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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나는 노무현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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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866회 작성일 11-02-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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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나는 노무현과 다르다 / 주간경향

개혁토론방 조회수 209 추천수 40 2011.02.18 22:56:19
두루객

강금원 회장은 시사인 인터뷰 '유시민 관련 발언'이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몰랐고 단순한 발언일 뿐이라고 강변하지만 연이어 유시민의 반성을 촉구하는 글에서 보듯 김해을 보궐 선거를 앞둔 계산된 발언으로 보여지고 있다.

 

강금원 회장이 봉하마을 김경수씨의 김해을 당선을 바라는 그 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는 장기적으로 봉하마을 재단측에 좋지않는 인식을 줄 뿐인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굳이 과거 동교동계 측근들이 보여왔던 것을 재답습할 것인가를 묻지않을 수 없다. 친노끼리 누가 친노인가라고 따져묻는 이 광경을 누가 좋게 볼 것 같은가

 

강금원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대중에겐 미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민주당 깃발 들고 영남에서 김대중 지지를 역설한 노무현, 그러나 정치개혁을 위해 민주당을 떠난 열린우리당 지지발언의 부당한 이유로 탄핵 사태까지 이르렀던 노무현 전 대통령, 그렇다면 김대중에게 노무현은 인정할 수 없는 존재란 말인지 묻고 싶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렇게 믿는 사람은 없다.

 

비생산적인 '친노 여부의 공방'으로 유시민과 참여당의 존재를 지속적으로 깍아내리려 한들 유시민 정책원장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변할 수도 없고 그 어느 누가 부정하겠는가. 유시민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이의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동지인 것은 부정할 수 없고 넓은 의미에서 친노이다.

 

하지만 노무현은 노무현이고 유시민은 유시민인 것이다. 정치적 동지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각자마다 달리하는 소신이 있을 수 있다. 혹여라도  통합신당에서 민주당으로 이름 바뀌어 탈당 했을때  노무현 - 유시민간에 이견이 있었다 해도 그것은 유시민 자신의 소신인 것이며 그렇다고 정치적 동지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유시민의 다름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랫동안 동고동락 해왔던 이광재,안희정,강금원의 경우와 다르기에 당연한 것이다. 유시민은 국민경선으로 선출된 노무현 후보가 민주당 주류들의 이해타산에 따라 부정돠고 흔들리었을때 '이건 아니다'라며 주장해 왔고 그것이 인연이 된 것이다.

 

봉하마을 측 인사들이라해서 '선거출마'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 정치발언 하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국민참여당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시의원이 있는 정당이고 선거 후보자를 내세울 권리가 있다.엄연히 존재하는 정당으로서 야권 연대를 위해 민주당과 약속했던 사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은평을 보궐선거 민주당 장상후보와 단일 논의를 이루었던 천호선 후보는 국민참여당 소속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해도 봉하마을 측 김경수씨는 민주당에서 출마를 독려한 인사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부정할 수 없다. 이는 곧 민주당이 은평을 보궐 선거 때 참여당과의 약속을 노골적으로 깨뜨린 것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김경수씨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민주당의 '친노분열' 노림수에 이용된 봉하마을이라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김경수 후보측이 이런 저런 이유를 접고 대의를 위해 이 쪽으로 집결하자는 자기중심적인 주장도 봉하마을 측, 나아가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을 더럽히는 것이니 자중해야 한다. 더구나 김경수 후보가 사퇴한 마당에 왜 뒤 끝이 이러해야 하는가

 

주군과 가장 가까운 사람일 수록  모셔왔던 분의 진정한 뜻을 못보고 판단이 흐려진 경우를 우리는 수 없이 보아왔다. 대표적인 예로 이광재 지사를 비롯해 몇몇 인사들은 민주당만을 국한해서 '노무현 정신'을 정의내리는 경우다. 그렇게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켜보는 지지자들이 보기에는 매우 단순한 논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지역주의 한계를 질타한 사실을 기억해도 알 수 있다.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여러 정치 역정 속에서 지지자를 양성한 복잡한 면이 있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기회주의 3당야합에 대한 거절은 원칙과 소신의 노무현으로 부상했고 민주당 깃발들고 영남에 도전한 것은 지역주의 극복 의지 대명사로 각인되었다.  꼬마민주당과 하로동선 때의 노무현은 지역주의로 똘똘 뭉친 양대 정당의 구태함과 대비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결국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것은 전략적 지혜로움의 융통성일 뿐이다. 물론 역사와 시대적 과제에 의한 선택임을 부인할 수 없다.  국민 경선과 열린우리당 창당, 개혁당과의 관계를 끊지 않았던 것은 참여정치를 통한 정당개혁의 갈망이었다.  그런데도 어떻게 단지 민주당이라는 이름만으로 노무현 정신을 정의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누구는 되고 안되고 식의 이분법 정의는, 더구나 측근으로서 노무현 정신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강금원 회장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쓸데없는 소모적인 논란을 접고 담대하게 가야할 것이다. 이는 단지 김해을 선거를 위한 걱정이 아니다. 봉하마을에 누가 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신동호가 만난 사람]  유시민, 나는 노무현과 다르다

 

 

 

 

ㆍ국민참여당 대표 출마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ㆍ “우리에게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는 달랐다. 우선 두 가지 점에서 기자가 갖고 있던 선입견을 바꾸어 놓았다. 하나는 정치인인데 보통의 정치인과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고, 다른 하나는 나름대로 꽤 긴장하고 만났는데 생각보다 편하게 인터뷰를 마친 점이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아마 현역 정치인 가운데 가장 미스터리한 정치력을 가진 인물이 아닐까 싶다. 현역 의원 한 명 없고 당원 5만명이 채 안 되는 세를 갖고 지난해 6·2 지방선거 판을 뒤흔들었는가 하면 나아가 2012년 대통령 선거판까지 뒤엎을 태세다. 대권 예비후보 지지율에서 2위 자리를 1년 반 이상 거의 내주지 않고 질주하는 현상도 기존의 정치 분석틀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 부분이다.

3월 12일이면 그의 명함은 국민참여당 대표로 바뀔 것이다. 당 대표 후보에 단독으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그가 공식 직함을 갖고 정치 전면에 나설 때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 변화가 어떻든 그는 야권은 물론 정치권 전체의 흥미로운 변수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후보 등록을 마친 지난 2월 7일 경기 파주 돌베개출판사 집필실에서 그를 만났다.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다면 너무 슬픈 일”


당권 도전 및 대선 출마 의사를 표명하고 난 뒤 주위의 반응이라든가 본인이 느끼는 변화가 어떻습니까.

“대선 출마 의사 표명, 그런 건 아니에요. 국민참여당이 기득권을 누릴 수 있는 당도 아닌데 당권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쑥스럽고 부족한 점이 많잖아요.”
국민참여당(이하 참여당)은 전직 의원 3명, 지방의원 29명이고, 정부의 고위직을 지낸 인사도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국회 의석이 없어 원내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내년 총선에서 단일한 정당 기호를 받을 수도 없다. 다가오는 4·27 재·보궐선거에서 의석 확보가 절실한 까닭이다.

참여당은 이미 경남 김해을에 이봉수 전 청와대 농업특보를 후보로 내정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당대회를 김해에서 치르고 유 원장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그의 대답은 완전히 예상을 빗나갔다.

“참여당은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일어서서 걸음마를 하는 정도의 당이거든요. 직업으로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기 어려운 당이에요. 우리 정치가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권력을 다투는 구조잖아요. 6월항쟁 이후 이를 깨기 위해 도전했던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은 다 실패했단 말이에요. 만인이 다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하면서도 누구도 도전하지 않으려고 하죠. 그렇다면 그건 너무 슬픈 일이다, 이런 마음으로 당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재·보선에서 의석을 내느냐, 총선에서 몇 석을 얻느냐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것만 생각하면 이 당을 할 수 없어요. 그 점을 우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지지도 면에서도 야권에서 계속 선두를 달려왔잖습니까. 여야를 통틀어서도 계속 2위를 하고 있는데 어떤 기분입니까.
“그러니까 그게 참…(함께 웃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하시고 갑자기 그렇게 됐잖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는 노 전 대통령 임기 끝나고 퇴임하시면 나도 정치를 그만해야지 하고 늘 생각을 했었어요. 대선후보 경선에도 나가긴 했지만 역시 실력 부족이라 중간에 접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낙선해서 2008년 5월 임기가 끝나면서 사실상 정치를 떠났죠. 그런데 대통령 돌아가시고 나서 참여당이 만들어져서 제가 참여하고 1년 반 넘게 이런 상태가 되니까 저로서는 좀 책임성 있게 행동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많이 들죠.”

어떤 층이 유 원장과 참여당을 지지한다고 봅니까.
“그건… 우리 정치에서 새로 나타나는 유권자층이라고 봐요. 민주공화국의 주권자로서 자각과 자부심이 굉장히 높고, 기존 정당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요구나 국가에 대한 소망을 충족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하지 못한 분들인 것 같아요. 저희는 이 유권자층을 민주당 등 ‘전통야권 지지층’과 구별해서 ‘신진야권 지지층’이라고 하죠. 이념적으로는 진보자유주의, 거주하는 지역은 대도시, 소득 수준은 중산층이 많고, 학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요. 이런 분들이 어느 나라에서나 민주주의가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요구가 많은 계층이죠.”

그들이 어떤 것을 요구한다고 봅니까.
“그것은 좋은 정당, 진짜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다수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고, 직업정치인의 이익단체 같은 정당이 아니라 정말 국리민복을 위해서 봉사하는 정치를 하려고 존재하는 정당, 동시에 지역주의 같은 불합리한 연고의식이라든가 감정에 의존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고르게 자기의 노선과 정책으로, 또 자기의 정치문화를 가지고 유권자를 결집시켜나가는 그런 정당을 만들라는 명령이다, 저희는 그렇게 해석합니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여전히 보수층이 두껍고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당히 높게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 대통령 선거 1년 전부터 시작해서 한나라당 또는 보수세력의 압도적 우세가 확립이 되었고 그게 대선·총선을 거쳐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근자에 들어서 약간 조류의 변화 같은 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국민의 소망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 달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복지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대북정책, 한반도 평화 문제 등에 대한 관심도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큰 조류의 변화 같은 것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당, 어떤 정치인이 그 흐름을 타게 될지는 지금으로서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고 봐요.”



“야권 후보 단일화 누구도 회피해서는 안 돼”


여권이 독주하는 상황에 야권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저는 민주정부 1기, 즉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10년을 계승하면서도 더 발전시키는 새로운 제2기 민주정부, 다시 말해서 제2기 진보개혁 정부를 열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필요성이나 그런 정부가 들어섰을 때 국가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서로 더 많이 의논하고 연구하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봐요. 앞으로 1~2년 동안 야당들이 해야 될 일이 그것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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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인 민주당이 힘을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도 답보상태이지 않습니까.
“야권이 다소 지리멸렬한 양상이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나 정부 또는 한나라당의 막무가내식 국가 운영을 야당이 제어하지 못하고 집권세력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 국민에 대한 민폐가 심해지고 있잖아요. 이런 때일수록 야권의 여러 정당들, 야권의 리더들이 국민으로부터 많은 신임을 받는 것이 국가적으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손 대표께서 야권의 맏형인 제1야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정권교체의 전망을 더 밝게 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국민에게 입증해 보여줘야 합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의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보는데, 결국에는 유 원장께서 다른 야당과 후보단일화를 해야 할 상황이 오지 않겠습니까.
“그건 구체적으로 내다볼 수 없지만, 직업으로서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 책임윤리라고 생각해요. 자기의 신념윤리에 입각해서 열심히 하되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의 동기와 무관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죠. 각자 출마를 하면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은 예측 가능한 범위 안의 결과예요. 적어도 야권의 정치인으로서 책임성 있게 2012년의 정치 일정에 임한다면 대통령 후보를 단일화하는 것은 그 누구도 회피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야당이라지만 국민참여당이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는 엄연히 다른 당이지 않습니까.
“당을 따로 할 때는 자기들끼리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죠. 그 이유를 국민들이 넓게 넓게 받아들일 때도 있고, 또 못 받아들일 때도 있죠. 그런 의견들도 계속 변하는 거고요. 보수가 현실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옳다, 이런 거라면 진보는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옳지 않을 수 있다, 여기서 출발하는 거거든요. 그럼 뭐가 옳은지는 다 가상적인 것이고 생각 속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똑같기 어려워요. 그러다 보니까 진보는 분화되는 경향들이 많이 있죠. 그래서 서로 연대하고 제휴하고 협력하고 단결하는 노력이 진보 쪽에는 굉장히 필요해요. 진보진영이 역사 변화의 주역이 되는 때를 보면 늘 연합이 잘 이루어졌을 때예요.”

서로 세력을 합치는 것보다 연합하는 게 좋다는 겁니까.
“합칠 수 있으면 합치는 게 바람직하죠. 마음들이 모이면 당연히 다 합칠 수 있는 거죠. 현실적으로 어디까지 합쳐질 수 있을까를 서로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는 거죠. 저희는 개방의 태도로 임하고 있고 판단은 당원들에게 달려 있죠. 당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좋아하고 믿을 수 있으면 더 넓은 폭의 통합이 이루어질 거고, 그런 것이 부족한 상황이면 부분적인 통합이 이루어지겠죠.”

원론적인 얘기지만 정당이 정책적으로 연대하는 것은 몰라도 선거에서 후보를 단일화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당정치의 기본정신에 어긋나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볼 수도 있죠. 하지만 신념윤리와 책임윤리 사이의 갈등은 정치인만이 아니라 유권자에게도 나타나요. 말하자면 사표 방지 심리죠. 평범한 유권자들도 진짜 좋아하는 정당이나 후보에게 투표하고 싶지만 그렇게 했을 때 예측 가능한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차선의 선택을 하잖아요. 정치인은 유권자들에게 이런 갈등을 강제해서는 안 되는 거죠. 단일화는 이 갈등을 정당과 정치인들이 책임져줌으로써 유권자들이 더 이상 두 윤리 사이의 충돌을 강제당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분권형 개헌 하면 총리가 사실상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을 제안했을 때 유 원장도 한나라당과의 연대를 적극 지지했는데, 이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그건 목표가 달라요. 대통령이 대연정을 하려고 했던 이유는 정치를 정상화하기 위해서였어요. 노 대통령이 끊임없이 제3당을 구축함으로써 지역구도 정치를 깨보려고 노력했는데 열린우리당으로 일시적인 성공을 거두는 것 같았지만 다시 보궐선거에서 과반수가 무너졌잖아요. 지금의 선거제도가 지속되는 한 진보개혁 진영은 늘 이 갈등에 봉착할 수밖에 없으니까 이 문제를 항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선거구제를 개편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나라당과 권력을 공유하겠다는 거였죠. 그러니까 국민의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선호가 국회 의석 구조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짜주기만 하면 사전에 단일화를 하고 통합할 필요도 없어요. 정치인과 유권자 모두 이 책임윤리와 신념윤리의 갈등에서 항구적으로 해방되는 길이에요. 그만큼 우리 정치를 어떻게 구조적으로 개선할 것인가에 대통령의 고민이 깊었던 거죠.”

최근 한나라당이 제기하고 있는 개헌도 비슷한 맥락 아닌가요. 선거구제 문제도 함께 얘기하고 있는데….
“그건 달라요. 노무현 대통령은 대연정하고 선거구제 개편을 맞교환하자고 한 거고, 지금 이 개헌론은 그것과 맥락이 전혀 다르죠. 지금의 개헌론은 대통령이 너무 권력이 강하니까 국정운영에 지장이 생겨서 권력을 분산하자, 이거 아니에요? 그런데 현행 헌법이 갖고 있는 내각제적 요소나 권력분할의 측면, 이런 것들을 다 죽여놓고 자기 혼자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했던 사람이 이제 와서 제도 핑계를 대면서 이렇게 하는 것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권력구조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말이 분권형 대통령제지 내각제로 가는 겁니다. 외교와 국방은 작전권을 전시에 미국이 갖고 있고 한반도 정세는 주변 강대국들이 좌우하고 있는 판국에 대통령이 뭘 하겠어요. 입법이나 행정으로 뒷받침이 안 되는데. 그 상황에서 총리는 국회에서 뽑는다? 그러면 사실상 대통령을 뽑을 권리를 국민으로부터 빼앗아서 국회로 가져가는 거예요. 동시에 지역구도로 짜여 있는 이 정치지형에서 한나라당이 항구적으로 집권할 수 있고, 막상 대선후보로 나서면 국민 지지율이 낮은 정치인도 대통령 될 수 있는 것 아니에요? 안상수 대표나 이재오 장관도 대통령 될 수 있죠. 이름만 총리지 사실상 대통령이잖아요.”



“국가는 장사하는 곳이 아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복지 논쟁과 관련해 유 장관께서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결합을 주장해 ‘유연한 복지론자’ ‘우측 깜빡이를 켰다’라는 등의 소리를 듣는데….
“저는 그런 말 안 씁니다.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는 소모적인 논쟁에 불과해요. (유 원장은 복지의 개념과 국가의 역할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이데올로기적 담론에 불과한 것이고, 실사구시적으로 들어가 보면 둘 모두를 결합할 수밖에 없어요. 아무도 이런 얘기를 안 하니까 제가 주장하는 것이 ‘우 클릭’인 것처럼 보이는 거죠. 우리가 부러워하는 독일의 경우에는 비스마르크라는 독재자가 사회보험도 만들고, 노동시장 규제도 도입하고, 선별적 복지제도도 확대하고, 보편 복지도 도입했잖아요. 복지를 전통적인 좌우의 개념하고 등치시켜 볼 수가 없는 거예요.”

다음 총선이나 대선의 화두도 복지가 될 것 같은데요. 아까 말한 큰 조류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는 겁니까.
한 국가가 나아가는 방향은 국민의 소망에 따라 결정돼요. 국민의 소망이 국가의 역할 범위의 확대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고, 국가의 기능에 대해 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거예요. 강바닥 파헤치는 일보다 사람을 보살펴라, 국가가 무게를 잡고 위세를 부리지 말고 서비스를 해라, 이런 쪽으로 국민의 국가에 대한 요구와 소망이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에서 이런 것들이 이슈로 뜨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말하면 불가피하고도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렇게 생각하죠.”

유 장관의 국가관 또는 국가 비전은 무엇입니까.
개인에게 있어서 선은 이타성이거든요. 국가의 선은 정의를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국가는 장사하는 곳이 아닙니다. 돈 버는 곳이 아니에요. 범죄나 외부 침략은 물론 실업, 소득 없는 고령, 만성 질병, 기회의 박탈, 차별 등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가 실현해야 할 정의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고요. 참여정부가 이 점에서 좀 소홀했다고 봅니다. 국민 개개인이 국가가 나를 보호해주고 있다는 안온함을 느낄 수 있어야 그 국가가 좋은 국가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우리는 너무 용기가 부족했고, 국가가 그처럼 적극적으로 정의를 실현하고 선을 행하는 일에 나서는 것을 이른바 ‘큰 정부’ ‘세금 폭탄’ ‘좌파 정부’라는 식으로 공격하는 이념적 공세 앞에 너무나 의기소침했던 게 아니냐는 거죠. 우리 좀 더 용감해져야 되고, 국가의 선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유 원장은 거침이 없었다. 어찌 보면 노 전 대통령보다 더 무모한 정치적 도전을 하고 있으면서도 꿈은 더 담대한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2년 전 1~3%에 불과한 지지를 받았던 노 전 대통령보다 현재로서는 훨씬 우세한 고지에 서 있다. 그러나 그는 이런 비유마저 가볍게 깎아내려버린다.

“저는 노 전 대통령과 너무너무 많이 다르죠. 불합리한 지역구도 문제에 대해서 계속 도전하려고 한다든가 정치를 정책경쟁구도로 바꿔야 된다든가, 진보를 지향하되 다수의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을 한번 해보자, 이런 것들은 닮은 점이 좀 있죠. 그러나 살아온 이력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고 뭐 같은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굉장히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념을 사랑하면 흉을 안 보는데, 사람을 사랑하면 흉을 보죠. 이념을 사랑하면 소신이 있다고 하고 사람을 사랑하면 맹목적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이념보다는 사람이 훨씬 더 사랑할 만한 대상 아닌가요?”

 

 


 

주간경향  ( http://weekly.kha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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