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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 " 엄기영, 지혜롭게 결단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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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돼지
댓글 0건 조회 2,101회 작성일 11-03-09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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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사장은 지금이라도 지혜로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오고 있는 찬란한 봄을 평화롭게, 명예롭게 맞이하기 바란다"엄기영 예비후보가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연주 전 KBS 사장까지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하고 나서 화제다.

정 전 사장은 9일 오전 '오마이뉴스'를 통해 엄 예비후보에게 보내는 서신을 공개했다.

이 서신에서 그는 "당신과 나는 KBS와 MBC 사장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전까지는 그저 언론계 선·후배에 불과했지만 방송 장악을 위한 이명박 정권의 야만적 패악 때문에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 있던 터라 서로 동지적 유대까지 느꼈다"고 글을 열며 "그래서 2009년 여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된 김우룡이 엄기영 체제에 손을 보겠다고 압박을 가했을 때 역시 '오마이뉴스'를 통해 그들이 무슨 짓을 해도 결코 스스로 물러나지 말라는 내용의 응원 메시지를 남겼던 것"이라고 각별했던 엄 예비후보와의 관계를 회상했다.

이어 "이 일과 관련해 당신은 최문순 의원에게 '김우룡 이사장은 매우 부도덕한 인물'이라고 말한 적이 있고 최 의원 역시 '엄 사장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모욕감에 분노를 느낀다'는 뜻을 전했었다"며 "그런데 이제는 당신 축출에 일등 공신이었던 김우룡 이사장을 몰아세우면서 당신을 옹호했던 최문순 의원과 강원도지사 자리를 놓고 다투는 형국"이라고 다소 안타까운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당신이 그들의 품으로 가버리면서 내놓은 설명이나 논리는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데다 고약스럽고 구차한 변명"이라고 꼬집으며 "당신의 변명으로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고 말살시키려는 정권의 정치 집단인 한나라당에 들어가는 이유가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특히 "당신의 발언에 담긴 지독한 모순은 지난 1년 동안 MBC '고문'으로 있으면서 매달 1000여만 원 보수에 에쿠스 승용차와 운전자 등의 '혜택'을 누린 고약스럽고 구차스러운 행동에서도 상징적으로 볼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이른바 보수논객들 사이에서 비난과 조롱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당신과 한나라당의 '동거'가 과연 오래 갈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금이라도 지혜로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강원도민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했지만 나라 전체를 생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마지막 남아 있는 자긍심과 명예를 지켜, 다가오는 찬란한 봄을 평화롭게, 명예롭게 맞이하시기 바란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2011년 03월 09일(수) 오후 01:40                강은혜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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