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정권' vs '비겁한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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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정부’ vs ‘비겁한 청와대’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권의 사회갈등 과제 해결방식 어떻게 다른가
“참여정부 대통령은 설거지 대통령입니다. 20년, 30년 묵은 과제들을 다 해결했습니다. 행정수도는 30년 묵은 과제이고, 용산기지 이전, 전시작전통제권, 국방개혁은 20년 묵은 과제이며, 방폐장 부지 선정, 장항공단은 18년 묵은 과제입니다. 사법개혁은 10년 이상 끌던 과제이고, 항만노무공급체계 개선은 백 년이 넘은 과제인데, 이것을 참여정부가 해결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2007년 6월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에서 한 말씀입니다. 노 대통령님 말 그대로 참여정부는 ‘설거지 정부’였습니다. 보수언론은 참여정부가 많은 사회갈등을 조장한 것처럼 호도했지만, 그 갈등 사안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정반대입니다. 십수 년 이상을 방치해왔던 골칫거리 과제들이었습니다.
노 대통령께서 언급한 것 외에도 새만금사업, 천성산․사패산 터널, 공공기관 이전, 노사관계 제도 선진화, 비정규직 입법, 부동산 보유세, 국세 투명화, 성매매특별법, 호주제 폐지, 언론개혁, 과거사 정리 등등.
이호철 전 청와대 상황실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전 정부에서) 돈 때문에, 표 때문에 묵혀둔 문제들이었는데, 막상 해결하자고 꺼내놓으니까 저항이 컸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었습니다. 과거 무소불위의 독재정권에서조차 끝내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도 많았습니다. 단 한 가지도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에서 하나씩 해결해나갔습니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참여정부의 미스터리”라고 역설적인 의미부여를 했습니다. 이병완 실장은 “모든 권력기관을 다 놓아버린, 어떻게 보면 가장 힘없는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치웠다”고 말합니다. 노 대통령께서는 2007년 제헌절에 즈음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힘은 물리적인 권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지지, 그 일의 정당성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4대 권력기관 다 손 놓아버리고, 비합법적인 권력수단은 일체 쓰지 않다 보니까 보기에 따라 아주 약한 정부가 됐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다른 정부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다 해결했지 않습니까? 결과적으로 매우 강한 정부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근 동남권 신공항, 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등과 관련해 이명박 정권에 대해 ‘비겁한 청와대’ ‘무책임한 청와대’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정부가 사회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4대강 사업 등 오직 청와대에서 관심 있는 사안들 이외에는 아예 국정운영에 대한 로드맵 자체가 없는 것 같다”는 뼈아픈 주장까지 나옵니다.
한 신문은 사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굳이 대통령이 나서지 않아도 될 일까지 나서서 시시콜콜히 지시하고 간섭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정작 청와대가 나서야 할 중요한 국가적 현안에서는 책임을 정부 부처에 떠넘기고 뒤로 쏙 빠져버린 셈이다. 무책임을 넘어서 비겁하기 짝이 없는 태도”라고 일갈했습니다.
참여정부가 사회갈등 사안 모두를 해결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께서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하신 말처럼 어렵다고 회피하거나 미루지 않았습니다. 소신과 뚝심, 그리고 치밀한 전략으로 정면 돌파하고, 책임을 다했습니다. 묻혀버리기 쉬운 일까지 찾아내서 처리를 한 것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참여정부가 각각 사회갈등 과제를 대면하는 서로 다른 자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생각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청와대에서 회의를 했을 때입니다. 정부에서 불법파업 부분에 대해서는 법대로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회의를 마무리하며, 노 대통령께서 무거운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오죽하면 그러겠습니까? 그분들의 어려움을 잘 살펴서 문제를 해결해주셨으면 합니다.”
2011년 02월 11일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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