’고 예수가 말을 해도 ‘싸워 이긴 자’가 복 받은 자라고 믿는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가 복이 있다’고 예수가 말을 해도 ‘돈에 주리고 권력에 목마른 자’가 복 받은 자라고 믿는다.

‘긍휼히 여기는 자가 복이 있다’고 예수가 말을 해도 ‘무자비하게 빼앗은 자’가 복 받은 자라고 믿는다.

‘마음이 청결한 자가 복이 있다’고 예수가 말을 해도 ‘재물을 가진 자가 청결한자’가 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화평하게 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예수가 말을 해도 ‘힘 있는 자가 화평한 자’가 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의를 위해 박해를 받은 자가 복이 있다’고 예수가 말을 해도 ‘의는 개에게나 던져주고 권력을 쥔 자’가 참 복 받은 자라고 믿는다.

예수의 눈물, 온유, 가난, 화평, 자유, 정의 그리고 사랑은 없고 오직 힘과 돈만이 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부른다.

예수를 믿느냐 그럼 제대로 멋지게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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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장호준 목사는 고 장준하 선생의 3남2녀중 장호권, 장호성, 그다음 세째 아들이다. 1988년 남녘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목회활동을 하다가 미국에 와 미국의 UCC(United Church of Chirist)교파의 커네티커트 동포교회 개척을 위해 1999년부터 활동하면서 2개의 교회를 개척했다. 장 목사는 이 교파는 진보지향 교파로서 조국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한다. 지난주부터 기독교인 중심으로 이뤄진 재미동포사회를 염두에 두고 민족통신을 통해 교회-사회-민족과 관련하여 그의 수필을 소개했다


Rev. Hojun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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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준 수필-①]"네 삶의 주인공으로 다시 일어나라"

*관련 보도자료---장준하 선생 35주기 추모모임(로스엔젤레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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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님의 댓글

감사 작성일

장호준 목사님의 설교는 역시 부친 장준하 선생님의 아드님다운 설교로군요.

믿으려면 제대로 믿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저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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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님의 댓글

김광석 작성일

장준하 선생님 자제분이라니 반가와요, 사상계 생각이 나네요, 그 어렵던 그 시대의 시사교양지...
그러나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서 가슴아프네요...자제분은 얼마나 더 아프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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