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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by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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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갓더파워
댓글 3건 조회 3,504회 작성일 10-12-25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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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도종환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볕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밤이 깊어서야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
돌아오기가 무섭게 지쳐 쓰러지곤 하였다
모두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서 조금씩 사람의 냄새가
사라져가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
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
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
따뜻한 말 한마디
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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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갓더파워님의 댓글

유갓더파워 작성일

한해를 마쳐가는 즈음에...
.

사람이 만든 하루 24시간 1년 12달 365일인데...

그래도 뭔가...끝나고 또 새해에는 다시 시작하는 느낌...

여느날과 다름없는 같은 하루인데도...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마침이 되기도....시작이 되기도 하네요...
.
.
귀가길....지쳐있지만...
.
.
오늘 하지 못한 말에 후회를 남기지말고...
.
.
고맙다...사랑한다...미안하다...수고했다......말하고
..
.
.지친걸음이지만...발걸음까지 또 거기에 더하는 마음까지 무겁지는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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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님의 댓글

오유 작성일

쓰지 못 한 편지, 끝내 하지 못 한 말이 남지 않는 하루하루를 살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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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볕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하며
사람냄새가 사라지는 것도 모르고 살면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시간을 벌려는 것이
우리 사는 세상의 모습이겠지요.

그럴수록 오늘 써야 할 편지는
꼭 쓰면서 살아야지요.
참 인간이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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