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은 부자로, 부자는 더 부자로 만들겠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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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스칼럼> MB노믹스, 그 필연적 민생대란과 땜방처방
14일 정부와 한나라당이 당정협의를 했다. 한가지 잠정합의를 했다. 전기값은 여름 이전에 올리고 기름값은 끌어내리겠다는 것. 요컨대 공기업 즉 정부는 손해를 볼 수 없으니, 민간기업이 대신 희생하라는 얘기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강도높은 전방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SK 등 정유사들와 대기업들은 죽을 맛일 거다.
정부는 또한 기름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는 죽어도 손 못 대겠다는 입장이다. 4대강사업·경기부양 등으로 나랏빚이 폭증하면서 비판여론이 들끓는 마당에 유류세를 내리면 재정적자가 더 커지면서 대정부 비난이 높아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속으론 기름값 폭등으로 유류세가 더 걷히는 데 대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앞서 11일 정부는 전세폭등 대책을 내놓았다. 골자는 전세값 대출한도를 6천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늘리고, 금리는 4.5%에서 4%로 낮춰주겠다는 것. 또한 일각에선 DTI(총부채상환비율) 대출규제 완화 시한을 연장한다는 이야기도 흘렸다. 한마디로 말해 "빚을 더 내서 버티라"는 거다. 같은 날 한국은행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했다. 서민들이 빚을 더 내도록 하기 위한 측면 지원사격이다. 정부가 말로는 가계부채 폭발을 우려하면서도 가계부채를 더 키우고 있다. "나의 재임기간 동안에만 터지지 않으면 된다"는 식이다.
당정은 또한 최근 만나 구제역 추경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당분간 버티기로 했다. 살처분 가축숫자가 330만마리(14일 현재)를 돌파하면서 이미 3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고, 2차 환경재앙을 막기 위해선 최소한 수조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2조4천억원의 올해 예비비 갖고 충분하다며 버티고 있다. 그러나 폭설대란을 비롯해 예비비를 필요로 하는 일들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 4~5월에는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치권 판단이고, 정부도 속으론 그렇게 생각한다.
당정의 '시간끌기' 속내는 뻔하다. 구제역 창궐 책임을 '물타기'하려는 거다. 지금 당장 추경을 하면 관련부처 장관들이 줄줄이 물러나는 떼초상이 불가피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 그러나 두어달 더 시간을 끌다가 추경을 요청할 때는 구제역에다가 폭설대란 등 각종 추경 이유를 열거할 수 있다, 당연히 옷 벗는 장관도 이미 사의를 표명한 유정복 농림부장관 한사람이면 족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게 뻔하다.
올 들어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한 민생대란에 대해 정부여당이 보인 모습은 매사 이런 식이다. 일단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이다. 이 대통령이 "폭설이 내릴 땐 눈을 쓸지 않는 법"이란 고 정주영 회장의 유훈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이렇게 두루뭉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일까. 이렇게 찍어누르고 시간 끌어서 인플레도 막을 수 있고, 거품 파열도 막을 수 있다면 MB정부는 한국 초유의 노벨경제학상까지 노려볼 만할 것이다. 지구 상에 그 누구도,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위업(?)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 우려되는 건 '국부 유출'이다. 요즘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009년초 이래 2년여간 짭짤한 재미를 본 그들이 떠나려는듯 싶다. 올 들어 이들은 아시아 중 한국에서 가장 많은 주식을 팔았다. 이 과정에 주가가 좀 떨어지고 있으나 이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미 천문학적 수익을 올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더 금상첨화는 국민연금 등 한국 기관투자자와 개미들이 최대한의 차익실현을 보장해주고 있다는 거다. 14일만 해도 외국인이 불과 330억 순매수를 했는데 주가는 37포인트나 폭등했다. 기관과 개미들이 외국인이 간만에 찔끔 순매수를 하자 주가를 확 끌어올린 거다. 지금 외국인은 웃으며 최대한의 이익실현을 즐기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언제나 그러했듯. 주가가 빠질 때는 확 빠지게 놔둬야 외국인도 쉽게 움직이지 못하지만, 언제나 우리 기관 등은 주가 방어를 한답시고 천문학적 국부를 외국인에게 헌납해왔다.
2007년 대선때 MB정권은 '경제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정권탈환에 성공했다. "가난한 사람은 부자로, 부자는 더 부자로 만들겠다"고 했다. 임기 4년차로 정권의 막을 내려가는 지금, 과연 그렇게 됐나. 가난한 사람에 대한 앞 약속은 지키지 못하고, 부자에 대한 뒷 약속만 지킨 게 아닌가.
과연 그들은 내년 총선·대선때 뭐라고 약속하며 표를 달라고 할 것인가. 벌써부터 대단히 궁금할 따름이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2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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