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전략에 대한 가카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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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나날의 연속이다.
한반도 상황에 파묻혀 있다 보면, 우리는 우리 현실을 제대로 실감하기 어렵다. 당연하지.. 그 안에서 먹고 싸면서 살고 있는데..
그래도 뭐 별 신경안쓰고 걱정없이 사는거 같던데, 그마저도 한순간에 박살이 나 버리고 말았다. 실제로 변한건 없는데 명색이 G20 의장국 체면에 영토가 포격을 당하고 민간인까지 죽어 나가는 판에 응징조차 제대로 못할 판이다.
문득 깨어나보니 씨바.. 우린 전쟁터에서 살고 있는 거였어..
맞다. 우린 전쟁터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였다.
서울에서 판문점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까? 서북방 62km에 판문점이 있으니 한마디로 졸라 가깝다. 무슨 자체 추진장치와 유도장치가 달린 미사일 같은거 말고, 말 그대로 대포, 포탄 넣고 빵~ 하고 쏘는 대포로도 북한은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을 말 그대로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170mm 장사정포 사정거리가 최대 54km 라니까 조금 모자를래나? 그러면 240mm 방사포들이 있단 말이다.
12km 바깥에서 연평도를 그렇게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듯이, 언제든지 누군가가 결심만 하면, 우리의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날아오는 포탄을 어떻게 막을껴..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우린 아무 생각없이 살아오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기사, 맨날 치고박고 싸우는 텔아비브 같은 도시에서도 사람은 살고 있다. 그렇지만, 진짜 안전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의 이러한 무신경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코앞의 위험이야 그렇다치고, 우리나라가 위치한 동북아 정세는 어떤가?
미, 중, 러, 일.. 세계에서 방귀깨나 뀐다는 나라들이 이 콩알만한 남북한 주변에 몽땅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우리, 참 무신경하고 대범하게 잘살고들 있다. 신기한 노릇이다. 원래 우리 민족이 좀 깡이 쎈가?
하여간..
우연한 기회에 2005년 정책기획과제라고 해서 참여정부때 작성,제출된 논문을 몇편 읽어 봤다.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역사적 패턴연구.. 뭐 이런 거창한 이름을 가진 글들인데, 그 내용에 우리 주변의 국제정세에 관해 잘 정리가 되어 있길래, 재미있게 읽었었고, 그 내용에 기반해서 이 험악한 땅에 살아가는 우리의 주변에서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대처를 해 가야 하는가에 대한 썰을 풀어보고 싶어졌다.
어차피 길고 지루한 내용, 장황하게 설명해 봐야 아무도 안 볼테니, 최대한 딴지스럽게 가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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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국제관계는 가치판단이 불필요한 관계이다.
내가 옆집사람하고 싸울때에는 그 관계에 분명히 가치판단이 들어간다. 어떤 행동이 잘못이고, 어떤 행동이 상받을 행동인지 구분이 간다는 소리다. 심하게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사회의 룰, 즉 법으로 딴지가 들어온다. 옆집 사람이 나를 팬다.. 그러면 난 경찰에 신고하면 되고, 그러면 경찰이 와서 옆집 사람 잡아간다.
그러나 국제관계에는 그런거 없다. 어떤 나라가 망나니 짓을 한다고 해도, 그 망나니 짓으로 인해 피해보는 국가가 아니라면, 나서질 않는다.
1950년에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을때, 무수히 많은 국가가 나서서 연합군을 만들고 남북한간의 전쟁에 참전을 했잖냐, 국제 사회에도 정의라는 게 있는 거라고.. 라는 생각을 하는 딴지스가 있다면, 최우수 순진맨 상이라도 줘야 할 판이다.
그건 당시 미국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질서에 편승해서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각국의 참여일 뿐인 것이다. 남한이 불쌍해서 도와준거 절대 아니다.
그러니, 북한이 망나니 짓 한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기 전에, 어떻게 저 망나니 손에서 콩떡이라도 한개 빼앗아 먹을까를 고민하는 편이 유리하다. 미국도 마찬가지고, 일본도 마찬가지. 어느하나 천사표도 없고, 악마표도 없는 법이다. 외국은 우리의 의사결정이 영향을 줄 수 없는 독자적인 환경변수로 간주해야 한다는 소리다.
결국, 그런 각국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우리의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타국의 정책에 대한 이해는 언제나 우리의 전략을 선택하고 수정하는 것의 근거자료로 필수적인 것이 될 뿐이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주변의 나라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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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보자. 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나라는, 우리랑 뗄래야 뗼 수가 없는 집단이다. 또라이중에 상또라이고, 지네 앞바다에서 훈련한다고 남의 영토에 대포를 갈기는 집단이다. 그건 그냥 우리 입장에서는 환경변수일 뿐이다. 나쁘다고 욕할 필요도 없다. 걔들은 원래 그런 넘들이니까.
실질적으로 남한의 군사력은 북을 압도한지 오래다. 북한의 수십배에 달하는 방위예산을 쓴지가 수십년이며,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이긴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문제는 그 상황 자체로 인해 양측이 겪게 될 피해가 너무 막대하니까 전면전은 절대 안된다는 것 뿐.
사실상 북한은 열세인 군사력, 바닥을 기는 경제력을 감추고, 자신들의 생존에 필요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게 북한의 핵무장 논리이고, 선군정치의 기본전략이다. 외교도 정상적인 전술이 아니라 맨날 치킨게임을 하려고 드는 소위 벼랑끝 전술이 채택되는 이유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북한은 이미 오래전에 망한 나라이다. 물론 자본주의적인 시각이 약간 섞여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식생활을 걱정하는 수준의 나라는 이미 국제 정세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기에는 자격미달인 것이다.
그러니 북한이라는 변수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딱 두가지.
하나는 북한이 자신들 특유의 전술을 부리면서 한반도 주변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국지도발(이번 연평도 사건같은)을 감행할 가능성. 그리고 또 하나는 그들이 내부적으로 붕괴하면서 주변정세에 미치게 될 파괴적인 영향력.
북한이 남한을 전면적으로 침공하거나 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몽땅 자살하려고 맘먹기 전에는 그런 짓을 할리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외교전략을 선택할 때에는 이런 미친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책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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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중요한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이 미국이라는 존재는 동북아 정세에서 빼먹을 수가 없는 나라인데, 근처에 있지도 않으면서 태평양이라는 큰 바다를 건너와서 대장노릇을 하려고 든다는 게 제일 큰 문제다. 아주 골치아픈 놈들이다.
미국이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동북아에서 행하고 있는 큰 전략은 한마디로 삼각동맹이다. 미-한-일 동맹을 말한다.
이 동맹은 군사-경제 양측에서 매우 강하게 결속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실질적으로 미군은 일본과 한국에 무척 많은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일본은 아예 미국의 방위전략에 의탁해서 그들의 우산속에 안주하면서 경제에만 신경을 쓰는 요시다 독트린을 유지하고 있다.
즉, 미국은 일본과 절대적인 동맹을 유지하면서, 한국을 아시아의 전진기지로 활용함으로써, 즉 이 삼각동맹을 유지함으로써, 동북아의 맹주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앞으로도 계속 그 위치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미국의 전략에 가장 큰 차질을 가져오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성장은 미국에게 있어 매우 큰 "미래의 위협"이며 미국의 동북아 전략을 이 위협에 대응하는 미국의 태도로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냉전시대의 미국이 가졌던 동북아의 군사전략에서는 "인계철선" 개념을 빼놓을 수가 없다. 즉, 남한에 미군 보병2사단을 주둔시키면서 이들을 최전방에 배치해 놓고, 북한이 침공하게 되면 미군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자동으로 한반도의 전쟁에 개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런 개념을 부비 트랩을 격발시키는 인계철선에 비유하면서 도입한 뒤, 동북아에서 소련과 중국의 세력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구조로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어 소련은 해체되고, 러시아는 막대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거 빼놓고는 어지간한 제3세계 국가보다 약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중국은 빠른 속도로 자본화 되어 가고 있으며 미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 되어 버렸다. 미국이 동북아 군사전략에서 인계철선 개념을 폐기해 버리고, 군사전환(Military Transformation)이네 해외주둔미군 재배치(GPR)네 하는 전략을 채택한 이유가 바로 이런 변화때문이라는 얘기다.
이 군사전략의 변화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하자면, 냉전시절에 분쟁예상 지역에 미군을 다수 주둔시키던 전략에서 완전히 벗어나, 몇몇 주요 거점에 신속한 기동이 가능한 기동타격대 성격의 미군을 유지하고, 유사시 분쟁 발생 지점으로 날아가서 개입하는 식으로 미군을 재편성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 재배치 계획에 의하면, 미국 워싱턴에 있던 미 1군단 사령부를 아예 일본의 자마로 옮기고, 그곳을 거점으로 중국을 포위할 수 있는 기동전단을 구성해 놓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사실상 일본의 헌법부터 뜯어 고쳐야 된다는 문제점도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미 보병 제2사단이 남한에 주둔할 필요도 없어져 버린다. 그냥 얘들도 일본으로 옮겨서 재편하고, 한반도에 무슨 일이 터지면 날아와서 해결하면 된다는 거다.
이로 인한 여파가 바로 한반도에서 한미연합군이 수십년간 만들어오던 작계 5027이 의미를 잃어가고, 유사시 일본에서 출동한 미군들이 북한으로 치고 들어가는 5029계획이 물위로 떠오르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 유사시라는 것은, 한반도에서 생길 가능성이 제일 높은 일인데, 바로 북한 정권의 붕괴, 소요사태 발발, 이런 것들이 된다.
즉, 미국도 북한이 전면적인 남침을 하거나 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는 것이다. 또 막상 그래봐야, 일본에서 날아와 북한 본토를 쳐버리면 되니까.. 수비하고 역공격 하고 뭐 이런것에는 관심이 없어져 버린거다.
이런 식으로 군사력을 재편하고 전세계적으로 미군을 재배치하는 작업은 이미 시작된지 오래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바탕으로 하는 미국의 전체 전략이다. 냉전시대의 양극체제에서 미국혼자 세계를 관리하는 단극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며, 클린턴 시절, 이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면, 부시로 이어지면서 이 입지를 관리하게 되는, 뭐 그런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동북아 전략은 미-한-일 동맹을 좀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실상 미국은 남한과 일본사이에도 군사동맹을 맺길 원하고 있는 것이고, 그 동맹체제가 이제는 유일한 걱정거리인 테러의 위협에 같이 대응하는 걸로 발전하길 바란다는 얘기가 된다.
이게 완성되면 최소한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고 압박할 수 있는 전체 그림중의 반 이상을 완성하게 된다.
미국은 우리에게 이걸 바라고 있다는 얘기다.
니들.. 우리하고만 놀아야 된다...이런거지.
(참고로 이런 미국의 전략은 클린턴에서 부시정권으로 크게 바뀌지 않고 유지되어 왔다. 그리고 오바마가 이런 해외 전략을 수정했다는 소리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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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어떨까?
잠깐 나왔지만 일본은 패전국가로 미국의 요구에 절대적으로 순응하면서 경제력을 키워온 나라다. 일본의 헌법 자체가 실질적으로 미국이 만들어준 거다. 쪽팔린줄도 모르는 쪽발이들..
일본은 사실상 미국의 우산 아래에서 경제개발에만 전념하자는 요시다 독트린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이룩했고, 요즘에야 장기불황에 쩔쩔 매지만 그래도 세계 2위의 경제국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일본이 가장 걱정해왔던 러시아와의 문제들도 소련이 붕괴되면서 일정정도 사라져 버렸고, 오히려 중국이 더 빠른 속도로 경제력이 성장하면서 일본을 위협하고 있게 된다. 정치적으로도 조어도 문제 같은 걸로 일본은 사사건건 중국과 대립하는 구도를 가져가고 있다.
이 와중에 일본은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이 미-일간 동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일본은 미국이 채택한 향후 전략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함께 가려고 할텐데, 여기에 문제가 되는 나라가 또 바로 남한이다.
남한과 일본은 양국의 국민 정서상 군사동맹을 맺기는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거기다가 남한 바로 위에 북한도 있다. 일본은 북한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무척 과민하게 반응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그 대부분은 엄살에 가깝고, 단지 미국이 원하는 국제전략을 돕기 위해 과장된 반응을 하는 것으로 보는 편이 정확할 수도 있다.
미군의 GPR에 대해서도 일본은 매우 협조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단지, 지나치게 강력한 미군이 주둔하게 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으며, 벵골에서 일본에 이르는 거대한 포위망 대신, 그저 필리핀에서 일본에 이르는 반정도의 포위망을 담당하게 하는게 어떠냐고 제안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주둔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세력이 꽤 있고, 중국을 효율적으로 견제할 수단을 잘 찾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일본의 독자적인 재무장을 원하는 세력까지 있는 등, 복잡한 내부 사정을 안고 있기도 하다.
하여간에 당분간은 일본이 (최소한 군사적인 면에서는) 미국의 따까리 역할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 힘을 빌려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자고 미국을 졸라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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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이 붕괴하기 전이라면, 소련에 대해서 미국만큼의 비중으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소련은 붕괴했고, 러시아는 2류 국가로 전락했다. 그러니 지금은 사실상 중국에 가려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러시아는 지금 동북아 정세에 의미있는 정책이나 전략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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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또 전혀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 중에서, 잠재적으로 가장 강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거기다가 역사적으로도 남북한 합친 조선과 중국은 무척이나 오랜 애증의 세월을 함께 보낸 전력이 있다.
그런 중국이 이제는 냉전시대와는 또 다른 동북아 전략을 구상하고 나서고 있는 판이 되어 버렸다.
현재 중국이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경제발전에 지장이 없는 주변환경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중국은 매우 많은 것을 관대하게(?) 양보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역할, 기득권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리고 그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미-한-일 동맹을 인정하고, 그 세력과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역할을 자신들이 하길 바라고 있다.
미국이 자신들에게 도를 넘는 압박을 가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고 있으며, 미국이 장기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포위망을 형성하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면서, 굳이 미일동맹을 더 강화할 필요는 없지 않겠냐는 제스춰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동북아 진흥계획 같은 것을 이유로 북한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도, 남한과도 엄청난 규모의 무역을 하고 있고, 더 늘이려고 한다. 만약 우리가 미-한-일 삼각동맹에서 벗어나 중국과 더 밀접한 군사동맹을 맺고자 한다면 중국은 그거 역시 매우 의미있는 선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의 잠재적인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하면서, 강온 양면의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지속적인 협력을 얘기하면서도 군사적으로는 대규모로 중국을 포위하는 포위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결코 중국이 자신들의 위치를 위협하는 새로운 양극체제의 한 축으로 등장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냥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단극질서에 중국도 관리대상으로 포함되길 원하는것 뿐이다.
결국 중국은 장기적으로 미국과 다양한 형태의 대립을 하게 될 것이며, 이 대립은 동북아 정세에 있어서 가장 큰 위협으로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여간에 얘들은 진짜 무서운 애들이다. 얘들이 자기들 돈 벌려고 하는 거지만, 그래도 동북아 정세를 안정시키길 원한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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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우리는 어떤 전술을 선택해야 하냐는 얘기다.
군사적인 면에서는, 미국의 GPR을 저지할 도리는 없다. 미국이 자국의 해외 주둔부대를 재편하겠다는데, 우리만 빼달라고 우긴다고 걔들이 들어줄리도 없다. 몇년 정도 연기는 가능하겠지.
결국 주한미군은 단계적으로 감축되다가 호주 처럼 아주 소규모의 인력만 남기고 전면 철수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한국에게 삼각동맹의 일원으로 역할을 해 주기를 요구할 것이다. 물론 지금도 하고는 있지만 림팩 같은데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라고 그럴 것이고, 또 무슨 일 생기면 우리보고 파병하라고 조를 것이다.
뭐 무기도 사라고 그럴 것이고, 이래저래 동네 골목대장으로 이런저런 상납을 요구해 오겠지.
사실상 주한미군이 완전 철수한다고 해서 별 문제는 안생긴다. 일본 자마에 있는 미군 제1군단 소속 기동타격대나, 제7함대 소속 항공모함 전단등이 뻑하면 동해에 와서 어슬렁 거리고 있을 테니, 어쩌면 주한미군 있을 때 보다 미군 구경을 더 많이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이 요구하는 형태로 삼각동맹이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끊임없이 일본과의 군사동맹 의제가 제기될 것이다. 또한 삼각동맹의 일원으로써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완전 편입되는 것은 정치적으로 또 국내 사정상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만약에 이 삼각동맹이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과 대립이라도 하게 된다면, 역시나 또 한반도는 두개의 세력이 충돌하는 한 중간에 서게 되고, 우리는 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 일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 삼각동맹에 우리가 참여하는 순간 북한과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이고, 국지 도발은 더욱 더 빈번해질 것이다. 우리가 자력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호전시킨다고 해 봐야, 별다른 성과를 내기도 힘든 상황이 오게 된다. 통일은 물건너 가게 된다고 봐도 된다.
그렇다고 해서, 해양 지향적 삼각동맹을 때려치우고 중국 중심의 대륙지향적 동맹에 참여하는 것도 정답은 될 수 없다.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급속도로 호전시키면서 군사동맹의 형태로까지 발전시킨다면, 절대 미국 중심의 삼각동맹을 동시에 유지할 수는 없다. 한쪽은 깨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미국은 미일동맹으로 자신들의 우산을 한정시킬 것이고,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중국과의 동맹이 강화되면 북한과의 관계 역시 호전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통일의 길은 더 멀어질 수도 있다. 중국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우리가 경쟁하는 형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큰 과정에서 보자면, 중국이 예상과 달리 미국의 압박과 견제에 눌려 경제적인 성공에 제동이 걸려 버릴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국제 경제 질서에서 망하는 배에 올라탄 꼴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북한하고 나란히 사이좋게 앉아서 옥수수죽이나 퍼먹고 있게 되는 거다.
결국 이것도 정답이 아니다.
그래서 나온게 바로, 노무현의 동북아 균형자론이 된다는 얘기다.
중국, 미국과 일본의 동맹, 이 양 세력간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동북아의 균형추 역할을 우리가 담당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조절해 나가는 것을 채택했던 것이다.
현실적으로 수십년간 이어오던 미-한-일 삼각동맹을 파기하는 것도 바보짓이며,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미국의 요구대로 그 삼각동맹에 매몰되어 일본과 손잡고 미국 따까리 노릇 하는 것도 (꼴사납고 가오 빠지는 꼬락서니이면서도) 미래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 다는 것이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더우기 지금 당장 얼마전까지만 해도 적국이었던 중국하고 손잡고 미국을 열받게 하는 것은 미친 짓일 수도 있다.
그러니 그 중간에서 양다리 외교를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는 것이, 이럴 때 북한을 어쩔거냐는 얘기가 된다. 거대한 두 세력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데 바로 옆에 밥 굶으면서 뻑하면 삥뜯으려고 뎀비는 동생이 있다면 그건 곤란한 일이다.
그래서 북한과의 직접적인 우호관계 증진이 필수적인 얘기가 되는 것이고, 이는 민족의 정서에도 맞고 당위성도 있는 통일로 가는 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동북아 균형자론에 북한이 호응해 준다면, 더욱 일은 잘 풀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제공하는 것보다 높은 차원의 경제협력을 제공해 주고, 북한은 외교적인 측면에서 남한의 줄타기를 지원해 주고, 이런 식으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이 있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했었던 거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생각이 깊었던 사람이다.
동북아 균형자론에서 이 균형자라는 단어가 주변국들에게 불쾌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기도 했지만 그런건 대충 넘어가자.
최근에도 인터넷에 회자되고 있지만 노무현이 밀덕 소리 들어가면서까지 첨단무기를 대량으로 도입하고자 했던 배경에는 이런 전략적 필요성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자처하려면 최소한 일본과는 대등한 수준에서 큰소리 칠 수 있는 군사력이 필요했던 거고, 그런 배경에서 군사제도를 개비하고, 한정된 예산으로 효율적인 방위력 증강을 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냥 북한이 개기면 패줄려고 세종대왕함 같은거 건조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노무현의 이런 전략을 반대했던 사람들의.. 실제 속내는 무서웠던 거다. 오십년간 모시고 살던 미국형의 심기를 거슬리는 것이 될까봐 두려웠던 거고, 미국의 꼬붕짓에 절어버려 감히 그분의 호통을 듣게 될 것을 두려워 했던거고, 기왕에 구차하지만 편하게 잘 먹고 살았는데 뭘 바꿔~ 하면서 밥그릇 걱정했던거고,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이 세계 최강의 군사,경제대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따위는 미국횽이 알아서 밟아 주시겠지~ 하고 기대했던거고...
그러나 이런 거대한 전략 따위는 난데없이 설치류가 이 땅을 지배하게 되면서 뿌리부터 뽑혀 다 사라져 버렸다.
부족한 예산에서도 학자들에게 돈 주고, 연구시켜 정책기획과제 같은거 해 가면서 동북아의 국제정세에 관한 논문을 작성시키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 같은 폼나는 일도 다 없어져 버렸다.
난 이정부에서 동북아 전략은 커녕, 대북관계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학술연구가 진행된다는 소릴 들어본 적이없다. 물론 내가 모를 수도 있는 거겠지.
그러나, 평통자문위원회 같은데를 통해서 나오는 소리조차, 이 정권은 대북 정책의 핵심이 그냥 기둘리는거, 무조건 기둘리는거, 북한이 망할때까지 기둘리는거, 그거 말고는 없다~ 이런 소리가 나오는 판이다. 걔들이 어떤 넘들인데 망하면 혼자 죽겠냐..같이 죽자고 머리풀고 뎀비겠지.
미국의 해외주둔군 재배치 전략에 대해 우리의 선택을 놓고 고민했다는 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냥 큰형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뭘 고민해~ 이러고 있는거 맞잖아. 살살 빌면서, 사람들이 무서워 하니까 전시 작전통제권 같은건 형님이 몇년 더 가져 주세요~ 이러고 빌기나 하지.
미-한-일 삼각동맹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 나갈건지, 미국이 우리에게 왜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맺으라는 소릴 자꾸 하는지, 중국은 왜 자꾸 일본을 집적거리고, 중국은 왜 미국의 함대가 훈련하는데 자꾸 기분나쁘다고 툴툴거리는지.. 이런거 연구하고 대응하며 전략을 수립한다는 소릴 들어본 적도 없고, 그런 모습을 보지도 못했다.
그저 한다는게, 4대강이 완성되고 나면 다들 좋아할거라는..
진짜 무슨, 대통령 자리가 자기 캐리어 쌓는 자린줄 알고, 각국의 정상들 불러다가 밥주고 술주고 사진찍기 바쁘고, 이건 도대체 뭐하는 넘인지 진짜 모르겠다.
그런 넘이니까, 그런 넘이 방위비 예산이나 삭감해 가면서, 맨날 공사판이나 벌리고 있는 걸 아니까, 북한이 맘놓고 대포질을 하는거다. 뭐 어차피 남한 정권도 대포폰만 쓰잖아. 같은 대폰데 뭐.
우리 영토가 포격을 당해 민간인이 죽었는데, 그러고 벌써 2박3일이 넘어가는데, 조갑제할배 말 마따나 국민앞에 나와 상황 설명 한번 안하는 넘이 우리나라 대통령이다.
그나마 각료중에 몇안되는 군필출신 국방장관이나 짜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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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글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한반도의 전면전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쓰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건 너무 단순한 질문이다.
사실상 한반도에서 전면전 발생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만에 하나 , 즉 0.01% 의 확률로 다들 광우병 걸려 미쳐서 전쟁이 터지는 순간 우린 모두 좆된다. 그 상황이 오면 그냥 아프지 않게 죽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북한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벌일 능력도 없고, 기회도 잃었다. 이제는 불가능하다.
전면전이 개시되는 순간, 우리가 CNN으로 봤던 이라크 상황이 재연된다. 5029가 즉각 발동될 거고, 미군 제7함대가 바로 출동할거고, 미국은 기회는 이 때다 하면서 한반도 전역에 재래식 무기 재고 쌓인거 왕창 쏟아 부을 거다. 최강의 아메리칸 마린들은 영변에 뛰어들어가서 이라크 때와는 다르게 즉각 WMD를 다 찾아내서 폐기할거고 북한 정권은 붕괴된다.
중국의 개입? 아직 중국은 미국에 상대해서 미국의 전격적인 작전을 중지시킬 만큼 크질 못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맹비난 해봐야 북한이 먼저 벌인 전쟁이라 중국의 목소리는 공허하게 울려퍼지기만 하게 될 거다.
그리고 한반도에 살던 우리들은 그냥 순간적으로 죽던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딱 오십년 정도로 과거로 퇴행하게 된다.
이런 현실을 북한이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전면전이 안 벌어진다는 얘기다.
지금처럼 우리가 동북아 전략상 상상 가능한 최악의 개판을 치고 있으면, 국지도발은 심심찮게 벌어질 거 같다. 그리고 우리는 맨날 벙커에 숨어서 가죽잠바 입고 거들먹 거리는 대통령을 보고 한탄하면서 살게 될 거 같다.
최소한 다음 대통령은 동북아 정세에 관한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 정책이 아니라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만이라도 확인해 보고 선거를 해야 된다는 소리다.
박근혜는 이런 방면, 동북아 전략이나 삼각동맹, 중국의 미래에 대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의 수첩에는 뭐라고 써 있을까?
도대체 알 수가 있어야지...
http://www.ddanzi.com/ddanzi/section/club.php?slid=board&bno=51373
한반도 상황에 파묻혀 있다 보면, 우리는 우리 현실을 제대로 실감하기 어렵다. 당연하지.. 그 안에서 먹고 싸면서 살고 있는데..
그래도 뭐 별 신경안쓰고 걱정없이 사는거 같던데, 그마저도 한순간에 박살이 나 버리고 말았다. 실제로 변한건 없는데 명색이 G20 의장국 체면에 영토가 포격을 당하고 민간인까지 죽어 나가는 판에 응징조차 제대로 못할 판이다.
문득 깨어나보니 씨바.. 우린 전쟁터에서 살고 있는 거였어..
맞다. 우린 전쟁터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였다.
서울에서 판문점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까? 서북방 62km에 판문점이 있으니 한마디로 졸라 가깝다. 무슨 자체 추진장치와 유도장치가 달린 미사일 같은거 말고, 말 그대로 대포, 포탄 넣고 빵~ 하고 쏘는 대포로도 북한은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을 말 그대로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170mm 장사정포 사정거리가 최대 54km 라니까 조금 모자를래나? 그러면 240mm 방사포들이 있단 말이다.
12km 바깥에서 연평도를 그렇게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듯이, 언제든지 누군가가 결심만 하면, 우리의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날아오는 포탄을 어떻게 막을껴..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우린 아무 생각없이 살아오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기사, 맨날 치고박고 싸우는 텔아비브 같은 도시에서도 사람은 살고 있다. 그렇지만, 진짜 안전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의 이러한 무신경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코앞의 위험이야 그렇다치고, 우리나라가 위치한 동북아 정세는 어떤가?
미, 중, 러, 일.. 세계에서 방귀깨나 뀐다는 나라들이 이 콩알만한 남북한 주변에 몽땅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우리, 참 무신경하고 대범하게 잘살고들 있다. 신기한 노릇이다. 원래 우리 민족이 좀 깡이 쎈가?
하여간..
우연한 기회에 2005년 정책기획과제라고 해서 참여정부때 작성,제출된 논문을 몇편 읽어 봤다.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역사적 패턴연구.. 뭐 이런 거창한 이름을 가진 글들인데, 그 내용에 우리 주변의 국제정세에 관해 잘 정리가 되어 있길래, 재미있게 읽었었고, 그 내용에 기반해서 이 험악한 땅에 살아가는 우리의 주변에서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대처를 해 가야 하는가에 대한 썰을 풀어보고 싶어졌다.
어차피 길고 지루한 내용, 장황하게 설명해 봐야 아무도 안 볼테니, 최대한 딴지스럽게 가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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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국제관계는 가치판단이 불필요한 관계이다.
내가 옆집사람하고 싸울때에는 그 관계에 분명히 가치판단이 들어간다. 어떤 행동이 잘못이고, 어떤 행동이 상받을 행동인지 구분이 간다는 소리다. 심하게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사회의 룰, 즉 법으로 딴지가 들어온다. 옆집 사람이 나를 팬다.. 그러면 난 경찰에 신고하면 되고, 그러면 경찰이 와서 옆집 사람 잡아간다.
그러나 국제관계에는 그런거 없다. 어떤 나라가 망나니 짓을 한다고 해도, 그 망나니 짓으로 인해 피해보는 국가가 아니라면, 나서질 않는다.
1950년에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을때, 무수히 많은 국가가 나서서 연합군을 만들고 남북한간의 전쟁에 참전을 했잖냐, 국제 사회에도 정의라는 게 있는 거라고.. 라는 생각을 하는 딴지스가 있다면, 최우수 순진맨 상이라도 줘야 할 판이다.
그건 당시 미국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질서에 편승해서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각국의 참여일 뿐인 것이다. 남한이 불쌍해서 도와준거 절대 아니다.
그러니, 북한이 망나니 짓 한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기 전에, 어떻게 저 망나니 손에서 콩떡이라도 한개 빼앗아 먹을까를 고민하는 편이 유리하다. 미국도 마찬가지고, 일본도 마찬가지. 어느하나 천사표도 없고, 악마표도 없는 법이다. 외국은 우리의 의사결정이 영향을 줄 수 없는 독자적인 환경변수로 간주해야 한다는 소리다.
결국, 그런 각국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우리의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타국의 정책에 대한 이해는 언제나 우리의 전략을 선택하고 수정하는 것의 근거자료로 필수적인 것이 될 뿐이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주변의 나라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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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보자. 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나라는, 우리랑 뗄래야 뗼 수가 없는 집단이다. 또라이중에 상또라이고, 지네 앞바다에서 훈련한다고 남의 영토에 대포를 갈기는 집단이다. 그건 그냥 우리 입장에서는 환경변수일 뿐이다. 나쁘다고 욕할 필요도 없다. 걔들은 원래 그런 넘들이니까.
실질적으로 남한의 군사력은 북을 압도한지 오래다. 북한의 수십배에 달하는 방위예산을 쓴지가 수십년이며,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이긴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문제는 그 상황 자체로 인해 양측이 겪게 될 피해가 너무 막대하니까 전면전은 절대 안된다는 것 뿐.
사실상 북한은 열세인 군사력, 바닥을 기는 경제력을 감추고, 자신들의 생존에 필요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게 북한의 핵무장 논리이고, 선군정치의 기본전략이다. 외교도 정상적인 전술이 아니라 맨날 치킨게임을 하려고 드는 소위 벼랑끝 전술이 채택되는 이유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북한은 이미 오래전에 망한 나라이다. 물론 자본주의적인 시각이 약간 섞여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식생활을 걱정하는 수준의 나라는 이미 국제 정세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기에는 자격미달인 것이다.
그러니 북한이라는 변수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딱 두가지.
하나는 북한이 자신들 특유의 전술을 부리면서 한반도 주변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국지도발(이번 연평도 사건같은)을 감행할 가능성. 그리고 또 하나는 그들이 내부적으로 붕괴하면서 주변정세에 미치게 될 파괴적인 영향력.
북한이 남한을 전면적으로 침공하거나 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몽땅 자살하려고 맘먹기 전에는 그런 짓을 할리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외교전략을 선택할 때에는 이런 미친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책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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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중요한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이 미국이라는 존재는 동북아 정세에서 빼먹을 수가 없는 나라인데, 근처에 있지도 않으면서 태평양이라는 큰 바다를 건너와서 대장노릇을 하려고 든다는 게 제일 큰 문제다. 아주 골치아픈 놈들이다.
미국이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동북아에서 행하고 있는 큰 전략은 한마디로 삼각동맹이다. 미-한-일 동맹을 말한다.
이 동맹은 군사-경제 양측에서 매우 강하게 결속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실질적으로 미군은 일본과 한국에 무척 많은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일본은 아예 미국의 방위전략에 의탁해서 그들의 우산속에 안주하면서 경제에만 신경을 쓰는 요시다 독트린을 유지하고 있다.
즉, 미국은 일본과 절대적인 동맹을 유지하면서, 한국을 아시아의 전진기지로 활용함으로써, 즉 이 삼각동맹을 유지함으로써, 동북아의 맹주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앞으로도 계속 그 위치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미국의 전략에 가장 큰 차질을 가져오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성장은 미국에게 있어 매우 큰 "미래의 위협"이며 미국의 동북아 전략을 이 위협에 대응하는 미국의 태도로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냉전시대의 미국이 가졌던 동북아의 군사전략에서는 "인계철선" 개념을 빼놓을 수가 없다. 즉, 남한에 미군 보병2사단을 주둔시키면서 이들을 최전방에 배치해 놓고, 북한이 침공하게 되면 미군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자동으로 한반도의 전쟁에 개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런 개념을 부비 트랩을 격발시키는 인계철선에 비유하면서 도입한 뒤, 동북아에서 소련과 중국의 세력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구조로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어 소련은 해체되고, 러시아는 막대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거 빼놓고는 어지간한 제3세계 국가보다 약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중국은 빠른 속도로 자본화 되어 가고 있으며 미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 되어 버렸다. 미국이 동북아 군사전략에서 인계철선 개념을 폐기해 버리고, 군사전환(Military Transformation)이네 해외주둔미군 재배치(GPR)네 하는 전략을 채택한 이유가 바로 이런 변화때문이라는 얘기다.
이 군사전략의 변화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하자면, 냉전시절에 분쟁예상 지역에 미군을 다수 주둔시키던 전략에서 완전히 벗어나, 몇몇 주요 거점에 신속한 기동이 가능한 기동타격대 성격의 미군을 유지하고, 유사시 분쟁 발생 지점으로 날아가서 개입하는 식으로 미군을 재편성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 재배치 계획에 의하면, 미국 워싱턴에 있던 미 1군단 사령부를 아예 일본의 자마로 옮기고, 그곳을 거점으로 중국을 포위할 수 있는 기동전단을 구성해 놓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사실상 일본의 헌법부터 뜯어 고쳐야 된다는 문제점도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미 보병 제2사단이 남한에 주둔할 필요도 없어져 버린다. 그냥 얘들도 일본으로 옮겨서 재편하고, 한반도에 무슨 일이 터지면 날아와서 해결하면 된다는 거다.
이로 인한 여파가 바로 한반도에서 한미연합군이 수십년간 만들어오던 작계 5027이 의미를 잃어가고, 유사시 일본에서 출동한 미군들이 북한으로 치고 들어가는 5029계획이 물위로 떠오르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 유사시라는 것은, 한반도에서 생길 가능성이 제일 높은 일인데, 바로 북한 정권의 붕괴, 소요사태 발발, 이런 것들이 된다.
즉, 미국도 북한이 전면적인 남침을 하거나 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는 것이다. 또 막상 그래봐야, 일본에서 날아와 북한 본토를 쳐버리면 되니까.. 수비하고 역공격 하고 뭐 이런것에는 관심이 없어져 버린거다.
이런 식으로 군사력을 재편하고 전세계적으로 미군을 재배치하는 작업은 이미 시작된지 오래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바탕으로 하는 미국의 전체 전략이다. 냉전시대의 양극체제에서 미국혼자 세계를 관리하는 단극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며, 클린턴 시절, 이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면, 부시로 이어지면서 이 입지를 관리하게 되는, 뭐 그런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동북아 전략은 미-한-일 동맹을 좀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실상 미국은 남한과 일본사이에도 군사동맹을 맺길 원하고 있는 것이고, 그 동맹체제가 이제는 유일한 걱정거리인 테러의 위협에 같이 대응하는 걸로 발전하길 바란다는 얘기가 된다.
이게 완성되면 최소한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고 압박할 수 있는 전체 그림중의 반 이상을 완성하게 된다.
미국은 우리에게 이걸 바라고 있다는 얘기다.
니들.. 우리하고만 놀아야 된다...이런거지.
(참고로 이런 미국의 전략은 클린턴에서 부시정권으로 크게 바뀌지 않고 유지되어 왔다. 그리고 오바마가 이런 해외 전략을 수정했다는 소리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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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어떨까?
잠깐 나왔지만 일본은 패전국가로 미국의 요구에 절대적으로 순응하면서 경제력을 키워온 나라다. 일본의 헌법 자체가 실질적으로 미국이 만들어준 거다. 쪽팔린줄도 모르는 쪽발이들..
일본은 사실상 미국의 우산 아래에서 경제개발에만 전념하자는 요시다 독트린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이룩했고, 요즘에야 장기불황에 쩔쩔 매지만 그래도 세계 2위의 경제국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일본이 가장 걱정해왔던 러시아와의 문제들도 소련이 붕괴되면서 일정정도 사라져 버렸고, 오히려 중국이 더 빠른 속도로 경제력이 성장하면서 일본을 위협하고 있게 된다. 정치적으로도 조어도 문제 같은 걸로 일본은 사사건건 중국과 대립하는 구도를 가져가고 있다.
이 와중에 일본은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이 미-일간 동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일본은 미국이 채택한 향후 전략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함께 가려고 할텐데, 여기에 문제가 되는 나라가 또 바로 남한이다.
남한과 일본은 양국의 국민 정서상 군사동맹을 맺기는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거기다가 남한 바로 위에 북한도 있다. 일본은 북한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무척 과민하게 반응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그 대부분은 엄살에 가깝고, 단지 미국이 원하는 국제전략을 돕기 위해 과장된 반응을 하는 것으로 보는 편이 정확할 수도 있다.
미군의 GPR에 대해서도 일본은 매우 협조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단지, 지나치게 강력한 미군이 주둔하게 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으며, 벵골에서 일본에 이르는 거대한 포위망 대신, 그저 필리핀에서 일본에 이르는 반정도의 포위망을 담당하게 하는게 어떠냐고 제안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주둔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세력이 꽤 있고, 중국을 효율적으로 견제할 수단을 잘 찾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일본의 독자적인 재무장을 원하는 세력까지 있는 등, 복잡한 내부 사정을 안고 있기도 하다.
하여간에 당분간은 일본이 (최소한 군사적인 면에서는) 미국의 따까리 역할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 힘을 빌려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자고 미국을 졸라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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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이 붕괴하기 전이라면, 소련에 대해서 미국만큼의 비중으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소련은 붕괴했고, 러시아는 2류 국가로 전락했다. 그러니 지금은 사실상 중국에 가려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러시아는 지금 동북아 정세에 의미있는 정책이나 전략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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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또 전혀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 중에서, 잠재적으로 가장 강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거기다가 역사적으로도 남북한 합친 조선과 중국은 무척이나 오랜 애증의 세월을 함께 보낸 전력이 있다.
그런 중국이 이제는 냉전시대와는 또 다른 동북아 전략을 구상하고 나서고 있는 판이 되어 버렸다.
현재 중국이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경제발전에 지장이 없는 주변환경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중국은 매우 많은 것을 관대하게(?) 양보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역할, 기득권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리고 그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미-한-일 동맹을 인정하고, 그 세력과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역할을 자신들이 하길 바라고 있다.
미국이 자신들에게 도를 넘는 압박을 가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고 있으며, 미국이 장기적으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포위망을 형성하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면서, 굳이 미일동맹을 더 강화할 필요는 없지 않겠냐는 제스춰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동북아 진흥계획 같은 것을 이유로 북한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도, 남한과도 엄청난 규모의 무역을 하고 있고, 더 늘이려고 한다. 만약 우리가 미-한-일 삼각동맹에서 벗어나 중국과 더 밀접한 군사동맹을 맺고자 한다면 중국은 그거 역시 매우 의미있는 선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의 잠재적인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하면서, 강온 양면의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지속적인 협력을 얘기하면서도 군사적으로는 대규모로 중국을 포위하는 포위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결코 중국이 자신들의 위치를 위협하는 새로운 양극체제의 한 축으로 등장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냥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단극질서에 중국도 관리대상으로 포함되길 원하는것 뿐이다.
결국 중국은 장기적으로 미국과 다양한 형태의 대립을 하게 될 것이며, 이 대립은 동북아 정세에 있어서 가장 큰 위협으로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여간에 얘들은 진짜 무서운 애들이다. 얘들이 자기들 돈 벌려고 하는 거지만, 그래도 동북아 정세를 안정시키길 원한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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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우리는 어떤 전술을 선택해야 하냐는 얘기다.
군사적인 면에서는, 미국의 GPR을 저지할 도리는 없다. 미국이 자국의 해외 주둔부대를 재편하겠다는데, 우리만 빼달라고 우긴다고 걔들이 들어줄리도 없다. 몇년 정도 연기는 가능하겠지.
결국 주한미군은 단계적으로 감축되다가 호주 처럼 아주 소규모의 인력만 남기고 전면 철수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한국에게 삼각동맹의 일원으로 역할을 해 주기를 요구할 것이다. 물론 지금도 하고는 있지만 림팩 같은데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라고 그럴 것이고, 또 무슨 일 생기면 우리보고 파병하라고 조를 것이다.
뭐 무기도 사라고 그럴 것이고, 이래저래 동네 골목대장으로 이런저런 상납을 요구해 오겠지.
사실상 주한미군이 완전 철수한다고 해서 별 문제는 안생긴다. 일본 자마에 있는 미군 제1군단 소속 기동타격대나, 제7함대 소속 항공모함 전단등이 뻑하면 동해에 와서 어슬렁 거리고 있을 테니, 어쩌면 주한미군 있을 때 보다 미군 구경을 더 많이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이 요구하는 형태로 삼각동맹이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끊임없이 일본과의 군사동맹 의제가 제기될 것이다. 또한 삼각동맹의 일원으로써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완전 편입되는 것은 정치적으로 또 국내 사정상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만약에 이 삼각동맹이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과 대립이라도 하게 된다면, 역시나 또 한반도는 두개의 세력이 충돌하는 한 중간에 서게 되고, 우리는 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 일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 삼각동맹에 우리가 참여하는 순간 북한과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이고, 국지 도발은 더욱 더 빈번해질 것이다. 우리가 자력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호전시킨다고 해 봐야, 별다른 성과를 내기도 힘든 상황이 오게 된다. 통일은 물건너 가게 된다고 봐도 된다.
그렇다고 해서, 해양 지향적 삼각동맹을 때려치우고 중국 중심의 대륙지향적 동맹에 참여하는 것도 정답은 될 수 없다.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급속도로 호전시키면서 군사동맹의 형태로까지 발전시킨다면, 절대 미국 중심의 삼각동맹을 동시에 유지할 수는 없다. 한쪽은 깨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미국은 미일동맹으로 자신들의 우산을 한정시킬 것이고,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중국과의 동맹이 강화되면 북한과의 관계 역시 호전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통일의 길은 더 멀어질 수도 있다. 중국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우리가 경쟁하는 형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큰 과정에서 보자면, 중국이 예상과 달리 미국의 압박과 견제에 눌려 경제적인 성공에 제동이 걸려 버릴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국제 경제 질서에서 망하는 배에 올라탄 꼴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북한하고 나란히 사이좋게 앉아서 옥수수죽이나 퍼먹고 있게 되는 거다.
결국 이것도 정답이 아니다.
그래서 나온게 바로, 노무현의 동북아 균형자론이 된다는 얘기다.
중국, 미국과 일본의 동맹, 이 양 세력간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동북아의 균형추 역할을 우리가 담당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조절해 나가는 것을 채택했던 것이다.
현실적으로 수십년간 이어오던 미-한-일 삼각동맹을 파기하는 것도 바보짓이며,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미국의 요구대로 그 삼각동맹에 매몰되어 일본과 손잡고 미국 따까리 노릇 하는 것도 (꼴사납고 가오 빠지는 꼬락서니이면서도) 미래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 다는 것이 노무현과 참여정부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더우기 지금 당장 얼마전까지만 해도 적국이었던 중국하고 손잡고 미국을 열받게 하는 것은 미친 짓일 수도 있다.
그러니 그 중간에서 양다리 외교를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는 것이, 이럴 때 북한을 어쩔거냐는 얘기가 된다. 거대한 두 세력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데 바로 옆에 밥 굶으면서 뻑하면 삥뜯으려고 뎀비는 동생이 있다면 그건 곤란한 일이다.
그래서 북한과의 직접적인 우호관계 증진이 필수적인 얘기가 되는 것이고, 이는 민족의 정서에도 맞고 당위성도 있는 통일로 가는 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동북아 균형자론에 북한이 호응해 준다면, 더욱 일은 잘 풀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제공하는 것보다 높은 차원의 경제협력을 제공해 주고, 북한은 외교적인 측면에서 남한의 줄타기를 지원해 주고, 이런 식으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이 있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했었던 거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생각이 깊었던 사람이다.
동북아 균형자론에서 이 균형자라는 단어가 주변국들에게 불쾌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기도 했지만 그런건 대충 넘어가자.
최근에도 인터넷에 회자되고 있지만 노무현이 밀덕 소리 들어가면서까지 첨단무기를 대량으로 도입하고자 했던 배경에는 이런 전략적 필요성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자처하려면 최소한 일본과는 대등한 수준에서 큰소리 칠 수 있는 군사력이 필요했던 거고, 그런 배경에서 군사제도를 개비하고, 한정된 예산으로 효율적인 방위력 증강을 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냥 북한이 개기면 패줄려고 세종대왕함 같은거 건조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노무현의 이런 전략을 반대했던 사람들의.. 실제 속내는 무서웠던 거다. 오십년간 모시고 살던 미국형의 심기를 거슬리는 것이 될까봐 두려웠던 거고, 미국의 꼬붕짓에 절어버려 감히 그분의 호통을 듣게 될 것을 두려워 했던거고, 기왕에 구차하지만 편하게 잘 먹고 살았는데 뭘 바꿔~ 하면서 밥그릇 걱정했던거고,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이 세계 최강의 군사,경제대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따위는 미국횽이 알아서 밟아 주시겠지~ 하고 기대했던거고...
그러나 이런 거대한 전략 따위는 난데없이 설치류가 이 땅을 지배하게 되면서 뿌리부터 뽑혀 다 사라져 버렸다.
부족한 예산에서도 학자들에게 돈 주고, 연구시켜 정책기획과제 같은거 해 가면서 동북아의 국제정세에 관한 논문을 작성시키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 같은 폼나는 일도 다 없어져 버렸다.
난 이정부에서 동북아 전략은 커녕, 대북관계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학술연구가 진행된다는 소릴 들어본 적이없다. 물론 내가 모를 수도 있는 거겠지.
그러나, 평통자문위원회 같은데를 통해서 나오는 소리조차, 이 정권은 대북 정책의 핵심이 그냥 기둘리는거, 무조건 기둘리는거, 북한이 망할때까지 기둘리는거, 그거 말고는 없다~ 이런 소리가 나오는 판이다. 걔들이 어떤 넘들인데 망하면 혼자 죽겠냐..같이 죽자고 머리풀고 뎀비겠지.
미국의 해외주둔군 재배치 전략에 대해 우리의 선택을 놓고 고민했다는 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냥 큰형님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뭘 고민해~ 이러고 있는거 맞잖아. 살살 빌면서, 사람들이 무서워 하니까 전시 작전통제권 같은건 형님이 몇년 더 가져 주세요~ 이러고 빌기나 하지.
미-한-일 삼각동맹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 나갈건지, 미국이 우리에게 왜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맺으라는 소릴 자꾸 하는지, 중국은 왜 자꾸 일본을 집적거리고, 중국은 왜 미국의 함대가 훈련하는데 자꾸 기분나쁘다고 툴툴거리는지.. 이런거 연구하고 대응하며 전략을 수립한다는 소릴 들어본 적도 없고, 그런 모습을 보지도 못했다.
그저 한다는게, 4대강이 완성되고 나면 다들 좋아할거라는..
진짜 무슨, 대통령 자리가 자기 캐리어 쌓는 자린줄 알고, 각국의 정상들 불러다가 밥주고 술주고 사진찍기 바쁘고, 이건 도대체 뭐하는 넘인지 진짜 모르겠다.
그런 넘이니까, 그런 넘이 방위비 예산이나 삭감해 가면서, 맨날 공사판이나 벌리고 있는 걸 아니까, 북한이 맘놓고 대포질을 하는거다. 뭐 어차피 남한 정권도 대포폰만 쓰잖아. 같은 대폰데 뭐.
우리 영토가 포격을 당해 민간인이 죽었는데, 그러고 벌써 2박3일이 넘어가는데, 조갑제할배 말 마따나 국민앞에 나와 상황 설명 한번 안하는 넘이 우리나라 대통령이다.
그나마 각료중에 몇안되는 군필출신 국방장관이나 짜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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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글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한반도의 전면전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쓰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건 너무 단순한 질문이다.
사실상 한반도에서 전면전 발생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만에 하나 , 즉 0.01% 의 확률로 다들 광우병 걸려 미쳐서 전쟁이 터지는 순간 우린 모두 좆된다. 그 상황이 오면 그냥 아프지 않게 죽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북한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벌일 능력도 없고, 기회도 잃었다. 이제는 불가능하다.
전면전이 개시되는 순간, 우리가 CNN으로 봤던 이라크 상황이 재연된다. 5029가 즉각 발동될 거고, 미군 제7함대가 바로 출동할거고, 미국은 기회는 이 때다 하면서 한반도 전역에 재래식 무기 재고 쌓인거 왕창 쏟아 부을 거다. 최강의 아메리칸 마린들은 영변에 뛰어들어가서 이라크 때와는 다르게 즉각 WMD를 다 찾아내서 폐기할거고 북한 정권은 붕괴된다.
중국의 개입? 아직 중국은 미국에 상대해서 미국의 전격적인 작전을 중지시킬 만큼 크질 못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맹비난 해봐야 북한이 먼저 벌인 전쟁이라 중국의 목소리는 공허하게 울려퍼지기만 하게 될 거다.
그리고 한반도에 살던 우리들은 그냥 순간적으로 죽던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딱 오십년 정도로 과거로 퇴행하게 된다.
이런 현실을 북한이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전면전이 안 벌어진다는 얘기다.
지금처럼 우리가 동북아 전략상 상상 가능한 최악의 개판을 치고 있으면, 국지도발은 심심찮게 벌어질 거 같다. 그리고 우리는 맨날 벙커에 숨어서 가죽잠바 입고 거들먹 거리는 대통령을 보고 한탄하면서 살게 될 거 같다.
최소한 다음 대통령은 동북아 정세에 관한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 정책이 아니라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만이라도 확인해 보고 선거를 해야 된다는 소리다.
박근혜는 이런 방면, 동북아 전략이나 삼각동맹, 중국의 미래에 대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의 수첩에는 뭐라고 써 있을까?
도대체 알 수가 있어야지...
http://www.ddanzi.com/ddanzi/section/club.php?slid=board&bno=51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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