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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up
 
새벽부터 비가 온다.
아니
밤부터 비가 왔다.


아니

어제
의
어제
의
어제부터 비가 왔다.

징글벨 소리에 장단이라도 맞추듯
징글징글 내리는
징그러운 비.


이렇게 꿀꿀한 날엔

다 좋지만

특히 오늘은
자장면이 먹고 싶다.

전화다.


빨리 나오라고.

맞다 자장면.

오늘 모임장소는 중화요리집.
.
.
.
.
.

어떤 모임이든

일찍 오셔서 기다리시는 분 계시고

꼭 어떤 놈
늦게 오는 놈 한 놈
꼭 있게 마련.
놈 치고
안 해도 될 변명
묻지도 않았는데 늘어 놓고.

난 또

듣기 싫어 환장함에
귀를 틀어 막고.

무튼

다들 모여
그동안
디지지 않고 만나게 됨을
천만다행이라며
승리의 악수들을 나누는데
.
.
.
.
쓰촨요리
와
장쑤요리
와
산둥요리

를

망라한

각양각색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난자,

난자완쓰
샥스핀
깐풍기
팔보채
마파두부
류산슬
고추잡채
탕수육
라조기
양장피

에

자장면까지

와

중국의 국빈주인

마오타이
와
죽엽청주
와
우랑예

등의

고량주들로
타는 뫼가지를 적시고.

올 한 해

살아내느라
억지로 살아내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니
수고 많았냐니

내년도
억지로 살아 보자고
살아 내자고
버텨 보자고

악담들을 풀어 놓으며

식당 다른 손님들이
있거나 말거나

ㅎㅎㅎㅎ
ㅋㅋㅋㅋ

최대한

교양과
양심과
예절과

병풍을 치고 노닥거리다
.
.
.
.
.
어떤 모임이든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고

꼭
꼭 어떤 놈은 꼭
바빠서 먼저 가야 된다는 놈 있듯
예외는 있을 수 없이
가는 놈 가고

.
.
.
.
.
2차로 노래방
.
.
.
.
.
어떤 모임이든

노래 잘 하시는 분들는 차례를 기다리시고

꼭
어떤 놈은 꼭
돼지 멱따는 목소리로
먼저 마이크를 잡고
2절까지
꽤액 꽤액
돼지 멱을 따는 놈 있듯
예외는 있을 수 없이
돼지 멱 따는 놈 있고
.
.
.
.
.
늙은이들 답지 않게

소녀시대니
빅뱅이니
비니
테이니
휘성이니
버즈니

의 노래들만 부르고.

내

충청도 아줌마

한 곡 부르다

쪼다같은게 분위기 조진다고

음료캔
맥주캔

날라와

쌍판때기 미주가리 씨빠빠 되고

도

즐거운 시간

끝날 즈음,
.
.
.
.
.

복어

놀란 복어
배때지 부풀리듯

평소에도 뽈록,

오늘은

먹거리 앞에서 정신 못 차리고 먹더니

평소보다 더 뽈록,

한 배를

힘들었는지
앞 테이블에 떡하니 걸치곤
한 마디 인사말씀하시는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워기쓰마.

내년에도

우리 죽지말고
쭈욱,
쭈욱,
쭈욱 만나

즐겁고 행복하자고.

연말이라고
연시라고
클스마스라고

사과 한 상자씩
곶감 한 상자씩
찻잔 한 세트씩
공구세트 한 세트씩
전기요 한 장씩

돌려

받고 보니

차 가득이다.
.
.
.
.
.
어떤 모임이든

선물 받으시고 감사를 연발하시는 분 계시고

꼭
어떤놈은 꼭
선물 남은 것 없나 기웃거리는 놈 있듯
예외는 있을 수 없이
기웃거리는 놈 있고.

(누구라곤 차마)
.
.
.
.
즐겁고
행복한 시간

좀

쭈욱
살리고 살려 볼려고

야시시한 눈빛으로
마눌을 바라보는데

삐리리리~~~~

조빼이치게
어렵사리

살리고 살려 놓은 거
홀딱 쪼그라 들어

마눌

홱 삐쳐 돌아 자빠져 잔다.
.
.
.
.
.
쓰바

지덜이 언제부터 나랑 친했다고

결정적일 때
아주 결정적일 때

잘 들어갔냐니
고생 많았냐니
수고 했냐니

전화질이야
전화질이.

에이쒸,

눈치 졸라 없는 색휘들.
.
.
.
.
이래저래

성황리에

쎄븐업을 마치고.....


http://www.seattlejo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