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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로부터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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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토니오
댓글 2건 조회 3,076회 작성일 11-01-0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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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알게된 그러니까 15년 이상 알고지내는 형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분들 부부로부터 연말 선물까지 받았는데 싸가지없게 후배주제에 전화까지 먼저하지 못했군요. 지금은 타주에 살고 계신데 그래서 얼굴 본지도 10년을 넘게 헤아리는데 전화를 서로하고 미주알고주알 인생과 미래 그리고 '우리'를 얘기하다보면 떨어져 지내는 애인처럼 살가우니 그 분은 분명 범상한 인간성의 최고봉임에 분명하겠지요.

서로가 서로의 지난간 인생사는 대충아니 둘의 대화는 '생략'을 언제나 전제합니다. 그 분이 그러시더군요. "1000억쯤 벌어서 정승처럼 쓰겠다"는 제 입버릇이 어쩌면 맞는 말일수 있겠다"구요.

저로 말하자면 불알 두쪽 달랑들고 여자친구인지 와이프인지도 헷갈리던 그 어리던 날 마누라와 결혼을 하고 이 악다물고 일만했지요. 그 옛날 민중가요에 "한 달에 130시간식 잔업을 하던"이란 노래가사가 있는데 저는 그 한 1.5배쯤은 잔업을 해가며 오로지 죽지않기위해 가족도 팽개치고 일만하던 지난 7년이였습니다. 그 순간 순간, 아무리 생각해도 이 엿같은 자본주의는 인간이 살만한 살아서는 안되는 체제라는 '깨닳음'의 연속이었지만 "개처럼 천억벌어 정승처럼 쓰겠다"는 공상 내지는 위로아닌 위로로 버텨오던 저였습니다. 아마도 저는 이 가능성없는 엿같은 체제 내 마음대로 하고싶은 '대안학교'를 만들고 싶었을 겁니다. 미래의 혁명투사를 유아원부터 박사급까지 마구마구 길러내는 그런 학교요.

그렇듯 가능성 없다고 봤던 내 대를 넘어가야 될 것 같다고 생각했던 '다른 세상'을 이제보니 자본주의의 황금기가 그들 스스로 '공산주의에 대한 승리'를 외치고 나서 20년이 안되어서 그 밑둥을 드러내는군요. 이 고난과 고통이 죄없는 노동자 민중의 희생을 담보로(누군가 말했죠, '위기는 가장 약한자를 먼저 공격한다'라구요) 역겨운 '회생'--그것도 그 다음의 파탄이 이미 내재해 있는 거지만--의 가엾은 노력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는 요즘이지만 솔직히 그 '역사'의 마주함이 싫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혼란스러운 제가 있습니다.

건사할 가족이 있고 매일매일 일터로 출근하는 '식구(?)'가 있는데 사장이 정신차리지 않으면 언제 문 닫을지 모르는 365일 논스탑 전쟁터 유통을 하는 보따리집 주인놈이 '혁명적' 몽상을 하면 한마디로 저만 손해인데요.....

그 형님께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말했습니다. "형 저라고 언제나 인생을 설계한대로 만들진 못해요"라구.

시애틀에 비가 오랫만에 내리니 미쳐가구 있나 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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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님의 댓글

멍~ 작성일

흐 흐 흐 ~~~
적당히 미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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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좀보소님의 댓글

날좀보소 작성일

자본주의의 종말이란 말씀에 동감이 갑니다. 그래도 비맞으며 열심히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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