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상괭이 새만금서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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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의 일종인 상괭이가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서 떼죽음당한 채 발견됐다. 새만금호가 얼어붙으면서 숨을 쉬지 못해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괭이는 한국 등 동북아시아를 주 서식지로 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8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하 시민조사단)과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등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전북 군산시 옥도면 새만금 가력배수갑문~신시배수갑문 방조제 안쪽에서 상괭이 사체가 잇달아 발견돼 새만금 사업단이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상괭이 사체는 설날인 지난 3일 처음 발견됐다. 새만금 사업단 측은 “그물에 걸렸거나 자갈밭에 흩어진 사체 10마리가 발견돼 7일 모두 수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조사단과 주민들은 상괭이 폐사 규모가 100마리를 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수거 작업에 참여한 한 어민은 “신시갑문을 중심으로 가력갑문까지 방조제를 따라 상괭이가 쭉 흩어져 있다. 4일 17마리, 7일 67마리, 8일에도 30마리 이상 수거했다”고 전했다. 7일과 8일에는 각각 어민 10명과 어선 5척, 어민 5명과 어선 2척이 동원됐다. 수거된 사체는 새만금 사업단 등에 의해 군산으로 옮겨져 소각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민이 수거한 상괭이 사체 새만금 앞바다에서 사체로 발견된 상괭이가 수거돼 배에 실려가고 있다. 새만금 어민 제공
상괭이의 사인(死因)은 익사로 추정된다. 상괭이는 폐로 호흡하는 포유류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 숨을 쉬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한파로 새만금호가 얼어붙으면서 상괭이가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해 호흡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호는 지난달 15일 결빙되기 시작해 20일 무렵부터는 꽁꽁 얼어붙은 상태가 지속됐다. 한 어민은 “수거된 상괭이의 몸통 일부가 없는 등 심하게 부패된 것으로 보아, 죽은 뒤 적어도 15일은 넘은 것 같다”며 “설날 전후 얼음이 풀리면서 사체가 떠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돌고래인 상괭이가 새만금 방조제 안쪽까지 들어와 떼죽음을 당한 데 대해 새만금사업으로 인한 ‘생태 재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해에 서식하는 상괭이가 새만금 갑문을 통해 새만금호 안쪽까지 들어왔고, 개발을 위해 새만금호 수위를 낮추면서 호수가 쉽게 얼어붙어 결국 상괭이가 죽었다는 것이다.
시민조사단의 오동필씨는 “해수 유통이 막혀 호수의 염도가 낮아졌고, 바닷물임에도 쉽게 얼어붙어 결국 상괭이들을 익사시켰다”고 주장했다. 지찬혁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사무국장은 “새만금 사업으로 해수 흐름이 변한 것이 1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해수 흐름이 바뀌어 물고기가 새만금호로 흘러들면서 상괭이가 먹이를 쫓아 새만금호까지 오게 됐다는 것이다.
상괭이는 몸길이 1~2m의 소형 돌고래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 금지협약(CITES)’에 따라 보호받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서해를 중심으로 한반도에 3만40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동북아와 동남아 이외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출처: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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