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무상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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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연설을 하더군요. 핵심은 "형님 아웃" "개헌반대--실지로 이 사람은 이재오와 많은 밤을 함께했을 겁니다--" 그리고 "무상보육, 무상교육, 무상의료"로 표현되는 민주당의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를 통한 국민들께 재집권에대한 호소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자랄때만해도 "아들딸 구별말고 둘만낳아 잘 기르자"나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류의 가족계획 표어가 곧장 방송에 등장하던 때였는데 어느새 남한은 '아이를 가장 적게 낳고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는 사회로 변했군요. 여담이지만 2008년 리만사태이후 히스패닉계 밀입국자들의 현저한 감소를 두고 "부쉬의 국경강화방안도 못한 이민문제를 공항이 풀었다"는 자조섞인 농담이 생각났습니다. 남녀가 결혼을 하는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적어도 현재의 가족제도하에서는요-- 그리고 자녀를 두는것은 또 다른 행복이자 이치이지만 요즘 남한은 모두가 '사회의 노령화'를 걱정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쯤해서 우리는 "왜 요즘 남한의 젊은 부부들은 아이낳기를 두려워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진보적 시각에서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래의 글은 그 이유를 "남한의 급격한 신자유주의화 과정에서 여성을 단지 잉여노동력으로 값싸게 부리려고만 하는 국가와 자본의 정책하에서 여성이 육아부담이라는 이중고통의 한계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라고 정당하게 지적합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제 나름대로의 이유를 들자면 남한에서는 교육문제가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교육은 결국 사회전체가 필요로하는 노동력의 재생산'이라는 관점에서 그 공공재적 성격을 생각해볼 때 숱한 '무상'에 관한 논쟁은 말 그대로 그 천민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능력껏 지불해서 각자 소유(지불)한 돈만큼 받아먹자'는 자본의 논리 강자의 논리는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것을 이 글은 폭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 무상보육의 숨겨진 비용 |
노동유연화를 통한 여성인력활용 |
정책위원회 |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당들 사이에서 복지를 화두로 한 정치공세가 격렬해지고 있다. 복지논쟁이 뜨거운 이유는 그만큼 민중들의 삶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노동유연화가 가져온 임금저하와 고용불안이 노동자들의 생존 기반을 뒤흔들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만이 사회 유지와 통치를 위협할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복지논쟁이 촉발됐다. 특히 무상보육이 복지논쟁의 대열에 등장한 것은 출산율이 낮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에서 지위가 취약한 여성들이 육아에 대한 책임까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왔다는 적신호가 출산율 저하로 나타났다. 저출산 현상은 국가경쟁력 약화의 문제가 아니라 이중부담이 한계치에 도달한 여성의 위기를 말한다. 하지만 지배세력은 저출산을 여성의 책임으로 돌리고, 경직된 노동시장의 문제로 사고하며, 노동유연화를 통한 여성인력활용을 주요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보육정책을 독립적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이러한 관계 속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민주당의 무상보육, 획기적인 내용 없다 보편적 복지를 전면에 내건 민주당은 국민 모두에게 인간다운 생활 보장을 위해 의료, 보육, 교육 등 보편적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주장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대표 공약으로 선전한 데 이어 민주당은 무상의료와 무상복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행보에 한나라당이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민주당은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도 모두 무상보육을 약속했다. 지배세력 모두가 적어도 보육에서 만큼은 ‘무상’ 복지를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모두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제시했고, 그 내용이 동일한 틀 속에서 구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 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5년간 42.2조원(저출산 부문 19.7조원)을 투입했고, 이명박 정부는 2011년부터 5년간 78.5조원(저출산 부문 39.7조원)을 투여하는 2차 계획을 세웠다. 두 계획은 보육정책으로 보육비 지원과 동시에 보육의 시장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핵심 내용이 동일하다. 민주당의 무상보육도 이러한 연장선에 위치하기 때문에 현 정부 정책을 좀 더 확장하는 수준일 뿐 획기적인 내용은 없다. 보육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그 지원 금액을 높이는 방향이다. 이명박 정부는 시설이용 아동에 대해 소득 하위 70%까지 정부지원 단가로 제공하지만, 민주당은 법정시설 이용 모든 아동에게 표준보육비용을 제공하겠다고 한다. 시설 미이용 아동에 대한 양육수당 역시 이명박 정부는 0~2세 아동 중 차상위 계층까지만 제공하고 있는데 비하여 민주당은 0~5세 모든 아동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목표를 집권 5년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무상보육 논란에 끼고 있지 못하고 있는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에 대해서 민주당은 침묵하고 있다. 현재 전국 보육시설 중 국공립 보육시설은 전체 보육시설의 5.4%이고, 보육시설 이용 아동의 11%만 이용가능하며 평균대기자는 78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노무현 정부는 국공립 보육시설을 아동 수 대비 30%까지 확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추진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현재 민간보육 시장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의 무상보육 계획에도 보육에 대한 공적인 인프라를 갖추는 내용은 없다. 민간보육 시장 활성화가 초래할 보육의 양극화와 비용 상승 대책이 없다는 점도 두 세력이 비슷하다. 저출산 대책이자 여성노동력활용책의 일환으로 제기되는 보육정책 무상의료가 무상이 아닌 것처럼, 무상보육도 무상이 아니다. 두 정책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시도되지 않는다. ‘무상’이라는 선명한 단어는 민주당의 정책을 꾸미는 광고문구일 뿐이다. 그렇더라도 좀 더 많은 예산을 투여해 좀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민주당의 보육정책은 환영할만한 것인가? 양육이 개별 가족의 책임으로 남겨졌을 때 여성에게 전가되는 현실에서 보육비용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보육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을 제기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태는 단순하지 않다. 보육정책이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노동력 재생산을 위한 노동시장 정책이자 여성노동 정책의 일환으로 제기되기 때문이다. 보육이 화두가 되는 이유는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가운데 양육에 대한 부담도 져야하는 상황이 출산을 기피하도록 만들었다. 그럼에도 정부와 자본은 저출산 문제의 해법으로 고용안전과 임금상승, 보육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저출산으로 줄어든 생산인구의 공백을 메우고, 저임금 노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여성의 노동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려고 한다. 여성노동력 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육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배세력 내에서는 노동유연화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사회안전망 확보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널리 퍼져있다. 따라서 보육정책이 노동유연화와 함께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육정책만을 떼어 놓고 판단할 수 없다. 민주당의 보육정책을 평가할 때도 노동유연화에 대한 입장, 특히 여성노동력 활용에 대한 정책을 동시에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이 동일한 틀로 구성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명박 정부 스스로가 2차 계획이 1차 계획을 대부분 계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 주목할만한 것은 두 정부 모두 <저출산․고령사회 대책>과 동시에 <여성인력개발종합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두 정책이 하나의 세트이자 상호보완물인 것이다. 2006년 노무현 정부가 발표한 1차 여성인력개발종합계획은 2010년까지 여성경제활동참가율 55% 달성, 여성일자리 60만개 확대를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과 노동유연화 확대를 핵심 수단으로 삼았다. 탄력근무제 확대, 단시간 근로모델 개발,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확산이라는 노동유연화를 내세운 것이다. 이명박 정부 역시 2010년 2차 여성인력개발 종합계획을 제시했다. 1차 계획을 대부분 이어가는 한편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높이는 방안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두 정부 모두 여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본적인 지점으로 파고들면 여성을 값싸고 유연한 노동력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 자리 잡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이 내놓은 ‘보완’ 정책들은 실효성이 의심스럽거나 실제로 추진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생색내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단적인 사례로 육아휴가휴직 제도는 고용보험에 등록되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인데 여성노동자의 상당수는 비정규직이고 그들 중 보험에 가입한 노동자는 절반 이하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여성이라도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이 육아휴직을 엄두내기 어려운 조건이다. 이처럼 여성 노동자 다수가 육아휴가휴직 제도를 그림의 떡으로 봐야하는 실정이라 정책 효과가 얼마나 클지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저출산이 고용불안과 저임금에서 비롯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여성에게 더욱 필요하고 적합하다는 사회 인식을 강화하고, 이를 빌미로 노동시장에서 저임금 고용불안을 감내할 것을 강요하는 단시간 근로모델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여성을 위한 일자리로 각광받고 있는 사회서비스 산업 노동자들은 돌봄노동에 대한 저평가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노동자성마저 부정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이 답해야할 질문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여성인력 활용정책은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두 정부 모두 여성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하여 각종 정책을 쏟아냈지만 미래의 산업예비군을 확보하기 위해 여성의 출산의무를 강요하고, 여성인력을 값싸게 활용하려고 하며, 가정에서 여성이 담당하던 돌봄노동의 공백은 시장화하는 방식으로 무마하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육이라는 하나의 문제만 가지고 어떤 정책이 낫다고 판단할 수 없다. 오히려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위한 접근 방식이 무엇인가를 물어야 하고, 보육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여성을 저임금 불안정 노동으로 몰아가는 보육정책의 확대라면 여성을 위한 정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무상보육을 내걸고 있는 민주당이 두 정부와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노무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여성인력 활용정책과 어떻게 근본적으로 단절할 것인가? 그들이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지 않는다면 ‘무상보육’도 여성인력활용을 위한 보완책에 머물 것이다. 여성의 요구를 왜곡해 노동유연화를 관철시키려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확인한 지배세력의 광범위한 합의 지점이다. 운동진영은 이에 맞서는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민중운동은 무상보육 정책 논란에 갇힐 필요가 없다. 복지 확대는 민중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하지만 민중운동은 그것이 독이든 사과인지 아닌지를 판별하고, 독이든 사과라면 과감히 거부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야 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당하고 육아와 가사의 책임이 전가되는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여성 노동권 보장과 보육의 사회적 책임 강화가 우리 원칙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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