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만원 청소 아줌마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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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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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좌파님의 댓글
c급좌파 작성일
아주 예전에 비정규직노동자를 잠깐 경험해 본적이 있습니다. 추석이 되었는데 정규직들에겐 15만원의 보너스와함께 선물을 돌리던데 비정규직들에게는 비누 한 장씩이 나오더군요. 물론 정규직/비정규직은 입는 옷도 달랐는데 웃긴것은 비정규직 유니폼엔 명찰이 없었지요.
그 때 그 회사는 영삼이한테 ,산업구조조정 우수기업>으로 표창장 받고 난리가 아니었지요. "한국 대기업중에 산업구조조정을 선구적으로 이룬 선진 기업"이라고 언론에서도 침이 마르게 칭찬했습니다. 물론 그 찬사의 와중에 어느날 아침 부서의 반이 없어지고 연구실 책상이 60%가 없어져 짐을싸야했던 노동자들의 아픔은 보도되지 않았지요. 그 며칠후 갑자기 공장을 청소하고 난리가 아니더군요. 저는 웬 사장쯤 오나 했는데 웃기지도 않게 노조위원장이 행차를 하시며 일일히 악수를 나누더군요. 모두들 수군거렸죠. "이제 조합장 마치면 부장자리하나 맡아 놨다구"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진보지성'을 표방하던 학생회가 당선되면서 학우들을 위해 쉼터를 만들겠다고 공약했죠. 그래서 학생회와 학교가 만든 작품이 청소하시는 일용직 노동자들 휴게실을 무참히 용도변경한거였습니다. 그 대 그 촌스런 연보라 유니폼을 제가 나중에 입게되리라고는 생각못했지만 속으로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 때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짐을쌓아야 했던 노동자들의 쓸쓸한 뒷모습과 휴게실이 없어져서 강의실 복도 벤취에서 가난한 점심을 드시던 청소노동자들의 모습이 눈에선합니다. 이제는 그 분들이 그 알량한 직장마저도 위태해지는군요.
제가 그때 "참 휘한한 직장"이라고 생각했던 그 모습이 오늘 남한사회 70%가까운 노동자가 처한 일반적 모습이라니 과연 '진보'란 무엇이고 지금껏 무엇을 진보해왔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