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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랑말 경주는 끝났다,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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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4,506회 작성일 10-10-0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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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랑말 경주는 끝났다, 다음은?
야권통합에 모두 걸어라… 그러면 ‘준마’가 된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10-04)


숨이 팍 팍 막히는 오늘의 정치현실에서 한 가닥 숨통이 트이는 경험을 한다면 이것은 육체와 정신건강은 물론이고 나라를 위해서도 박수 칠 일이다.

3일 오후 2시. 여기는 대전이다. ‘타임월드’ 건물 앞에 낯익은 얼굴이 있다. 문성근이다. ‘국민의 명령, 백만 송이 민란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 사흘째 대전에서 먹고 일하고 잠잔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저렇게 울었나 보다’

‘미당 서정주’는 그렇게 노래했지만 문성근은 ‘국민의 명령, 유쾌한 민란 백만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전국을 돌며 지금 대전거리에서 얼굴이 타고 볼이 야윈다. 양쪽 뺨이 쏙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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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을 방문한 배우 문성근 씨가 3일동안 시민들을 상대로 거리 선전전을 펼쳤다. ⓒ오마이뉴스

좀 거리를 두고 문성근의 얼굴을 보며 가슴이 저려온다. 젊은이들 몇 명에 싸여 뭔가 진지하게 설명하는 문성근의 얼굴이 애처롭다. 왜 국민들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느냐고 열을 올리고 있겠지.

잠시 문성근의 손을 잡고 멍하니 서 있었다. 말이 필요 없다. 그냥 마주 보고 서 있었다. 그냥 보고 싶어 왔다는 내 말에 그가 싱긋 웃는다.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걱정 안 한다. 반드시 성공한다. 홀쭉해진 그의 뺨이 다시 가슴에 찬바람을 일으킨다. 빌어먹을 세상 같으니.

놀랐다. 지식인들이 자랑처럼 여기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생각했다. 개천절이자 일요일, 여기에도 젊은이들은 씩씩했다. 연인과 함께 걷는 다정한 얼굴들이 얼마나 건강한가. 그들이 발걸음을 멈춘다. 나누어 주는 홍보물을 잠시 드려다 본다. 눈이 문성근에게로 간다.

그들과 문성근이 대화를 나눈다. 들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잠시 후 젊은 연인은 흔쾌하게 서명을 한다. ‘두 송이 민란의 꽃’을 피운 것이다. 몇 군데 만들어진 서명 대에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기분이 매우 좋다. 대부분이 젊은이들이다. 사오십 대의 중년들도 진지하게 홍보물을 읽고 서명을 한다. 시민들에게 알려진 얼굴은 문성근밖에 없다.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서명 운동은 이렇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 간다.

서두르지 않는다. 그러나 멈추지도 않는다. 한 가닥 희망을 한 아름 희망으로 바꾸어 가슴에 안고 서울로 올라왔다. 올라오는 도중에 전화를 받았다. 언론사에 있는 친구다.

오늘 민주당 전당대회를 어떻게 보느냐는 것이다. 그제야 퍼뜩 생각이 났다. 아아 오늘 민주당 전당대회가 있었구나. ‘조랑말 경주’라느니 ‘도토리 키 재기’라느니 험한 칼럼도 몇 번 썼는데 이렇게 정신 놓고 있었다니.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한 무관심은 나만이 아닌 모양이다. 누구 탓일까. 이럴 때 하는 말이 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모두가 내 탓이로소이다.’ 알아나 들을는지 모르겠다. 한나라당도 하는 국민여론조사 같은 것은 아예 외면했다. 엉망일 민심이 두려웠던 모양인데 이러면서 관심 두기를 바랐다면 얼굴이 너무 두껍다.

손학규가 금메달, 정동영이 은메달, 정세균이 동메달. 조랑말 경주나 도토리 키 재기나 모두가 거기서 거기지만 언론사 친구는 무척 관심이 깊다. 앞으로 민주당이 어떻게 될 것이냐. 어떻게 해야 되느냐. 글도 쓸 것이 아니냐. 그 친구와의 대화를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칼럼의 내용이다.

조랑말 경주라고 해도 금메달의 의미는 크다. 손학규는 당대표가 됐다. 축하한다. 언론에서는 정동영의 견제가 어쩌구 하지만 그런 짓 하지 말아야 한다. 정신 차려야 한다. 견제구 날리려다가 회복할 수 없는 악송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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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민주당 신임대표에 당선된 손학규 후보(가운데)와 2위 정동영 후보(왼쪽), 3위 정세균 후보가 답례인사를 하고있다.

민주정당이니 뭐니 해도 칼자루 쥔 것은 손학규다. 그는 준마가 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을 할 것이다. 광주를 비롯한 전남지역의 대의원들이 손학규를 가장 높게 지지했다는 평가는 그냥 흘러버릴 말이 아니다. 그만큼 호남의 지역주의가 탈색되었다는 의미다. 집권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정동영이 안 되고 정세균도 안 된다는 의미다.

더 이상 이명박 정권의 장기집권을 방치할 수는 없다는 결의의 표명이다. 2007년 대선에서 민주당과 정동영이 까먹은 600만 표를 찾아올지는 현재로서는 무망이지만 대선 승리를 바라는 당원들의 열망은 뜨겁다.

당도 열망만 가지고 있는가. 노름판 용어로 하고 안 하고는 ‘오야’ 맘대로라니까 민주당이 알아서 하겠지만 6.2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했는지는 손학규도 잘 알 것이다. 7.28 보선을 어떻게 잡쳤는지 알 것이다.

민주당이 집단지도체제라서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하지만 손학규만 결심하고 이인영 등이 합심하면 이루어 낼 수 있다. 이거 못하면 민주당 문 닫아야 한다. 깽판 치는 최고위원들은 국민의 철퇴를 맞는다.

손학규는 진보개혁 세력과 중도세력을 끌어안아 진보 개혁 중도의 연합을 이뤄 더 큰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좋은 말이다. 헌데 끌어안는다니 누가 만만하게 안긴다든가.

민주당이 먼저 내놔야 한다. 가진 자들이 더 많이 내 놔야 한다.

군소 야당이야 잃어봤자 거기서 거기다. 그러나 민주당이나 손학규는 아니다. 잃으면 왕창 잃는 것이다. 우선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자신을 던지는 통 큰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한나라당 30년 집권을 잘 보장해 줄 것이다. 무섭지 않은가. 호남에서만 안주할 것인가.

야권단합으로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에서도 이겨야 한다. 헌데 그것이 어렵다. 그래서 문성근이 나섰다.

지금 문성근의 야당통합을 위한 ‘국민의 명령, 유쾌한 백만 송이 민란’도 모두가 함께해서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자는 것이다. 함께 하면 반드시 승리한다. 이건 길을 잃었을 때 큰길로 나가는 것과 같다. 길을 두고 왜 산으로 가는가. 6.2지방선거에서 단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알았을 것이고 7.28 선거에서 기득권에 매몰되면 어떤 신세가 되는지도 알았을 것이다.

민주당은 제1야당이라고 큰 양보를 바라는 모양인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되겐 할 수 없어도 안되겐 한다는 말 같지 않은 말이 통하는 세상이다. 그러니 대권은 나중에 생각하기 바란다.

야무지게 꿈을 꾸는 것은 좋지만 꿈은 어디까지나 꿈이다. 현실을 직시해야만 꿈을 이룬다. 현실을 떠난 정치인의 꿈은 백일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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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민주당 신임대표에 당선된 손학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소문에 듣기로 손학규는 어떤 기득권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단다. 뭐든지 다 내놓겠다고 했단다. 사실이라면 업고 다닐 정도로 예쁜 말이다. 그래야 민주당도 살고 손학규도 살고 야권도 살고 민주주의도 살고 한나라당이 문을 닫는다.

“현재 민주당만으론 안 된다”는 말도 손학규가 했다고 한다. 말은 맞는 말이다. 기득권을 고수한다면 그저 지역당으로 연명은 해 나가겠지만 전국당이나 집권달성이란 목적은 버려야 할 것이다.

손학규는 민주당이란 말에 모두 달려들어 매를 때리고 용맹스런 말로 훈련시켜 전쟁에 보낼 채비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아마 용맹스런 말이란 자기를 지칭한 것인듯 하지만 용맹스런 말은 국민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이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를 따라 만들어진다.

그는 자신부터 기득권을 만들지 않겠다고 했는데 참 중요한 말이고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특히 자신은 점령군 행세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한나라당 족보라는 것을 의식한 말이겠지만 이제 한나라당의 ‘한’ 자도 생각해서는 안 되며 야당의 수권을 위해서 몸을 태워야 하는 것만이 스스로 준마가 되기 위해 채찍을 자신에게 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는 선거과정을 통해 절대로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했으면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모두 내놓겠다고 했단다. 아울러 다른 당에서 요구하는 것도 수용하겠다고 했다니 참으로 반가운 소리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군소야당으로부터 지탄을 받은 것이 바로 기득권 고수다. 특별한 지역을 의식한 안주라는 비난을 받았던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전국정당이 되는 시작이다.

정동영은 다시 한 번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은메달도 중요하지만 조직을 자랑하던 그가 대의원 투표에서 왜 3위에 그쳤는가. 신뢰라는 것이 얼마나 정치인들에게 중요한 것인가를 배웠어야 한다. 정치인은 진실해야 한다. 국민이 어리석은 줄 알지만 진실을 보는 눈만은 칼처럼 날카롭다.

이번에는 최재성을 보라. 정치인의 평소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정치적 사건이 있을 경우 그 뒤에는 항상 교훈이 남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교훈을 얻어야 한다.

문성근의 ‘백만 송이 민란, 국민의 명령’이 전국으로 번져가고 있다. 문성근의 행동이 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가. 그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았다. 그러나 그들이 대통령이 된 후에는 조용히 뒤로 사라졌다. 그런 그가 다시 일선으로 복귀했다. 구국운동이다. 야당이 분열 하면 총선을 고사하고 대선에서도 반드시 진다. 지는 정도가 아니라 앞으로 민주정권 성립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야당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 하면 승리한다는 것이다. 함께 하지 않으면 다 함께 망한다. 민주당이 자만한다면 그건 자기만의 사망이 아니라 이 나라 민주주의의 사망이다.

민주당은 가슴을 활짝 열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살 길이고 손학규가 조랑말에서 준마로 성장하는 길이다.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따져야 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4대강을 파헤치고 천안함도 따져야 한다. 배추 무 값도 따져야 한다. 외교부는 배를 갈라 속을 청소해야 한다.

갈지자 고속유도함, 포신 찢어지는 탱크 포, 도하작전 중에 물이 새서 사병이 숨지는 장갑차, 구두 뒤축이 새는 군화, 어째 이 모양인가. 이런 걸 민주당이 따져야 한다. 제대로 따져야 국민이 신뢰한다.

전당대회 끝나고 여러 갈등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갈등 가지고 치고받고 모략하고 서로 욕한다면 남은 얻는 것은 국민의 신뢰상실뿐이다. 서로 화해해라. 민주당 살려내는 것이 최우선이 아니겠는가.

다른 야당과 머리 굴리지 말고 뜨겁게 공조해라. 그것이 바로 단합과 연대의 출발이다. 이런 것들이 모두 조랑말로 출발한 손학규가 준마로 크는 과정이다.

 

2010년 10월 4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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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작성일

야당은 모든걸 버리고 하나로 야권 통합을 이뤄내야 다음 대선에서 희망을 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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