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기 한나라' 당황, "어어,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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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서민 예산' 비난 폭발, 안상수 등 서로 책임 떠넘기기
지난 8일 내년도 예산을 날치기 처리후 "이것이 정의다!"라고 환호했던 한나라당이 채 하루도 안지나 각계의 비난이 빗발치자 '예비비 편성'까지 거론하는 등 크게 당황해하는 모습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날치기 통과시킨 내년도 예산안은 뚜껑을 열어본 결과, 한나라당 한 의원도 개탄하며 표현했듯 "개판"이었다.
결식아동 지원비를 전액 삭감해 국민적 분노를 자초하는가 하면, 영유아 예방접종비도 모두 삭감해 젊은 부모들을 격분케 했다. 불교계는 정부여당이 개신교 압력에 굴복해 템플스테이 예산이 깎였다며 대정부투쟁을 선언했고, 각 지방은 지방대로 여당이 약속했던 지역예산이 사라졌다며 정부여당을 성토하고 나섰다.
반면에 '형님 예산' 등 정권실세들의 지역구 예산은 무더기로 늘어난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 형 이상득 의원 지역구에 정부안보다 늘어난 1천여억원만 있어도, 앞의 불만들은 발생하지 않았을 내용들이었다.
국민적 분노가 일자, 날치기를 주도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조차 자당 의원들을 질타하는 코미디같은 진풍경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안상수 대표는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불교계가 대정부투쟁을 선언하자 "일종의 약속과도 같았는데 지켜지지 않아 당 입장이 곤란하다"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좌파 주지' 발언으로 불교계에게 혼쭐이 났던 악몽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안 대표는 더 나아가 1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템플스테이 예산삭감과 관련, "당은 예산안에 반영하라고 했는데 기획재정부가 깎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책임을 정부에게 떠넘긴 뒤 "진상조사를 지시했으며 문책 대상이 있다면 문책할 것이다. 기재부가 깎았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날치기에 동참했던 비주류들도 뒤늦게 지도부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나섰다. 한나라당이 날치기 처리후 9일 소집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던 홍준표, 정두언, 서병수 등 3명의 최고위원은 "기분이 좀 그렇지 않느냐"(홍준표), "회의에서 험한 소리 할 것 같아 안갔다"(정두언), "좀 더 명분을 쌓았더라면 좋았을 것"(서병수)이라는 등의 푸념을 늘어놓았다.
지방들의 불만도 잇따라 폭발하고 있다. 예산안 통과뒤 대구 <매일신문>의 톱 제목은 "대구 섭섭, 경북 흡족"이었다. 대구는 전년도보다 500억원이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경북은 3천억원이나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형님 예산'만 급증한 데 대한 노골적 불만 토로였다.
정부여당이 수차례에 걸쳐 약속했던 춘천~속초 고속화철도 예산이 한푼도 반영되지 않자 강원도도 격분했다. 이 지역의 한기호(철원-화천-양구-인제) 한나라당 의원은 이에 홍준표 최고위원에게서 “13일에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춘천~속초 고속화철도의 기본설계비 30억원을 예비비에서라도 빼서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며 성난 지역민심을 진정시키느라 부심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날치기 후폭풍이 확산되자 "이러다간 다음 총선은 치루나마나"라는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으며, "예비비를 쓰든지 추경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사태를 진정시켜야 한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편법을 동원해 봤자 한번 등돌린 민심이 되돌아올지는 의문이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친서민"을 부르짖어왔다. 당 지도부도 그렇고, 비주류도 그랬으며 소장파도 그랬다. 그러나 이들은 날치기 과정에 일사불란했다. 날치기하는 예산에 무슨 문제점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청와대 버튼에 작동 잘하는 '거수기'였을 뿐이다.
과연 이들이 앞으로도 "친서민"을 외칠 수 있을지, 지켜볼 뿐이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69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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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도님의 댓글
그러고도 작성일그러고도 올린 월급은 잘 챙겨먹는 국개의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