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성장 맹신자들의 부흥회'를 기뻐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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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회담의 서울 개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만 - 날짜가 큰아들 지호의 생일이라서 잊혀지지도 않는군요 - 아무튼 이를 앞두고 전해지는 이야기들, 반응들을 보니 재밌군요. 회담 기간동안 쓰레기도 버리지 않을 것을 주민들에게 권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선 아연실색해졌습니다. 물론, 최선을 다해 외국에서 오신 손님들을 모시는 거야 우리의 자랑스런 미덕중의 하나이기도 하고, 우리 민족이 또 그런 손님 환대의 전통이 있긴 하지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시민들이 '알아서 나서줘야 할 문제' 쪽에 속하는거지, 국가기관이 나서서 동원하듯 강행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G20 회담은 우리가 그 유치를 축하하고 그것이 무슨 광영인 것마냥 호도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올림픽처럼 '전 인류의 축제'의 문맥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 아니라는 거죠. 저는 이것을 '성장 맹신 종교의 부흥회' 쯤으로 보고 싶습니다만. 그리고 보니 지금 전국에, 수도 서울 곳곳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나 홍보 포스터 등의 모습도 딱 '*복음 교회 **기 목사 부흥 대성회' 의 분위기를 보는 것 같더군요. 여기에 '세계적 대부흥사 빌리 *레이함 목사 초청!' 등만 넣으면 딱 맞을 것 같은.
이 회담을 통해 무엇이 결정될까요? 지금 금융자본주의를 주축으로 한 이 체제와 제도가 살아나려면 환율의 재조정은 필수적인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환율의 인위적 개입과 조정을 통해 무역의 문제와 자본주의권의 자본 이동에 따르는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들겠다면, 거기서 나오는 '차액'들은 누가 부담해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또, 과연 이런 문제들까지도 심각하게 '그들만의 리그'안에서 다뤄질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이 G 20는 오히려 국가간의 부익부 빈익빈을 재촉하는 고리가 될 것이고, 그것은 결국 그 안에서 '이뤄져야만 하는' 체인 리액션에 따라서 그 부담이 세계 각국의 일반 시민들에게 전가될 것임을 예상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정말 지금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국제금융의 형평성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촛점은 '생산의 방식'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요? 일단 '이윤의 극대화'만을 바라보고 불균등하게 몰려있는 근로기회의 재분배와, 이를 통한 구매력의 창출, 그리고 생산품목별로 구획되어 있다시피 한 세계 경제의 분업화를 지양하고 일단 세계 각국이 경제 분야에서 내수를 키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다음에 지금 G20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부분이 논의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정작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들은 대량소비와 대량생산을 전제로 하고 있는 자본주의사회의 구조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입니다. 대기업 대자본들이 계속해 중소기업들의 산업기반을 잠식하는 것이 눈에 보이고, 거시적인 숫자들로 인해 미시적인 개개인의 삶이 질이 위협받고 있는 이 시대에 성장우선주의자들의 부흥회 같은 것으로 지금 세계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쨌든, G 20 회담 개최는 우리에게 더 많은 생각할 거리들, 그리고 더욱 악화되는 삶의 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이 막막한 현실을 더욱 실감시키고 이에 대한 고민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이 회의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이유로 저렇게 '축제 분위기'로 몰아가보려는 정부는 이 회담 후의 '후과'에 대해 생각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작 세계 시스템이 원하는대로 열어줄 거 다 열어주고, 철폐할 규제들 다 철폐하고 나서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지는 걱정이 안 되는 모습 같아서, 참 답답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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