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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미국경제, 이들은 어디서 해법을 찾으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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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3건 조회 3,870회 작성일 10-12-2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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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이 가까워지고, 곧 새해가 다가오겠지요. 벌써 다른 직장들은 크리스마스 휴가가 시작됐고, 또 학교들 역시 두 주간의 짧은 겨울방학에 들어갔기 때문인지, 아침 출근길은 무척 쾌적했습니다. 시속 80마일의 쾌속으로 I-5 고속도로를 달려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일터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이 비는 시애틀의 날씨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신호이기도 하지요. 지난번에 이곳에 큰 눈과 비를 뿌렸던 '하와이안 익스프레스'는 캘리포니아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 바람에 남가주가 물바다가 되고, 캘리포니아의 좀 높은 지역엔 엄청난 눈이 내렸다는 이야기가 다 들릴 정도입니다. 사실 LA 같은 곳은 정말 물 빠질 곳이 바다밖에 없기에, 한번 비가 크게 오면 심각한 수준이 됩니다. 거기에 항상 땅이 말라 있다가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 물기를 머금은 지반이 무너져내리는 일이 많아서 산사태의 위협도 크지요. 별 일 없이 지나가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나르는 소포의 양은 정말 꽤 됩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볼 때 두 배 가량 늘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이맘때를 앞두고 계속 나왔던 소매점의 카달로그, 우편통신 판매량은 많이 줄었습니다. 대략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하나는  우편 카달로그 대신 인터넷을 사용한 주문이 많이 늘었을 거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난해에 비해 가용자금들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사실 주택 가격의 이상 폭등, 그리고 이 거품의 갑작스런 붕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집이 가장 비쌀 때 투자했던 자금을 은행에 갚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연히 이것은 개인부도로 이어지고, 이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은행들도 타격을 입게 되자 대형 은행들도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이런 공황을 불러왔었습니다. 당연히 당시에 집은 초과공급량으로 인해 남아돌고 있었지만, 집값만큼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이상한 믿음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투자를 하게 만들었고, 그것은 결국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미국발 공황'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던 거죠. 그런 일이 생긴지 몇 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집값은 분명히 떨어졌습니다. 거품이 꺼진 것이지요. 그리고 모기지를 갚을 수 없어 집을 '내던진' 사람들은 조금씩 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의 늘어난 소포량엔 아마 이런 사연들이 감춰져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인들의 소비 패턴 자체가 바뀔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의 공황을 겪고 나서 미국인들의 모습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소비경제로 운용되는 미국경제의 모습을 볼 때, 아직 미국의 불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거시적인 지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미국민들에게 '직장'을 보장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합니다. 아무튼, 저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그저 감사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아무튼 미국의 경제 회복은 결국 미국 내의 일자리 증가에서만 찾을 수 있는데, 갑자기 미국에서 직장이 늘어나기란 어렵습니다. 아무튼 이곳에서 말하는 '전통 자본주의 체제'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약간의 사회주의적 제도들이 필요한데, 오바마 대통령은 최상위 부자들에게 더 세금을 걷자는 애초의 안을 꺾고 공화당과 전체 감세 2년 연장으로 타협을 봤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감세는 병아리 오줌처럼 사람들이 조금 더 '구매'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고, 실제로 도움을 주려면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근로 생산직의 많은 부분이 NAFTA (북미자유협정)에 의거해 멕시코로 나가 있거나 혹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건들이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이미 자유로운 신용카드 발행 이후 보게 된 돈 맛을 뒤로 하고 생산시설을 미국내로 다시 가져올 것인가 하는 것이고, 이런 상황을 볼 때 미국의 경제적 회복이 된다 하더라도 이미 몇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긴 분명히 글렀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이걸 해결하려고 들 텐데, 과연 이들이 '어떻게' 해결하려 할 지를 두고보는 것은 매우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들이 이라크 파병 인원과 아프간 파병 인원을 거둬들인다면 어떤 식으로 나오게 될지. 이들에게 국지전은 매우 구미 당기는 메뉴일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원래 극동 지역으로 파견되어야 하는데 지금 이라크로 모두 나가 있는 포트 루이스의 '스트라이커 기갑여단' 같은 것이 모두 이라크를 빠져나오는 순간, 평화는 찾아올까요? 천만에요. 그렇다면 이들의 다음 예봉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여러가지 생각들이 겹치는 세모입니다. 가뜩이나 살기도 빡빡한데.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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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갓더파워님의 댓글

유갓더파워 작성일

가뜩이나 살기도 빡빡한데....맞습니다...

예전 한해가 다르게 팍팍 성장하던 경제는..정말 다시 돌아오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제가 은퇴하기전에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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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갓더파워님의 댓글

유갓더파워 작성일

삶의 질은 향상되어야 한다는 막연히 머릿속에 박힌 ...논리는
.
.
정치 사회제도와...삶의 질은 나빠진다...라ㅡ는게 정설로...바뀌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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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K0206님의 댓글

ECK0206 작성일

서프라이즈에 올려진 권종상님의 본 글 잘 읽었습니다. 아무튼 여러모로 우려되는 시기입니다.
그래도 희망은 가져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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