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교민탈출 도우러 리비아 좀 가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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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닷컴 / 양정철 / 2011-02-28)
형님외교의 힘, 사회지도층의 헌신… 화려할 때 말고 정말 어려울 때 보여보십시오. |
리비아가 내전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현지 교민과 건설업체 근로자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리비아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1069명 정도라고 합니다.
리비아를 탈출하는 우리 교민들의 목숨을 건 사연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합니다. 그러면 이들은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과 보호를 받고 있을까요.
한 인터넷언론에 소개된 탈출기는 분통을 터뜨리게 만듭니다.
“터키 선박을 타기로 한 날에 항구에 도착한 한국인 직원 68명은 ‘신원이 확인된 한국인 접수명단을 받은 적이 없다’는 터키영사의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 심지어 동구권 국적자들의 명단도 있는데 한국대사관으로부터는 신원확인서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당연히 터키 선박은 우리 직원들의 승선을 거부했다. 너무나 분하고 억울했다. 한국 신문에 ‘40여 명의 한국교민들이 터키 선박에 탑승하여 무사히 리비아를 출국했다’는 기사가 났다는 소식을 나중에 알고 어이가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은 자력으로 리비아를 탈출하는 길밖에 없었다. 국민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우리 정부가 한없이 원망스러웠고 서러웠다. 캠프나 숙소에서 탈출할 때 거의 빈 몸으로, 가방에는 손에 잡히는 아무것이나 쑤셔 넣어서 들고 나와, 수중에 돈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탈출의 준비가 있을 리도 없었다.
‘이 점을 꼭 잊지 말고 써주세요. 우리를 도와준 이들은 리비아 현지인들이었노라고. 우리를 보호해준 이들도 모두 현지인들이었다고. 기자 양반, 꼭 써주세요.’
신신당부하던 그들의 눈이 충혈되고 있었다. 나도 눈물이 났다. 대한민국 외교부에는 ‘테러대비 대국민구조지침메뉴얼이 마련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카이로에 도착한 우리 리비아 교민들이 제일 먼저 쏟아낸 질문이었다. 하다못해 지중해를 지나는 일반어선이라도 수배해서 피신시켰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성토도 있었다. 국경에서 카이로로 이동할 때 렌트했던 차량들과, 이집트 출국 시까지의 모든 숙식, 그리고 귀국항공편 모두를 막 도착한 그들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약 4주 전 이집트교민들이 피난할 때도 사정은 같았다. 본국에서 명색이 ‘구조’하라고 보내준 특별전세기에 천 몇백 불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기가 찼었다. 우리는 GNP 2만 불의 나라가 맞는가. 그토록 우습게 보는 중국도 통째로 인근의 외국선박을 렌트해 급파했는데 우리 외교부의 능력은 중국수준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사의 갈림길에 이르러 무력한 국력을 깨달았어야 하는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은 어떻게 회복시켜줄 것인가.
우리는 그저 ‘단 한 명의 한국인이라도 지구 어디든 쫓아가서 구해줄 수 있는’ 나라의 백성이 되고 싶을 뿐이다.”
현재 각국 정부는 트리폴리공항과 벵가지공항이 수시로 폐쇄돼 항공편에만 의존할 수 없자 바닷길, 육로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또 그리스와 몰타 주재 중국 공관을 통해 선박 4척을 임대해 급파했습니다. 미국은 주초 전세기를 동원해 자국민을 소개하려는 계획이 무산되자 600명 정원의 전세 페리를 투입해 인근 몰타로 자국민을 피신시켰습니다. 프랑스는 공군기 3대를 트리폴리로 급파했습니다. 독일은 여객기와 군용기 2대를 보내 자국민 400명을 철수시키기로 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공군 수송기와 해군 프리깃함이 리비아로 출발했습니다. 22일 항공기 4대를 보내 자국민 339명을 데려간 러시아는 현재 선박을 이용한 2단계 구출 작전에 착수했습니다. 이집트 중국 대사관은 버스 100여 대를 투입하는 등 육·해·공 합동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지 사정이 복잡하고 어려운 건 압니다. 그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 국민들은 국력과 경제력에 걸맞은 보호를 못 받는 것일까요. 구사일생으로 탈출한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인질 구출을 위해 대통령이 친히 작전을 지휘한 우리 정부가 이번에도 그만큼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생포한 소말리아 해적들의 국내 송환을 위해 중동 왕실 전용기까지 확보한 정부, 석 선장 송환을 위해 모든 외교역량을 동원할 수 있었던 정부가 정말 수단과 방법이 부족해 현지 교민들이 그 참담한 일을 겪고 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현지 공관의 역량에만 맡기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더 ‘상부’의 더 강력한 의지가 있다면 더 효율적인 구출대책이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경험한 외교부의 수준은 그렇습니다.
이 대목에서 대통령 형님 이상득 의원이 떠오릅니다. 국내에서 자칭타칭 ‘리비아通’은 그분입니다. 아직 권좌를 고집하고 있는 카다피 원수와도 막역하다고 전해져 있습니다. 저도 그걸 몰랐습니다. 지난 9월 그의 활약을 보도한 언론기사가 하도 요란해 알게 됐습니다.
기억하실 겁니다. 지난해 6월 주리비아 한국 대사관에 근무하던 국가정보원 직원이 스파이 혐의로 추방당하면서 시작된 한-리비아 외교 갈등은 현지 선교사와 농장주 등 한국인 2명이 불법선교 혐의로 억류되면서 양국 간 국교단절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달았었습니다. 특히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직원들이 철수하면서 비자발급 등 영사업무가 한때 중단돼 현지 진출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분이 이상득 의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비아를 두 차례 방문한 끝에 카다피 원수를 만나 사태 해결에 합의했습니다. 한국인들도 석방됐습니다.
그런 성과가 부풀려졌다는 분석도 일부 있었습니다. 카다피 원수 면담 주선도 현지 기업이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대급부’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형님 외교’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칭송은 대단했습니다. 국내 주요 일간지에는 리비아 진출 민간기업 18개사 일동으로 광고가 실렸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두 번이나 리비아 현지를 직접 방문, 심각했던 양측 현안을 해결해 주신 이상득 의원님과 외교통상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리비아 당국에 억류돼 있다 석방된 선교사의 감사 이메일도 언론에 부각됐습니다. “이 의원님이 링거를 맞으면서 어려움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활동하셨다는 것을 풀려난 뒤에야 들었다.”는 감사의 인사가 크게 홍보됐습니다. 당당히 ‘형님의 힘’이 과시 됐습니다.
그때 이 의원은 말했습니다.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급하게 가달라고 해서 리비아로 간 것이다.” “긴박하게 방문하는 바람에 아무런 사전 면담 일정도 확정하지 못해 나흘간 체류하면서 현지에서 노력 끝에 리비아 측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몸이 굉장히 좋지 않았지만, 국익을 위해 리비아행에 나선 것이다.”
그걸 폄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그가 지금처럼 어려운 때 리비아 혹은 인근 국가로 가, 리비아에서 고생하고 있는 교민들의 탈출과 안전을 돕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화려할 때 말고 정말 어려울 때, 지금이 그럴 때 아닐까요. 리비아 및 인근국 우리 공관은 물론 외교부 본부의 외교역량이 거의 총동원 돼 ‘형님외교’를 도울 것입니다.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니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급하게 가달라고 해서 리비아로 가는 것이다.” “긴박하게 방문하는 바람에 아무런 사전 일정도 확정하지 못한 채 무조건 체류하면서 현지에서 노력할 것이다.” “몸이 굉장히 좋지 않지만, 국익을 위해 리비아행에 나서는 것이다.” 이런 말과 함께요.
청와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삼호주얼리호 선원들과 석해균 선장에게 했듯이, 지금이야말로 아랍 왕실 전용기 확보는 물론 대통령주치의, 국내 의료진, 필요하면 서울공항까지 내주면 안 될까요.
물론 홍보나 이벤트 효과야 그 전만 못한 일이겠지만, 정부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하는 소박한 국민의 바람은 아마 그런 것일 겁니다.
양정철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38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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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님의 댓글
가라 작성일
드라마 대물엔 대텅이 직접 가던데..
상득 맹박 형제가 용감하게 리비아로 가라 가!
제삼엘님의 댓글
제삼엘 작성일신선초가있나,,타이틀보고 왔는데 펌이네? 낚엿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