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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국민을 이렇게 능멸해도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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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488회 작성일 10-10-0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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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국민을 이렇게 능멸해도 괜찮은가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공직자가 얼굴을 못 든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10-05)


과연 인간은 역사를 두려워하는가. 역사의 기록, 혹은 역사의 심판이라는 말을 쓰는 지식인들은 과연 역사를 무서워하는가. 고위공직자와 지식인의 양심은 과연 존재하는가. 이런 의문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요즘이다.

역사의 중요성이 왜 지금만 소중하랴. 쉽게 말해 조상이 부끄럽다느니 자식들 보기 창피하지 않느냐, 얼굴 들고 어디를 다니느냐 하는 것도 결국은 수치스런 행위 때문이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유명환이란 사람이 있다. 이제는 부도덕의 대명사가 되어 국민이 안줏감이 되고 있다. 이렇게 타락하기도 쉽지 않다.

개인의 재주야 장관까지 했으니 있다고 해야 되겠지만 그 재주가 분별없는 맹목적 자식 사랑으로 국민의 입초사에 올랐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니까 자식사랑을 누가 탓을 하랴.

그러나 유명환의 경우는 후안무치도 유별나고 지도급 인사들에게 누누이 강조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눈 씻고 보려야 찾을 수가 없다. 일본의 경우를 들면 또 시비 걸 사람들이 있겠지만 도덕적 의무와 관련해서 ‘할복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명예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국민들이 웃을 것이다. 명예를 위해서 할복을 한다면 이 나라에서 살아남을 지도자가 몇 명이나 될까. 줄초상이 날 것이다.

요즘 국회가 국정감사를 한다. 국민의 대표라는 의원 나리들이 나라 살림을 잘못하거나 나라에 해를 끼친 공직자들을 불러다 책임을 묻는다. 모두가 법의 규정에 따라서 하는 것이다. 증인으로 부른다.

외교통상부는 올해 완전히 ‘끈 떨어진 망건’ 신세가 됐고 ‘똥친 막대’로 전락했다. 일일이 꼽기도 치사하지만 특채라는 것으로 쉽게 외교부에 들어갔고 말썽이 나자 그 중심에 유명환의 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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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5일 저녁 방송된 SBS <8뉴스>

물론 유명환의 딸 뿐이 아니라 많은 외교부 직원들이 외교부 장관이나 고위직 외교부 인척의 빽으로 특채됐다. 이것이 백일하에 드러나자 외교부 직원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질 못하게 됐다.

유명환은 딸의 특채가 문제가 되자 ‘장관 딸이니까 더욱 엄격하게 심사했을 것’이라고 넉살 좋게 말했다. 얼굴 표정도 안 바꿨다. 거짓말이었다. 그는 원래 말썽을 만드는 사건의 달인이었다. 일찍이 젊은 애들의 생각을 비판하면서 북한에나 가서 살라고 했고 국회에서는 마이크가 꺼진 줄도 모르고 천정배 의원한테 XX놈 운운하는 천박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명환 딸의 특채로 인해서 이 나라의 이른바 지도층이라는 부류의 인간들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썩어 있는지 만천하에 드러났고 반대로 대다수 국민들은 상실감과 박탈감에 빠졌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특히 외교관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머리털이 빠지게 밤새워 공부를 하는 줄 알 것이다.

헌데 애비 잘 만났다고 특채가 되어 쑥 쑥 들어가니 어느 젊은이가 했다는 외교부에다 불을 확 질러버리고 싶다는 분노가 이해가 된다.

사람이 가장 박탈감과 분노를 느끼는 것이 바로 공정성과 형평성의 상실이다. 똑같이 세금 내는 국민으로서 어떤 놈은 좋은 집안에 태어났다고 특채가 되고 어떤 놈은 뻔히 알면서도 눈물만 흘리는 판이니 이러면서 무슨 놈의 공정사회고 애국심을 국민에게 요구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원주 1군사령부에서 상등병으로 근무할 때다. 전후방 교대를 하게 됐다. 어느 누구도 전방에 가기 싫어했다. 노무현 상병은 ‘사병계’란 중요 직책으로 당연히 차출에서 빠진다. 그런데 그는 자원을 했다.

선임하사가 야단을 쳤다. 돌았느냐고. 그러나 노무현 상병은 끝내 일선으로 자원해 거기서 제대한다. 방송국에서 나와 함께 일하던 직원이 바로 노 상병의 선임하사였는데 나한테 그 일화를 전하면서 꼴통이라고 했다. 지금 꼴통이 너무나 그리운 세상이다.

유명환의 딸자식 특채가 나라를 위해서 공헌한 바가 크다면 크다고도 할 수 있다. 그의 반도덕적 일탈행위와 양심부재는 지도급 인사들의 위선과 범죄행위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렸고 모든 공직자들에게 어떤 의미에서든지 경고를 보냈다.

국민들은 요즘 국정감사를 보면서 욕을 입에 달고 산다. 저런 게 어떻게 장관 노릇을 해 먹었느냐며 이명박 정권을 비판한다. 그러나 실제로 유명환은 끝까지 장관자리를 지키려고 했다. 추하고 더러웠다. 도무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좋은 학교에서 좋은 교육 받으며 뭘 배웠나. 저럴 바에야 좋은 학교 보내려고 왜들 발악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장관 안 해 먹었으면 조상 욕 뵈지 않았을 것 아닌가. 좋은 대학 다니면서 명심보감 한 줄이라도 읽었으면 저런 철면피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헌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유명환이 국정감사에 못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유가 뭔가. 치열한 반성 때문에 몸살이라도 난 것인가.

딸자식 특채관련 사건으로 충격을 받았단다. 그의 국회 불출석 이유를 들어보자. 또 욕이 나올 것이다. 아니 인간이 불쌍해서 동정의 눈물이라도 흘리는 국민은 없을까.

“심리적 충격으로 인한 건강상 문제 등 여러 가지 사정상 일정기간 국외에 체류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것이 유명환의 불출석 이유다. 유명환이 국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기로 작심을 한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리 뻔뻔한 인간이기로 어찌 저런 입을 놀린단 말인가. 혹시 정신과 의사가 진단을 했다면 믿어 줄 수 있다. 왜냐면 정신병자가 아니면 저런 말을 할 수가 없을 테니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을 못하겠다는 위인들이 널려 있다. 하나같이 그렇고 그런 인간들인데 그런 인간들이 국정을 맡아 요리를 했다는데 국민들은 더욱 분통이 터진다. 하나님을 파는 인간도 있고 건강검진이 예약돼 있고 도로공사로 선영이 훼손될 위기라 종손으로서 대책을 세워야 하고 어떤 인간은 “풍수지리 강좌를 수강해야 한다”는 이유로 못 나간단다.

이게 국정감사인가. 이승만 독재자가 ‘하늘 아래 둘도 없는 국회’라고 했다. 국회의장이 박희태니 한 마디 물어보자. 지금 국회는 하늘 아래 몇 개나 있는 국회인가.

범죄를 저질렀거나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지면 외국으로 도망가서 무슨 대학 객원연구원 노릇을 하거나 재벌들은 병이 났다고 외국병원에 입원한다. 뒷구멍에서 사건 해결하고 띵띵하게 살이 찐 채 돌아온다. 금의환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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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최장수 장관 딸 특혜 채용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9월 6일 오전 짐을 정리한 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떠나고 있다.

유명환은 객원 연구 좋아하지 말라. 무슨 연구를 하는가. 나쁜 짓 어떻게 교묘하게 하고 국민들 가슴에 어떤 방식으로 불을 지르고 어떻게 도망을 치는가를 연구하는가.

유명환이 일본에 가서 도대체 무슨 강의를 한단 말인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지만 강의를 한다니까 한 마디 물어보자. 무슨 강의냐. 그는 국제사회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아니었나.

자기 조국 대한민국 얼굴에 이렇게 똥칠을 했다는 체험 강의냐. ‘도쿄대’나 ‘게이오대’ ‘와세다대’는 일본의 명문대학이다. 강의를 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곳 대학의 학생들이 반드시 유명환의 강의를 거부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스텐퍼드 대학에서도 창피하다고 객원연구원을 취소할 것이라고 믿는다. 아는 젊은 친구가 그 대학에 다니는데 데모라도 하라고 연락 해야겠다.

어쩌다가 공직사회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한탄이 절로 나온다.

6.25 전쟁통에도 이러지는 않았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 시절에도 이 정도로 타락하지는 않았다고 기억한다. 공직자들이 자기 잘못으로 할복은 못해도 반성을 하는 모습은 보였다. 군법의 집행으로 국민방위군 사건의 주모자 김 아무개 장군이 총살당했다.

지금은 어떤가. 잘못을 저지르고도 지적을 하면 뭐라고 하는 줄 아는가. ‘나만 죄를 졌냐. 윗물부터 다 썩었는데 왜 나만 맑으라고 하냐’

작고한 방송작가 ‘김기팔’의 작품 중에 나오는 대사가 있다.
‘민나 도로보데스’ 번역하면 ‘모두 도둑놈’이라는 일본 말이다.

한 때 명동거리에서 회장님! 하고 소리를 치면 모두 뒤를 돌아봤다는 우스개가 있었다. 혹시 지금 강남에서 ‘저놈 잡아라.’ 소리치면 모두 도망치지는 않을까. 도둑놈 잡으라는 줄 알고 말이다.

지금 우리 국민이 느끼고 있는 도덕지수는 얼마나 될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어지간한 과오는 잘못으로 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죗값을 모른다는 것이다. 거짓말은 죄도 아니라고 여긴다. 이른바 지도자란 사람들의 거짓말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를 나무랄 수 있단 말인가. 지금 다시 MB의 도곡동 땅이 거론됐다. 이 사건이 아직 마무리 안 됐나. 임기가 끝나면 다시 불거지지는 않을까. 어느 누가 장담을 할 수 있을까.

너무나 숨기고 있는 것이 많다. 그러니까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MB에 대한 신뢰가 6.4%라면 이것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 아닌가. 아마 유명환이 속으로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웃는 이유야 다들 알 것이다.

지금 주부들의 가슴이 끓는다. 배추 한 포기에 만 오천 원이다.

학자들은 날씨도 문제지만 4대강 사업으로 배추를 재배하는 둔치가 다 없어져 이 지경이 됐다고 한다.

이런 판국의 유명환은 외국으로 빠져나가 강의를 한다니 우리 국민들 정말 천사들이다. 유명환에게는 국민모독죄라는 법이라도 만들어 처벌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나라 별들의 자식들은 군대에서 편한 근무를 한다고 국정감사가 밝혔다. 특과다. 이게 유명환의 특채와 뭐가 다른가. 장군들 중에는 군사훈련 기간 중에 휴가를 즐기신 분이 계셨다고 한다. 속 편한 별들이다. 이를 보는 쫄병들의 시선은 어떨 것인가.

미꾸라지 한 마리가 연못을 흐려놓는다고 한다. 유명환이라는 미꾸라지가 모든 고위공직자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양심적으로 일하는 공직자들의 박탈감을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독일전몰장병의 수기에 나오는 귀족들처럼 시베리아 전선의 동토에서 얼어 죽으라는 요구는 안 한다. 다만 국민들은 보통의 국민들과 같은 수준으로 공정하게 처신하라는 것이다.

유명환은 지금이라도 즉시 국정감사에 출두해야 한다. 왜 출두해야 하는지는 자신이 잘 알 것이다. 자식을 특채시키는 비상한 머리가 그 정도는 알 것이 아닌가.

 

2010년 10월 5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 이 칼럼은 저작권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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