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자제’를 둘러싼 논란 그리고 MB의 거짓말
양심에 손을 얹고 MB는 ‘확전 자제’ 발언을 했나 안 했나
(서프라이즈 / 부천사람사는세상 / 2010-11-26)
휴전 후 최초로 본토가 포탄 공격을 받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확전 자제 발언을 정말 하지 않았더라면 논란은 일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이 논란이 될 수 있겠는가. 그리고 MB의 ‘확전 자제’ 발언을 최초로 언론에 공개해 파문을 낳았던 청와대 대변인은 여전히 건재하다.
MB가 ‘확전 자제’ 발언을 했다고 전한 대통령 최측근은 적어도 세 사람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있고, 김병기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있다. 그는 대변인에게 MB의 발언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말을 국회에서 증언한 김태영 국방장관이 있다. 그리고 그중에 두 사람은 이미 ‘전직’이 됐다. MB 발언을 잘못 전한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한다. 이 상황이 도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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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은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확전 자제 부탁 발언’에 대해 “결단코 직접 한 말이 아니다”라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
‘발언’이 없었다고 긴급진화에 나선 이는 홍상표 홍보수석이다. 그는 이 발언을 둘러싸고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는 시점에서 “대통령은 결단코 확전 자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후부터 청와대에서는 MB의 대북 강경발언만 연일 소개되고 있다.
급박한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이 상황판단을 한 후 ‘확전 자제’를 지시했다면 그 사실에 대해 찬/반 논쟁이 붙을 수 있다. 더 큰 위기를 사전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잘했다고 할 것이고, 북한의 선제공격에 분노한 측에서는 군 통수권자를 강하게 비판할 것이다. 자유민주국가에서는 자연스러운 찬/반 논쟁일 것이다.
그런데 ‘지시’에 대한 논란이 아니라 ‘발언 여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는 대한민국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점이 너무 많다. 왜 MB가 대통령이 된 다음에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이토록 오해와 진위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하는가. 이번이 처음이면 발언 논란이 한 차례 해프닝으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MB는 도대체 몇 번인가. 우연이 두 번 이상 지속되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결단코’ 확전 자제 발언은 없었다던 MB는 그러나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너무나 많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는 문제의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해서 MB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그 땅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었지만, 최근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은 법정에서 도곡동 땅 실소유주가 MB라는 전표를 봤다고 증언하는 등 하늘을 걸고 한 그의 발언과는 달리 논란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이뿐인가. 지난 대선 때 최대 쟁점이었던 BBK 의혹과 관련해서는 전 국민이 보는 TV 토론에서 BBK와 관련이 드러난다면 당선이 되더라도 ‘직’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지만 대선 막판에 ‘BBK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했다’는 광운대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다시 한번 묻게 되는 ‘확전 자제’ 발언의 실체
한국의 군 통수권자는 본질적으로 ‘확전’을 결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전시 작전통제권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데프콘4에서 확전을 결심하면서 데프콘3가 되는 즉시 군통수권은 한미연합사령관(미군)에게 이양된다. 이 모든 Process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군대 경험이 전무한 MB가 확전과 관련해 누구에게 의지했겠는가.
절박했을 당시 MB는 軍 지휘부 의견에 절대적으로 귀를 기울였을 것이고, 그 상황에서 ‘확전’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김태영과 김병기가 몰랐을 리 없다. MB의 의지를 가장 잘 알만한 위치는 홍보수석이 아니라 국방장관과 국방비서관이었다. 이것은 상식에 비춰 당연한 추론이다.
확전에 대해 MB에게 절대적인 조언을 해줄 위치의 두 사람은 ‘확전 자제’ 발언이 있었음을 전하고는 경질됐다. 만일 MB가 조금이라도 확전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면 제일 먼저 알았을 사람들이었는데 말이다.
국가가 위기상황일 때, 여론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말조차 뒤집는 최고 통수권자라면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겠는가. 발언의 진위가 논란이 될수록 MB의 말에 대해 ‘서푼 짜리’도 못 된다고 평했던 강남 부자 절의 한 좌파스님의 혜안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MB, 확전 자제 발언, 했나 안 했나!
부천사람사는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