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층 더 심각해진 '폭풍예보'
페이지 정보
본문
[분석] 한층 더 심각해진 '폭풍예보'
[민족통신 편집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중국의 전략적 의도를 오독, 오판한 미국
2. 대만을 독립국가로 승인하려는 미국의 계략
3. 중미관계의 폭풍을 예보하는 전쟁준비태세
4. 바이든의 한국-일본 순방과 미국의 양방향 적대정책
1. 중국의 전략적 의도를 오독, 오판한 미국
2022년 3월 1일 중미관계를 더욱 악화시킨 사건이 일어났다. 조 바이든(Joseph R. Biden Jr.) 미국 대통령이 파견한 군사대표단이 대만에 도착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파견한 군사대표단은 합참의장 출신 마익 물런(Michael G. Mullen), 국방차관 출신 미셸 플러노이(Michèle A. Flournoy), 국가안보부보좌관 출신 미간 오썰리번(Meghan O'Sullivan),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출신 마이클 그린(Michael J. Green)으로 구성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을 대만에 파견한 목적은, 대만 국방부장 추궈정(邱國正)을 만나 대만군의 비대칭전투능력(asymmetrical warfare capability)을 증강시키는 군사문제를 논의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만군의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시키는 문제는 미국 군사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하기 훨씬 전에 이미 대만 국방부가 검토했다. 2021년 3월 18일 대만 국방부는 ‘2021년 국방4개년 총검토보고서’라는 제목의 군사전략문서를 대만 입법원에 제출했는데, 그 문서에 대만군의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시키는 문제가 담겼다. 문서에 따르면, 대만군이 중국인민해방군과 전면전을 벌이는 경우 대만군은 대만 근해를 방어하고, 대만 해안에 상륙하려는 중국인민해방군을 저지, 격퇴하기 위해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할 것인데, 무인전술작전기, 재래식 잠수함, 초음속순항미사일, 해안방어미사일 등을 자체로 개발하거나 미국에서 수입하여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하겠다는 것이다.
원래 비대칭전투능력은 아군만 가졌고, 적군은 갖지 못한 특유한 전투능력을 말하는데, 대만군이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하기 위해 자체로 개발하거나 미국에서 수입하려는 무인전술작전기, 재래식 잠수함, 초음속순항미사일, 해안방어미사일은 중국인민해방군도 가졌으므로 비대칭무기체계들이 아니다.
중국인민해방군은 대만군이 자체로 개발하거나 미국에서 수입하려는 무인전술작전기, 재래식 잠수함, 초음속순항미사일, 해안방어미사일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우수한 장거리무인전략작전기, 핵추진 잠수함, 극초음속미사일,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을 가졌다. 대만군이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하기 위해 제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중국인민해방군의 막강한 비대칭전투능력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대만군이 ‘국방4개년계획’을 다그쳐 실행하여 앞으로 4년 뒤에 그런 무기체계들을 실전배치해도 비대칭전투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며, 중국인민해방군의 압도적인 공격을 받고 완전격파를 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22년 3월 1일 대만을 방문한 미국 군사대표단이 대만군의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시켜주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아무런 묘책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묘책을 찾지 못해 머쓱해진 미국 군사대표단은 대만 국방부장에게 조기경보레이더를 설치해보라고 제안하는 것으로 자기 체면을 유지했다. 2022년 3월 9일 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대만을 방문한 미국 군사대표단은 대만 국방부장에게 조기경보레이더(early-warning radar)를 대만 남부에 설치하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런데 대만군은 미국에서 수입한 조기경보레이더를 이미 운용하고 있다. 미국이 14억 달러를 받고 대만에 팔아먹은 조기경보레이더는 대만 남부에 설치되었고, 2013년부터 9년째 돌아가고 있다. 당시 대만은 미국산 조기경보레이더를 하나 더 수입하려고 생각했으나, 14억 달러나 되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워, 결국 수입을 포기했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 군사대표단은 10년 전에 대만이 수입을 포기한 미국산 조기경보레이더를 하나 더 팔아먹으려는 속셈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미국의 견지에서 보면, 중국의 압도적인 공격력 앞에서 벌벌 떠는 대만은 미국산 무기를 많이 팔아먹을 수 있는 단골손님이다. 그래서 미국은 대만군의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시켜주겠다는 구실을 내걸고 값비싼 미국산 무기를 대만에 계속 팔아먹고 있다. 2022년 4월 26일 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장관은 연방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대만이 잠재적인 침공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모든 방어수단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기로 했다”고 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공격에 대비해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하려는 대만의 노력을 지원해주겠다”고 말했다. 비대칭전투능력을 증강하려는 대만의 노력을 지원해주겠다는 말은 군사적 무상지원을 주겠다는 뜻이 아니라 값비싼 미국산 무기를 팔아먹겠다는 뜻이다. 2022년 5월 7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의 군사공격에 대비해 비대칭전투능력에 적합한 무기들을 주문하라고 하면서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차이잉원(蔡英文) 종미우익정권은 값비싼 미국산 무기를 수입한다고 해서 대만군의 비대칭전투능력이 증강되는 것이 아닌데도, 미국의 무기판매전략을 추종하여 값비싼 미국산 무기를 계속 사들이고 있다. 종미우익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그처럼 사리분별력을 상실한 중증환자로 전락한다.
차이잉원 종미우익정권이 미국의 무기판매전략을 추종하여 미국산 무기를 많이 사들이는 것은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멍청한 짓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미국이 대만에 미국산 무기를 많이 팔아먹을수록 중국은 더욱 심한 자극을 받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2022년 3월 1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측 인사들이 대만독립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미국은 중국의 전략적 의도를 오독하고 오판했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이 대만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중미관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이 중국의 전략적 의도를 오독하고 오판했다고 비판했는데, 무슨 전략적 의도를 오독하고 오판했다는 뜻인가? 그것은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할지언정 대만지배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야욕을 드러내면서 중국을 계속 협박, 위협하면, 중국이 겁을 먹고 대만해방전쟁의지를 포기할 것으로 오독하고 오판했다는 뜻이다. 중국은 미국이 협박, 위협한다고 해서 자기의 핵심리익을 포기할 나라가 결코 아니며, 미국과 전쟁을 해서라도 대만을 기어이 해방하고 영토완정을 실현하려는 강렬한 의지가 충만한 나라다.
그러나 중국의 전략적 의지를 오독하고 오판한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비판과 경고를 한 쪽 귀로 듣고 다른 한 쪽 귀로 흘려버렸다. 더욱이 2022년 2월 24일 로씨야의 노보로씨야해방전쟁이 시작되자, 미국은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을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느꼈기 때문에 대만지배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야욕이 더욱 강해졌다.
2. 대만을 독립국가로 승인하려는 미국의 계략
중국의 견지에서 보면, 대만은 홍콩과 대비할 수 없는 "핵심리익(core interest)"이 걸려있는 지역이고, 미국의 견지에서 보면,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대비할 수 없는 "사활적 이익(vital interest)"이 걸려있는 지역이다. 만일 중국이 대만을 해방하고, 그로써 미국이 대만지배권을 상실하면, 미국의 태평양지배영역은 괌과 하와이로 물러나게 될 것이므로, 미국은 차라리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수 있어도 대만은 포기할 수 없다.
미국이 노보로씨야해방전쟁에 파병하지 않은 이유들 가운데서 결정적인 이유는 대만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만일 미국이 노보로씨야해방전쟁에 파병하여 로씨야와 전쟁을 벌이면, 미국의 침공무력은 유럽전선으로 집중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중국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만해방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중국의 그런 전략적 의도를 간파한 미국은 로씨야가 노보로씨야해방전쟁을 시작하자마자 중국의 군사동향을 더욱 면밀히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찾으려고 분주하게 돌아쳤다. 이를테면, 미국과 영국이 중국의 대만해방전쟁 발발위기를 통제하는 문제, 그리고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대비해 공동비상계획을 수립하는 문제를 은밀히 협의한 것이다. 2022년 5월 1일 영국 언론매체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로씨야의 노보로씨야해방전쟁이 일어난 때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은 2022년 3월 7일부터 8일까지 커트 캠벨(Kurt M. Campbell)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디아양-태평양정책조정관과 로라 로젠버거(Laura Rosenberger) 백악관 중국담당 국장이 데이빗 쿼리(David Quarrey) 영국 국가안보부보좌관을 비롯한 영국 정부 대표들과 만나 중국의 대만해방전쟁 발발위기를 통제하는 문제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대비한 공동비상계획을 논의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그 자리에서 영국은 미국이 대만문제를 놓고 중국과 충돌하여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영국이 미국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로씨야의 노보로씨야해방전쟁을 계기로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을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느낀 미국은 다급한 나머지 상황을 오판했다. 미국의 상황오판은 중국을 더욱 자극하는 위험천만한 도발행동을 유발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천만한 도발행동은 미국 연방하원의장이 일본과 대만을 순방하려고 시도한 것을 뜻한다. 그 내막은 다음과 같다.
2022년 4월 7일 미국 언론매체와 대만 언론매체가 각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Nancy P. Pelosi) 미국 연방하원의장은 4월 9일 일본을 공식 방문하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4월 10일 한국을 방문하려고 했다가, 생각을 바꿔 일본을 방문한 뒤에 대만을 방문하기로 순방계획을 변경했다고 한다. 미국의 견지에서 보면, 펠로시가 일본을 방문한 뒤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보다 대만을 방문하는 것이 더 시급하고 중대하였으므로 순방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펠로시 연방하원의장이 대만에 가서 미국의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 제정 43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려고 하였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국가권력서렬은 대통령, 부통령, 연방하원의장, 연방상원림시의장, 국무장관, 재무장관, 국방장관, 법무장관 순으로 정해졌으므로, 낸시 펠로시는 미국 국가권력서렬 3위에 오른 최고위급 인사다. 또한 미국의 ‘대만관계법’은 중국의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훼손하는 도발적인 내정간섭법이다. 또한 일본은 미국이 반중국적대정책을 수행하는 데서 앞잡이 노릇을 하는 중국의 적국이다.
낸시 펠로시의 일본-대만 순방계획이 발표되자, 중미관계에서 커다란 마찰음이 들려왔다. 중국은 펠로시의 일본-대만 순방계획을 단호히 반대하면서 미국에 ‘엄정교섭’을 제기하였고, 순방계획을 당장 취소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중국이 말하는 ‘엄정교섭’은 어떤 중대사안을 잘못 처리한 상대국에 외교경로를 통해 항의의사를 전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 국가권력서렬 3위에 오른 최고위급 인사가 일본을 방문하여 반중국적대정책을 논의하고, 곧바로 대만으로 가서 내정간섭법 제정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미국이 중미관계의 ‘금지선’을 넘어서는 것을 의미했다. 만일 미국의 ‘금지선’을 넘어서면, 중미관계는 무력충돌위험으로 걷잡을 수 없이 치닫게 될 판이었다.
그런데 그런 살얼음판에서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 펠로시 연방하원의장이 일본과 대만을 순방하기 위해 워싱턴을 출발하기 하루 전인 2022년 4월 7일, 연방하원의장 대변인은 펠로시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전에 펠로시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두 차례나 받았고, 추가접종까지 받았으며, 워싱턴을 출발하기 일주일 전에 받은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는데, 4월 7일에는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방하원의장 대변인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펠로시에게서 아무런 병리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펠로시 연방하원의장이 정말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일본-대만 순방을 갑자기 취소한 것인지 아니면 중국과 충돌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핑계를 대고 일본-대만 순방을 취소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순방계획을 전격적으로 취소함으로써 중국과 미국은 무력충돌위험을 또 한 차례 넘겼다.
그런데 펠로시 연방하원의장이 일본-대만 순방을 취소한 직후, 뜻밖의 사건이 또 일어났다. 미국 연방상원 외교위원장 로벗 메넨데즈(Robert Menendez)를 단장으로 하고, 연방상원의원들인 린지 그레이엄(Lindsey O. Graham), 리처드 버(Richard Burr), 로벗 포트먼(Robert Portman), 벤자민 쌔씨(Benjamin Sasse), 롸니 잭슨(Ronny Jackson)으로 구성된 연방상원 대표단이 2022년 4월 14일 대만을 전격적으로 방문한 것이다. 펠로시 연방하원의장의 대만방문이 취소되자, 연방상원 대표단이 사전에 아무런 예고도 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대만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집요한 반중국도발행동이었다. 특별기를 타고 대만에 도착한 미국 연방상원 대표단은 이튿날 중국 총통 차이잉원과 국방부장 추궈정을 각각 만나 미국의 반중국적대정책에 관해 밀담을 나눴다.
미국의 집요한 반중국도발행동을 본 중국은 노여움을 느꼈다. 2022년 4월 20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의 발언은 중국의 노여움을 대변한 것이었다. 그는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중국의 주권, 안보, 영토보전을 위해 대만을 수호할 것”이라고 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대만수복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미국이 대만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중미관계에 엄청난 악영향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이 따끔한 비판과 엄중한 경고를 주어도, 제국주의자들에게는 쇠귀에 경 읽기다. 2022년 5월 5일 미국 국무부가 ‘미국과 대만 양자관계에 관한 사실자료’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표하였는데, 그 문서에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이며, 미국은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서술한 부분이 삭제되었다. 이것은 미국이 대만의 분리독립지지정책을 더욱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은 대만을 독립국가로 승인하려는 음흉한 계략을 드러냈다. 2022년 5월 15일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기구에 국가자격으로 참가하려고 책동하는 대만을 지원해주는 법에 서명한 것이다. 그 법은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의결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참관국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을 미국이 지원하는 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5월 22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보건총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엔은 1972년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고, ‘중화민국’을 참칭하는 대만을 유엔에서 축출했는데, 그로써 대만은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축출되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오늘 미국은 중국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대만을 다시 세계보건기구에 끌어들이려고 비렬하게 책동했다. 하지만 미국의 책동은 중국의 반대에 걸려 좌초되었고, 대만은 세계보건총회 회의장에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3. 중미관계의 폭풍을 예보하는 전쟁준비태세
위에 서술한 사실을 종합해보면, 중미관계에서 대화와 협상의 여지는 완전히 사라졌고, 무력충돌위험만 남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중국과 미국이 각각 전쟁준비태세를 완성하려고 힘쓰고 있는 현실은 무력충돌의 불가피성과 임박성을 보여준다. 그러면 미국의 전쟁준비태세는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살펴보자.
1) 전쟁을 준비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미국은 중미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2020년 12월 6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의회는 2021회계년도 국방예산안에 ‘태평양억제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이라는 특별항목을 신설하고 거기에 22억 달러(2조4,000억원)를 배정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2021회계년도(fiscal year)는 2021년 4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기간이다.
2) 전쟁을 준비하려면 전쟁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미국은 중미전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2월 1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15명의 전쟁기획자들로 구성된 중국전담실무반을 구성했고, 2021년 6월까지 대중전쟁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하였다. 2022년 5월 현재 미국 국방부의 대중전쟁전략은 완성되었고, 실행하는 일만 남았다.
누구나 예상하는 것처럼, 미국이 대만을 ‘방어’해준다는 구실을 내걸고 중국의 압도적인 공격력에 맞서려면 해군력을 대거 동원해야 한다. 따라서 대중전쟁전략을 수립하는 데서 미국 국방부의 일차적 관심은 항모타격단을 중심으로 증강, 편성된 해군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동원하는가 하는 문제에 집중되었다. 예컨대 미국은 2022년 1월 말 제1항모타격단과 제5항모타격단을 남중국해에 동시에 출동시켜 중국공격을 연습했다.
2022년 5월 8일 미국 해군 제7함대 제5항모타격단 소속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일본 도꾜만에 나타났다. 원래 이 항공모함은 2021년 10월 요꼬스까해군기지에서 연례적인 정비를 받았는데, 이번에 정비를 마치고 출항하여 시험운항을 시작한 것이다. 정비후속시험운항을 마치면, 정비기간 동안 지상공군기지에 머물고 있었던 함재기들이 날아와 로널드 레이건호에 착함하고, 정비기간 동안 서로 떨어져 있던 순양함, 구축함, 보급함이 로널드 레이건호의 작전통제체계 안으로 다시 들어가 제5항모타격단이 재구성된다.
이처럼 제5항모타격단이 제자리로 돌아갔으니, 항모타격단을 동원하는 미국의 중국공격연습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은 뻔하다. 위에 서술한 사정을 보면, 2021년 6월 이후 미국은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을 억제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연간 22억 달러를 지출하면서 중미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이 그처럼 중미전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여 중국도 당연히 중미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면 중국의 전쟁대비태세는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살펴보자.
1) 중국은 대만해방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해군력을 비상히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항모타격단을 동원하여 중미전쟁을 도발하는 상황에 대비하여 중국도 항모전투단을 동원하여 미국의 항모타격단에 맞서싸우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연방상원 대표단이 대만에서 차이잉원과 추궈정을 각각 만나 미국의 대중국적대정책을 논의하고 있었던 2022년 4월 15일 중국인민해방군은 동중국해와 대만 인근 해역에서 폭격기, 전투기, 구축함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2022년 5월 3일부터 11일까지 8일 동안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주축으로 미사일구축함 2척, 미사일호위함 4척, 보급함 1척으로 편성된 중국인민해방군 항모전투단은 대만 인근 해역에서 전투기와 작전헬기를 이착함하는 훈련을 100회 이상 계속하면서 새로운 전법을 숙달했다.
중국은 대만 해안을 들이치는 상륙작전능력을 급속히 강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2021년 12월 중국은 075형 강습상륙함 하이난(海南)호를 대만에 가까운 동부전구에 전진배치했고, 2022년 4월 22일 075형 강습상륙함인 광시(廣西)호를 동부전구에 전진배치했다. 하이난호와 광시호는 각각 40,000t급 최신형 강습상륙함이다. 중국은 세 번째 075형 강습상륙함인 안후이(安徽)호를 2021년 1월 29일 진수했는데, 현재 시험운항하는 중이다. 중국이 세 번째로 건조한 강습상륙함의 시험운항을 마치고 대만에 가까운 동부전구에 강습상륙함 3척을 전진배치하면, 대만상륙작전능력이 완성된다.
2) 중국의 전쟁대비태세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미국이 갖지 못한 비대칭무기체계를 실전배치하는 것이다. 미국은 갖지 못했고, 중국만 가진 비대칭전투능력을 발휘해야 전쟁에서 미국을 제압할 수 있다. 중국이 보유한 비대칭무기체계는 다음과 같다.
2-1) 2022년 1월 1일 중국은 차세대 극초음속무기를 개발했다. 이 극초음속무기는 지상, 해상, 공중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모든 이동물체를 타격할 수 있는데, 미국은 적어도 2025년까지 그런 차세대 극초음속무기를 개발하지 못한다. 2022년 4월 21일 중국은 최신형 055형 구축함에서 사거리가 1,500km인 잉지(鷹擊)-21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대만군 전투함선은 이 극초음속미사일을 포착하지 못한다.
2-2) 2022년 5월 18일 중국은 세계 최초의 2,000t급 인공지능 무인수송선 주하이윈(珠海雲)을 진수했다. 중국은 원격조종으로 항해하는 주하이윈 인공지능 무인수송선이 비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전시에는 무인항공모함으로 용도가 변경되어 무인작전기 수 십 대를 싣고 대만 해안에 접근하여 대만군의 해안방어체계를 교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 2022년 1월 현재 중국은 감시정찰위성 262기와 위성항법위성 49기를 운용하고 있다. 중국이 운용하는 각종 위성은 530기나 된다. 중국의 위성들 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항모추적위성이다. 중국의 항모추적위성은 최신 인공지능기술을 사용하여 미국 항공모함의 항행위치를 파악하여 실시간으로 작전지휘부에 알려준다. 기존 감시정찰위성은 미국 항공모함의 항행위치를 추적하면서 촬영한 엄청난 양의 위성영상자료를 보내주기 때문에 작전지휘부가 위성영상자료를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려 항공모함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없었다. 2022년 5월 10일 중국 <화남조보(SCMP)> 보도에 따르면, 2021년 6월 17일 미국 해군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가 뉴욕 롱아일랜드 앞바다에서 해협통과훈련을 실시하였을 때, 중국의 항모추적위성이 그 항공모함의 항행위치를 파악하여 실시간으로 알려주었다고 한다. 항모추적위성을 가동하여 미국 항공모함의 항행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한 중국인민해방군이 사거리가 5,000km인 둥펑(東風)-26 항모타격미사일을 발사하면, 중국 해안에서 수 천 km 떨어진 서태평양의 미국령 웨이크섬(Wake Islands) 인근 해역에서 항해하는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
4. 바이든의 한국-일본 순방과 미국의 양방향 적대정책
중국과 미국이 각각 전쟁준비태세를 갖추고 무한대립상태에 있는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이른바 “자유롭고 개방된 인디아양-태평양지역”을 만들겠다고 하면서 2022년 5월 20일부터 24일까지 한국과 일본을 순방한다. 윤석열 종미우익정권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디아양-태평양지역”을 만들려는 미국의 제국주의지배체제에 대한 복종의사를 미국 대통령 앞에서 표명했다. 한국방문일정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5월 23일 현재 일본 도꾜에 있다. 그는 도꾜에서 아시아의 종미우익정권들을 긁어모아 새로운 반중국경제협력체인 인디아양-태평양경제구성체(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를 창설하고, 반중국안보회의기구인 쿼드(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정상회의를 진행한다.
원래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하지 않고 일본만 방문하여 인디아양-태평양경제구성체 창설과 쿼드 정상회의를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한국을 방문하지 않으면 한국을 인디아양-태평양경제구성체에 끌어들일 명분이 없으므로, 나중에 계획을 변경하여 한국방문을 일본방문의 종속변수로 끼워 넣어준 것이다. 윤석열 종미우익정권은 그런 줄도 모르고 미국 대통령이 사상 처음 한국을 먼저 방문하고 일본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면서 미국이 그만큼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느니 뭐니 하면서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미국은 미국 대통령의 한국방문을 일본방문의 종속변수로 끼워넣어주는 대가로 천문학적인 대미투자금을 상납받으면서, 중국으로 기울어지던 한국의 미래산업동력을 미국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중국에 종속되었던 한국 경제를 이탈시켜 자기에게 종속시키는 데 성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블링컨 국무장관이 아니라 지나 레이몬도(Gina M. Raimondo) 상무장관이 가장 중요한 수행간부로 동행하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였을 때는 블링컨 국무장관이 가장 중요한 수행간부로 동행했다. 레이몬드 상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둘째날인 2022년 5월 21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경제안보회담을 진행했고, ‘공급망 및 산업대화기구 설치에 관한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on the Establishment of the Supply Chain and Commercial Dialogue)’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는 중국으로 기울어지던 한국의 미래산업동력을 미국으로 돌려놓은 경제정책전향각서다. 1948년 이후 오늘까지 한국 경제의 대외종속역사를 훑어보면, 한국 경제의 실질적 지배자가 미국, 일본, 중국을 거쳐 이번에 미국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보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중국에 종속되었던 한국 경제를 이탈시켜 미국에 종속시키려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중국 경제권에서 이탈하여 미국 경제권으로 종속되어야, 윤석열 종미우익정권이 중국의 눈치를 더 이상 살피지 않고 미국의 반중국적대정책을 전면적으로 추종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은 미국의 양방향 적대정책을 한층 더 확대, 강화하려는 목적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말하는 양방향 적대정책이라는 것은 반조선적대정책과 반중국적대정책을 결합시킨 것이고, 기존 반중국군사동맹체(미일군사동맹체)와 새로운 반중국경제협력체(인디아양-태평양경제구성체)를 결합시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은 한국과 일본을 양방향 적대정책에 깊숙이 끌어들인 예속심화계기로 되었고, 윤석열 종미우익정권과 기시다 종미우익정권이 미국의 양방향 적대정책을 적극 추종하는 복속심화계기로 되었다.
조선의 견지에서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앞세워 반조선적대정책을 더욱 확대, 강화함으로써 무력충돌을 예고하는 징후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견지에서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앞세워 반중국적대정책을 더욱 확대, 강화함으로써 무력충돌을 예고하는 징후로 보인다.
조미전쟁과 중미전쟁은 로씨야-우크라이나전쟁과는 대비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폭풍을 몰아올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을 계기로 하여 ‘폭풍예보’는 한층 더 심각해졌다.
- 이전글[북] 세인이 놀라움속에 바라보는 조선의 방역대전 22.05.23
- 다음글장편소설 래일에 사는 사람들 26 22.05.2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