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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어찌할꼬’ 청와대의 개헌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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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돼지
댓글 1건 조회 2,147회 작성일 11-02-1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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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들에게 개헌은 피하고 싶은 테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가 개헌하겠다고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한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을 때 당시 이명박 대선 후보는 개헌은 정략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개헌을 놓고 정치권이 시끌벅적 떠들고 있는데도 청와대가 이렇게 거리를 두는 이유는 뭘까. 개헌에 대한 이 대통령의 원칙은 분명하다. 개헌에 대해 언급을 꺼리는 참모들과 달리 이 대통령은 대선 주자 시절부터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2007년 12월 7일 대선 주자 합동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은 “바뀐 시대정신을 담아낼 수 있도록 헌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4년 중임 정·부통령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에 대한 논의를 17대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시작해 임기 초 확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지만 취임 이후엔 약속대로 개헌 작업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청와대 참모는 “국정 골격을 짜느라 개헌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2009년 9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행정구역·선거구제·권력구조 등 개편으로 제한한 ‘원 포인트 개헌’을 주장하면서 논란을 촉발시켰다.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개헌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교적 짤막하게 언급했다. 지난 1월 23일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개헌을 당에서 제대로 논의해 달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정치권에서 논란이 격화되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다. 개헌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추진 주체는 국회의 몫이라며 불개입 방침을 재차 밝혔다. 요약하자면 개헌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는 여전히 강하지만 당과 국회에서 풀어달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개헌 의지를 밝힌 것과는 대조적인 스탠스다. 개헌을 적극 추진하기도, 내버려 두기도 어려운 어정쩡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직접 개헌 작업을 진두지휘하게 되면 청와대로선 여러 부담을 안게 된다.

더욱이 현 정부에서 개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헌법을 바꾸려면 재적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국회의원 찬성이 필요하다.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선 소속 의원 171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한나라당 내 친박근혜 의원들과 민주당이 개헌에 부정적이어서 개헌은 메아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개헌 방관하면 정국 주도권 잃을 수 있어

또한 본격 개헌 정국으로 들어가면 자칫 임기 후반기 청와대가 적극 추진하는 4대강 사업, 공정사회 실현 등의 국정 과제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 여권 내 친이 측과 친박 측이 극심한 내홍을 겪게 되면 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되면서 레임덕을 앞당기는 요인이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헌론이 국민으로부터 추동력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허한 테마’로 남을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현실화 가능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국민이 개헌에 관심이 없고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불쑥 개헌을 언급해 파장을 낳는 이유는 뭘까. 개헌에 대해 방관하면 이 또한 국정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 개헌에 적극 개입해도, 손을 놓고 있어도 모두 청와대로선 손해라는 결론이다.

이 때문에 일단 국회 논의에 맡겨 놓되 이 대통령이 슬쩍 한마디 해서 주도권 자체를 완전히 놓지 않으려는 어정쩡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발을 반 발짝 걸쳐 놓은 채 떼기도 힘든 상황이다. 개헌에 관한 한 청와대의 스탠스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인 셈이다.

 2011년 02월 15일(화) 오04:36                                홍영식 한국경제 정치부 기자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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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님의 댓글

돼지 작성일

잔머리는 굴려야 되겠는데 같은 당인 딴나라당은
도와주지 않고 그거 참 딜레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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