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준수 교수(민족통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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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이준수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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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의학(혹은 동의학)에서는 정신과 감정의 극단적인 변화가 우리 몸의 건강을 해친다고 본다. 이것을 확대시켜 보면 조국분단이 원인이 되어 이것에서 비롯되는 각종 질병도 적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나치게 분노할 때 간을 해하고, 그 반대로 지나치게 기뻐할 때에는 심장을 해하고, 지나치게 노심초사하면 위장을 해하고, 지나치게 슬퍼하면 폐를 해하고, 지나치게 긴장하며 공포에 질릴 때에는 콩팥을 상한다고 하였다.
이것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화를 내면 우리 몸의 기가 크게 상역하기 때문이요, 지나치게 기뻐 날뛰면 기가 느려지기 때문이요, 지나치게 노심초사하면 기가 매듭지기 때문이요, 지나치게 슬퍼하면 기가 소멸하기 때문이요, 지나치게 무서워하면 기가 내려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럼으로 민족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가지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자기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평상심을 잘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회, 한 나라를 운영하는 지도자들도 국민적 정서를 늘 염두에 두고 국사를 진행하여야 국민들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자살자가 많고 비관에 빠져 염세주의에 빠지는 현상도 그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요즘 남북이산가족들이 눈물어린 상봉을 하고 아쉬움을 갖고 헤어져야만 하는 모습들을 본다. 이산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보기에도 가슴이 아픈데 이산가족들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그들의 마음은 이미 병들어 왔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한 후유증들이 얼마나 심각하겠는가를 생각해 보라. 의사가 아니라도 그들의 아픔이 얼마나 많은 질병을 발생시켜 왔겠는가를 짐작하게할 것이다.
헤어진지 반세기가 넘도록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잠시 만났다가 기약도 없이 또 다시 헤어지는 것을 보고 “이런 망할 놈의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라고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런 모습들을 보며 한 없는 슬픔과 한 없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어찌 이런 감정이 비단 나 뿐이겠는가. 이것이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겠는가. 이런 분단국가에서 발생하는 국민적 정서, 특히 이산가족들의 가슴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아 왔겠는가.
도대체 이들의 상처를 그 누가 치유해 주겠는가? 의사의 어떤 처방으로도 불가능하다, 또는 그 어떤 종교인의 위로로서도 치유되기 힘들 것이다. 60여년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누적되어 온 질병이 화근이 되어 국내외 동포들은 고질병을 앓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무엇보다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가로 막아온 정치 지도자들이 책임을 져야한다. 그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오로지 평화통일을 이루어 이들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길 밖에 없다.
특히 남북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인도적 차원에서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한다. 이들 대부분은 고령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들에게 천추의 한을 남겨주어서는 안된다. 또한 이산가족 상봉문제가 정상화되려면 무엇보다 정치적 교류가 원만하게 이뤄져야 한다. 남북 당국자들은 남북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6.15선언과 10.4선언을 조건없이 이행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 자세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도, 남북교류도 불가능할 뿐만아니라 가능하다고 하여도 형식에 불과하여 툭하면 중단되고 만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이 같은 현상 때문에 국민들이 얼마나 가슴태워 왔는가.
한의학(동의학)에서는 오장육부의 병적인 상태가 몸 밖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예를 들면 간의 문제는 눈이나 손톱으로, 심장의 문제는 혀로, 비장의 문제는 입에서, 폐의 문제는 코에서, 신장의 문제는 귀에서 살 필 수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속병이 겉으로 나타난다고 보고 겉을 잘 살펴서 속을 헤아려 본다는 말이다.
2010년 이 가을에 사랑하는 조국의 현실을 놓고 볼 때 겉으로 나타난 여러가지 증후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 싶다.
조국 남녘의 많은 정치인들은 북한이 머지 않은 장래에 붕괴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것을 대비해야 한다고들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야기들은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에도 북이 망한다고 수없이 말해 왔으나 북은 망하기는커녕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고, 인공위성을 자기힘으로 날리는 나라가 되어 최강대국인 미국과 맞서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북이 망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올바르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북이 어려움에 처하면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본다. 그들은 남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형제자매들이다.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하고, 서로 아낌없이 나눠야 하는 관계이다. 그래야 사람의 도리라고 말할 수 있다. 같은 민족, 같은 동포가 어렵다는데 어찌 모르는 척하고 혼자만 먹을 수 있단 말인가. 당장 곡간의 문을 열어 쌀이니 보리니 할 것 없이 아낌없이 풀어야 한다.
나는 또 북한이 먹을 것 입을 것 줄여가며 천신만고 끝에 보유하게된 핵무기 문제에 대하여 일반 여론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싶다. 옛날 이율곡 선생의 10만 양병설로 설명한다면 우리 민족, 우리 동포들로서는 너무나도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민족의 안위를 위하여 부국강병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내 나라, 내 사회를 내가 지켜야지 누구에게 지켜달라고 구걸한단 말인가.
돌이켜 보면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는 동족끼리 적대관계로 대해 왔고, 남한 내부에서 조차도 호남이니 영남이니 서로 적대적으로 대해 왔고, 보수니 진보니 하면서 원수처럼 싸워 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따지고 보면 이렇게 살아 오면서 자기 주장만 옳다고 하지 않았는가. 아집과 독선에서 살아오지 않았는가 반성해 보아야 한다.
한의학(동의학) 이론에서는 음양오행설을 중시한다. 음양오행 원리는 소박한 자연관이고 우주관이다. 우주가 내 몸 안에도 있다고 생각하고 내 몸을 소우주로 이해한다. 음양의 변화로 우주의 삼라만상이 변화 되듯이 내 몸 안에 있는 음양이 서로 변화 할 때마다 건강하기도 하고, 병이 낫기도 한다.
정상적인 생리현상으로는 음양을 부리는 오행이 상생하고 상극하는 관계에 있고, 병리현상일 때에는 상승하고 상묘하는 관계에 놓이게 된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60여년간 남북이 서로 대립하면서 상승하고 상모하는 관계에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적대적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국반도의 국운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호기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된다. 6자회담은 음양을 변화시키는 오행과도 같은 것이고 이 회담이 성공적으로 협상타결될 때에 북미간의 평화와 동북아의 평화와 남북간의 평화시대가 열리고 머지 않아 남북통일의 민족적 숙원이 이뤄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분단질병들에서 비롯된 사회적 병폐, 국민적 정서의 상처들을 치유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끝)
*필자 소개---1950년 2월22일 전북 부안출생으로 부안초등학교, 부안중고등학교, 그리고 서울의 국민대학교 정외과를 1978년 졸업하고 그 이후 교직생활을 하다가 도미하여 한의과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지난 10여년 동안 삼라한의과대학에서 '내과'에 대한 과목을 지도하는 교수로 일해왔다. 그는 한편 로스엔젤레스에서 개인한의사 병원을 개업하여 운영해 왔다. 과외활동으로는 미주한인서예협회 부회장으로 활약하면서 동시에 민족통신 편집위원겸 운영위원으로 활동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