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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순두부 인기, 그리고 쓸데없는 김윤옥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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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4건 조회 3,192회 작성일 11-01-2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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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대표적 잡지인 '시애틀 메트로폴리탄' (www.seattlemet.com) 지 2011년 2월호는 아시안 식당에 대한 특집을 내 놓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거론된 한국 음식점은 3개인데, 이중 순두부집이 자세히 다뤄지는 것이 이색적입니다. 또 순두부와 관련해 특별 박스 기사도 내 놓았습니다. (관련기사 http://www.seattlemet.com/eat-and-drink/articles/best-asian-restaurants-seattle-korean-0211/

 

이 잡지가 뉴욕의 '뉴요커'같은 문화비평도 하고, 또 시애틀의 이색적인 면, 좀 색다른 문화도 많이 소개하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볼 때 젊은이들이 주로 보는 잡지이긴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순두부에 관한 기사들이 눈에 띄는 것은 좀 파격이긴 해 보입니다.

여기에 소개된 맛집들 중에서는 시애틀 한인들도 제대로 된 맛집이라 꼽는 곳들도 당연히 포함돼 있어서, 미국인들도 이제 조금씩 제대로 된 한국 음식에 길들여져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곳 시애틀이 미국 서해안의 도시여서, 남쪽의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혹은 바로 북쪽의 뱅쿠버에서 유입되는 한인들과 이들을 위한 한국 식당이 많다는 점은 인정하고 넘어가야 하지만, 그래도 주류 사회에서 한국 음식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이제 단순히 불고기, 갈비, 잡채 위주의 단순한 메뉴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 훌륭한 음식문화는 시간이 걸린다 해도 세계 어디서나 인정받게 마련입니다. 시애틀에서 요즘 가장 눈에 쉽게 뜨이는 아시안 음식이라면 월남국수, 그전엔 일본 음식인 '테리야끼'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또다른 일본 음식인 초밥과 사시미 같은 것도 이미 메인스트림 메뉴로 자리잡았습니다. 중국음식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즉, 어떻게 보면 요는 '정치력'이란 말과 일맥상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나라의 국제정치적 역량과 영향력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그 나라의 음식 문화도 점점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솔직히 제대로 된 '음식'이라 부르기 힘든(여기서 그런 줄 처음 알긴 했지만) 햄버거나 핫도그 같은 것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데는 그들의 자극적인 맛과 편안함이 있어서 그렇겠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국제적 영향력'이 없었다면 이정도까지 되진 않았을 터입니다.

 

느닷없는 시애틀에서의 '순두부의 약진'을 보며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조금 올라가긴 올라가나보다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순두부야말로 화끈한 우리의 맛을 제대로 모른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에겐 그저 '열나 뜨거운 음식'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니까요. 그러나 기사에서는 비교적 제대로 순두부에 대해 묘사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호기심 차원은 넘어섰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괜히 비싼 세금 들여서 '한식 국제화'니 뭐니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정말 우리나라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올라가기만 한다면, 아무리 세계화를 안 하려 해도 이런 식으로 우리식의 '정통 문화'로도 세계화가 된단 말입니다. 무슨 '치킨집'을 가지고 세계에 나간다 어쩌지 말고, 그 돈으로 우리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급식을 주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이고, 실제적으로 국제적인 위상을 키우는 것이 우리 음식을 널리 알리는 길입니다. 국격 말아먹지만 않아도 충분히 '알아서 이뤄질' 그런 일들이란 말입니다. 뉴욕에 한식당 지을 돈이 50억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세금 가지고 무상급식(이 말도 알고보면 참 위화감 조성하는 말입니다), 아니 보편적인 '의무급식'을 이루는 데 조금이라도 보태는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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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툰님의 댓글

폰툰 작성일

정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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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상님의 댓글의 댓글

권종상 작성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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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엘님의 댓글

제이엘 작성일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무상급식' 보다 '의무급식' 이라는 어휘가 마음에 더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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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상님의 댓글의 댓글

권종상 작성일

예... 그것은 '보편적'이어야 하는, 누구나 받는 것이 당연한 혜택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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