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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까기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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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물뚝심송
댓글 0건 조회 2,564회 작성일 11-02-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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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에서 펌)

[정치] 삼성 까기의 어려움


2011.02.21.월요일
물뚝심송
 
 
 

 


상식적으로는 삼성을 과연 왜 까야 하는가를 먼저 설명을 해야 한다. 밑도 끝도 없이 까기를 목표로 자리잡아 놓고 그 까기의 어려움 부터 얘기하다니.. 이런건 없는 법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까는 것이 왜 어려운가를 설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왜 까야 하는가까지 설명이 되기도 한다. 이 글은 그 경우에 해당한다.

삼성 까기가 어려운 이유는 단 하나, 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박정희 정권을 까기가 힘들까, 이명박 정권을 까기가 힘들까?

난 그 두 정권을 다 경험해 봤다. 물론 박정희가 내 국민학교(이상하게 초등학교라는 이름은 내가 쓰면 안될거 같아..일제의 잔재인 국민학교라는 명칭이 더 비장하잖아..) 6학년 때 죽었으니, 박정희 정권에서 내가 경험한 것은 별로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형들이 장발단속에 걸려 머리가 잘리고 들어오고, 정권에 대한 불평을 하려면 일단 방에 숨어서 조용조용하던 기억은 확실히 난다.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우리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던 전통인 제사용 술을 담그는 과정에서도, 박정희 정권에게 들킬까봐 무척이나 걱정하시던 모습도 기억이 난다. 공무원이셨던 아버지 께서는 박정희 정권의 명에 따라 철저한 혼분식도 앞장서서 실천하시면서도 술은 꼬박꼬박 담그시더군..

한마디 말해서 박정희 정권에게는 개기면 일단 죽는다고 봐야 했던 시절이었다. 법이고 절차고 없이 일단 끌려가서 한 삼일 얻어 맞고 나오면 세상이 달라 보이는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정권보다는 이명박이 훨씬 더 까기가 어렵다. 

왜냐면 박정희에게 없는 힘을 이명박이 가지고 있거든. 

그건 바로 정상적인 투표로 선출되었다는 정당성.. 그거 하나다. 박정희야 군대 동원해서 정권을 훔치고, 조작이 일상화된 투표로 정권을 유지한 거지만, 이명박은 상당한 정당성에 기반해서 개정된 87년 헌법에 따라,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된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박정희를 욕하다 보면, 저 도둑넘을 그냥 다 들고 일어나서 확 쫓아내 버려야 하는건데...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지만, 이명박을 욕하다 보면, 씨바, 그러니까 누가 투표 똑바로 못하래? 하는 자학으로 끝나기가 일쑤다. 아시다시피 그런 결론 뒤에는 오히려, 이명박에게 기회를 준 야당들이 더 개새끼야~ 하는 김빠지는 소리만 늘어놓게 된다. 그리고 또 그것도 사실이라는 점에서 더 힘이 빠진다. 

마찬가지다. 삼성을 까기가 어려운 이유는 이런 논리의 확장판이다. 
 
 


삼성이 가진 정당성은 참 다양하고 크다. 원래 정당한 놈들을 까기가 무척 힘들다. 

먼저 엄청난 규모로 돈을 벌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널리 퍼진 이래, "우리 기업" 이라는 개념, 즉 기업이 어떤 국가에 속해 있다는 개념 따위가 물건너 간지 오래이지만, 아직도 우리는 삼성이나 현대가 대한민국에 속한 기업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우리 기업이 세계 최 첨단 다국적 기업들과 견줄 정도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그 자존감이란...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지경이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가치의 기업을 따질 때 주식의 시가로 판정해 보면 최고가 액손모빌이라는 거대 석유기업이다. 2위는 중국석유, 3위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가 4위, 뭐 이런 순서다. 삼성전자는 1200억불 규모로 37위. 3위인 애플이 3000억불 조금 못되는 수준이니까 나름대로 많이 따라간 성적이다. 

한국에서 시작된 회사라 일정부분 저평가 되는 핸디캡을 고려한다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규모는 사실 놀라울 지경이다. 심지어 반도체 분야 기업들 중에는 인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삼성전자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그룹의 위력은 거기서 파생되는 상당수의 정당성들을 만들어내며 차마 거기에 대항하는 논리를 말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물론 시가총액 상위 1000개 그룹중에 한국출신 기업은 무려 23개가 포함되어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규모지만 꽤 선방한 것 같다. (2010년 12월 31일 FTSE 기준) 

제일 먼저 떠오르는 정당성은 삼성(즉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이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간다, 라는 찬사다. 하지만 이 찬사는 사실 그 근거를 찾기가 좀 힘들다.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개방된 한국경제에서 삼성그룹이 끼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일까? 

삼성전자의 수출액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외화의 유입효과가 생긴다? 물론 효과는 있지만 예전처럼 한장의 달러가 아쉬웠던 시절도 아니고, 그게 뭐 그리 큰 효과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환율 정책을 세울 때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되는 수준이라고 할 수 밖에. 삼성이 달러로 세금 내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맞다. 세금 얘기가 나오니 삼성그룹이 국내에 엄청난 규모로 내고 있는 세금수입이 있다. 그렇다면, 완전한 외국 법인이 국내에서 영업을 하면서 세금을 낸다면 그것도 삼성처럼 환영해 줄 생각인가? 

거대기업들의 국내 법인세 납부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항상 1등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도 흥미롭다. 2008년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포스코에 뒤진 2등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삼성보다 포스코를 더 좋아해야 한다는 말인가? (물론 그 뒤로 반도체 시장상황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는 다시 압도적 1위 자리로 복귀한다. 대략 1조원이 좀 넘는 세금을 내고 있다.)

거기에 현대차, 모비스, 기아차를 합친 현대자동차그룹도 만만치 않은 매출과 세금을 내고 있지만 삼성처럼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삼성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 걸까?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일자리 제공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9만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엄청난 숫자이긴 하지만, 전체 한국 경제를 살펴볼 때 9만명이라는 숫자는 그리 대단한 영향력을 가지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삼성전자는 고액 연봉의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측면은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본다면, 삼성은 국내 경제에서 1등이라는 상징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특출하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파급효과나 연계산업의 고용창출 이런 얘기는 빼자. 그런거 따지면 실물 기계를 만드는 현대차 그룹이나 건설 분야가 더 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뭔가 강력한 면모를 자랑하며 국대 단독 선두를 유지한다는 강점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그걸로 끝인가? 아니다. 삼성에게는 또 다른 문화적 강점이 있다. 흔히 들어봤겠지만, 삼성에게 주어지는 칭찬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삼성은 일을 잘한다... 라는 칭찬이다. 
 
 

장점 no.7 - "무노조 지향"

 


보통 삼성맨들은 일을 합리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이건희 총수의 제왕적 권한 밑에 사이비 종교의 교주 같은 추앙을 받고 있는 추태를 보이면서도 최소한 업무에서만큼은 국내 다른 어떤 집단이 이룩하지 못한 효율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삼성(특히 전자)에서 1년이상 근무한 경력을 가지면 어지간한 해외 다국적 기업에 취업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는 그 특유의 무지막지한 추진력으로 알려져 있지만 삼성과는 사뭇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잘해봐야 무식한 노가다 대접을 받는다고나 할까. 삼성맨들 일잘한다는 소리는 많이 들리지만, 현대맨들 똑똑하다는 얘기는 잘 안들린다. 대신 누군가 무대뽀로 일을 추진하면, 저게 현대에서 일을 배웠나~ 이런 소리만 나오곤 한다.

기업의 생산성 강화에 관련된 각종 노하우에 서도 삼성은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고 그걸로 대접을 받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매출액 규모나 시가총액, 순수익 순위, 고용규모, 세금납부 이런 것과는 또 다른 문화적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 문화적 영향력은 굉장히 위험한 양면의 칼이라는 점은 사람들에게 흔히 잊혀지고 있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집단이고, 그 목적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은 미덕으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결정적인 부분이 빠져있다. 기업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일정 규모 이상으로 자라난 기업은 반드시 사회적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중요한 부분 말이다. 

엄청난 업무량을 수행하고 있는 삼성의 직원들은 누가 강제하지 않아도(실제로 삼성의 근무수칙에는 야근을 절대 권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무리하게 작업에 임하게 된다. 공식적인 수칙에 절대 언급되지 않지만, 삼성의 기업 분위기는 개인 직원들에게 암암리에 무거운 압박을 주고 있다. 이 압박을 주는 방식조차 무서울 정도로 효율적이라서 직원들은 그것이 회사가 나에게 주는 압박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경쟁이라고 생각을 하기마련이다. 그러면서 죽어간다.
 
 


심지어 군대에서조차 이러지는 않는다. 사람은 어느 정도의 경쟁심에 대해서는 업무의 효율성 상승이라는 반응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극단적인 경쟁분위기 속에서는 스스로 죽어가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직업 이외의 사회적 활동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도 못하게 되고, 문화생활은 꿈도 못꾸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경쟁에서 도태된 후에는 사회적 사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훌륭한 삼성의 기업문화(목적을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이니까)를 모든 사람이 칭송하는 상황에서 막상 당사자들의 고통은 본인이 선택한 경쟁으로 미화되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박정희 군사정권이 이 사회에 퍼뜨린 군사문화의 악덕은 삼성이 퍼뜨린 살벌한 경쟁에 기반하는 기업문화가 이 사회에 끼치는 악덕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서 직원들에게 명절 선물로 고가의 디지털 카메라를 선물로 나눠주게 되면, 다음날 중고시장에는 엄청난 물량의 카메라가 쏟아져 나온다. 그거 있어봐야 그걸로 사진을 찍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직원에게는 에버랜드 년간 무료 자유이용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그걸 들고 에버랜드에 가족과 놀러갈 시간이 있는 삼성전자 직원은 조만간 그만둘 날라리 직원말고는 없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문화, 현행법이 문제가 되면 그 법을 마음대로 뜯어 고쳐서라도 이루고야 마는 문화, 자신들의 목적의 정당성에 대해 고민할 시간은 전혀 없는 문화, 이런 문화를 삼성은 이 사회에 퍼뜨리고 있다. 

그게 바로 삼성의 강점이다. 그런 악덕을 퍼뜨리면서도 효율성과 경쟁, 워크홀릭,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오늘의 노력, 이런 미덕으로 위장하는 그 탁월한 솜씨가 삼성의 강점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런 강점들을 보유한 삼성을 까는 것은 정말 어렵다. 

거기에 한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이런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의 실적과 문화를 미덕으로 착각하고 있는 다수의 사람들이 삼성을 까는 것에 대해 무척 불쾌하게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나름대로 삼성이라는 사회적 집단의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상황이다. 

삼성을 비판하는 글에는 흔히 삼성을 옹호하는 댓글이 달린다. 이런 댓글에 보통은 너 삼성 직원이냐, 삼성 알바냐, 하는 글이 달리기 마련이지만, 삼성에서 고용한 알바들은 어지간히 중요한 사회적 사안 아니면 활동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앞서 얘기한 삼성의 강점을 숭배하고 있는, 삼성 문화의 악덕을 강점으로 오해하고 있을 뿐인 사람들의 의견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즉, 이런 사고방식이다. 너희같이 사회적으로 성공하지도 못하고 중요성도 없는 찌질이들이 삼성을 까? 니가 삼성에서 일은 해 봤어? 삼성 맨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얼마나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지 알아? (내 동기생들은 보통 수백억대 장비 구매를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직급의 사원들을 부하로 거느리고 있는 위치에 올라간지 오래이다. 액수로 따지면 그건 어지간한 지자체장 급보다 더 영향력 있는 권위가 된다. 액수로만 따지자면 그렇다.) 니들은 삼성맨들 발끝에도 못 따라가는 찌질한 넘들이야... 근데 니들이 뭘 안다고 주둥아리로만 삼성을까... 이런 셈이다. 

좀더 우호적이라 해 봐야, 삼성을 까는 글에 대해서는 이런 심정을 가지게 된다. 삼성, 문제많지, 그런데 이렇게 허접하게 까는 건 틀린거야. 나처럼 좀더 자세하게 알고 실질적인 삼성의 문제점을 까야지.. 그러나 이런 얘기 하는 사람들은 삼성 은퇴할 때까지도 삼성을 까는 글은 절대 쓰지 않는다. 아니 삼성이 망하기 전에는 안 깔 것 같다. 망하고 나면 개떼 같이 까겠지.

삼성의 잘못된 행동에 반기를 드는 일부 사람들은 이런 삼성맨 또는 삼성의 강점에 매몰된 사람들을 먼저 만나게 된다. 그리고 보통은... 좌절하고 만다. 차라리 생색나는 이명박 까기에나 몰두하는 거지.

이 또한 삼성의 강점이다. 

한나라당 지지자라 해봐야,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고정팬들 뿐이다. 그러나 삼성은 자체 직원 수십만, 그 가족들 백만, 거기에 납품업자 및 그 직원 및 그 가족 수백만, 그리고 삼성의 화려한 실적에 눈이 먼, 돈벌고 싶은 사람들 수백만, 그 경쟁의 대열에 끼고 싶은 사람들 수백만 해서.. 이 사회의 절대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우호세력을 거느리게 된다. 
 
 


그 사람들 모두는 도대체 왜 이 사회가 성공, 아니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자면, 돈을 숭배하는 사회가 되어 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더럽고 천박한 문화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알려고 하지조차 않는다. 

새로 태어난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 볼 시간조차 갖지 못하는 불행한 인생들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 지를 알지 못한다. 오히려 그런 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자체를 두려워 한다. 그런 시간의 여유가 생기는 것 자체가 이미 경쟁에서 도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제는 어디가 앞인지 알기 힘들다. 

삼성이 퍼뜨린 문화가 사회를 그렇게 만든건지, 사회가 그렇게 천박한 물신자본주의로 오염되었기 때문에 삼성의 문화가 먹혀들어가고 있는 건지 딱 잘라 선후를 정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 두가지는 상호 보완적인 존재이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현혹하고, 그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원천을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과 애플을 비교해 볼까? 

삼성에 비해 애플은 도덕적으로 결코 우위에 있지 않다. 애플은 삼성보다 더 심한 일인지배체제이며, 제3세계 착취에 앞장서고 있는 겉으로만 화려한 기업이다. IT분야에서 그나마 민주주의를 생각하고 사회를 생각하는 움직임은 애플이 아닌 공개소프트웨어 진영에 있다. 애플은 오히려 그 공개 소프트웨어 진영과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는 비공개, 고립주의 기술을 숭배하는 기업이다. 
 
 


만약 애플이 한국 기업이었다면 삼성보다 더 큰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내가 비난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기업이다. 그들의 악덕은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비난을 해야 할 것이고, 내가 주장하는 것은 애플이 가진 강점만을 수용하자는 것이다. 사실 애플이 가진 강점도 별거 없다. 사람이 쓰기 좋은 디자인을 하고, 사람이 원하는 것을 빨리 캐치하고, 사람이 원하는 것을 제때 사람들 손에 들려준다는 정도.. 거기에 좀더 복잡한 것을 추가하자면, 그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개발자들에게 좀더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배려를 한다는 정도... 

삼성은 아직 그 단계도 가지 못했다. 사람을 쥐어짜내는 정도, 사람을 속여서 매출을 올리는 정도, 자신들의 이익에 해가 되면 폭력적 권력을 동원하는 정도... 이런 걸로는 백날 싸워도 애플을 못 따라잡는다. 

즉, 삼성에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한순간에 천사로 변신해 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온갖 악덕으로 무장해서 돈에 미쳐 날뛰더라도, 그 방법에서나마 조금이라도 더 사람을 생각해야 된다는 점이라는 소리다. 

아무리 이렇게 설명을 해도 내 주장은 삼성을 까고 싶어서 까는 걸로 규정되게 된다. 

어떤 사례를 들어도 그 사례는 전문적인 관점에서 잘못된 사례가 되고, 진짜 제대로 삼성을 까도, 언제나 그것 보다는 더 좋은 사례가 있는데 왜 이걸로 까냐는 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도대체 그 까기 좋다는 사례는 뭔지 절대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삼성이 뇌물질을 한 증거를 바리바리 싸들고 검찰을 찾아가도, 수사도 안되는 사회에서 말이다. 

바로 이래서 삼성을 더욱 까야 되는거다. 그런 악덕을 퍼트려 사회를 오염시키며 잘못된 문화의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하게 치장된 외모로인해 오히려 숭배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딴지에서나마 삼성을 까지 않는다면, 도대체 딴지가 존재할 이유가 뭘까? 

만약 진짜로 딴지에서 내가 삼성을 까는 행위가 우습게 보이고 아마츄어스럽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나라고 신인가?) 더 프로페셔널하게 까주면 된다. 그럼 내가 쪽팔려서 입을 다물겠지. 하지만 아마츄어 스럽게 까느니 차라리 까지 말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조까...

특히나 삼성을 까는 얘기는 아무래도 내가 취약한 분야인 경제적 개념이 많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니 내가 삼성을 까는 건 아무래도 아마츄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앞으로도 삼성을 까게 될 일이 있으면 아마츄어스럽다고 욕먹을 각오도 하고 있다. 그러나 까지 말라는 말에는... 역시 조까~

장투 사건을 이용해서 삼성 까기 하려다가 물 먹었다고 놀리면 쪽팔리긴 하다. 뭐 내가 아무리 진실은 안드로메다로 갔다고 얘길 먼저 하고 출발했어도, 사람들이 그렇게 안 읽었다면 할 수 없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이 돌아온다면 난 또 똑같이 기사를 쓰고 삼성을 깔거다. 그걸 욕한다면, 난 역시 해 줄 말이 있다. 조까~

장투사건 말고도 삼성을 깔게 많은데 그건 왜 안까고, 사기꾼 냄새 풀풀 나는 장투가지고 깠냐고 그러면, 그 많다는 깔거는 너한테 양보한다고 얘기해 줄 수 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이 삼성 까기다. 내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마음에 스크래치 하나 안가는 강심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어려운 것은 어려운 거다. 

그렇게 어려운 일을 굳이 꼭 해야 겠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거 하나는 확실하기 때문에 계속 까는 것이다. 

삼성은 나쁜 넘들이고, 나쁜 넘들을 까는 것은 최소한 이 사회에서 얻어먹고 배우고 자라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필수적으로 해야 되는 일이라는 점이다. 

그게 딴지의 존재 이유 아닌가? 

난 그런 점에서 딴지의 존재이유에 공감하고, 내 스스로 딴지의 일원이 되어 오늘도 여념없이 까대기에 열중하는, 모태 딴지스라는 얘기로 끝을 맺겠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할 진정한 딴지스의 귀감이 되는 글을 한개 링크하면서 마치겠다. 
 
 
 

굳이 삼성뿐 아니라 뭔가를 깐다는 것은 이렇게 어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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