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씨의 절규...무너지는 대한민국...더 이상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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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시절 만리장성을 축조하기 위해 끌려간 남편을 그리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으나 강씨였다고 합니다. 맹강녀라고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자, 추운 겨울 남편에게 입힐 옷 한벌을 싸들고
머나먼 길을 걸어 남편을 찾으러 갑니다. 하지만 공사현장에서 남편은 이미 죽었고
어디에 묻혀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소리에 여인은 절망하고 그자리에 주저 앉아 통곡하고 맙니다.
그런데 그 통곡소리에 쌓고 있던 만리장성은 우르르 수백리가 무너졌고 그 무너진 성벽속에는
무수한 이들의 백골이 흩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을 물어 피를 낸후 그 피를
빨아들이는 남편의 유골을 찾아서 고향으로 돌아와 무덤을 만들고 자신도 그 앞에서 따라 죽었다는
슬픈 전설....
설마 한사람의 통곡만으로 성이 무너졌을리는 만무하겠지만, 당시 진나라의 백성들은 통곡하고
싶었을 만큼 사는게 폭폭하고 정의와 인의가 땅에 떨어졌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진시황의 혹독한 부역과 학정으로 얼마나 많은 민중의 가슴에 얼마만한 한과 원망과 저주가
쌓여 있었는지는 그 고사하나로도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그러니 그 저주로 만리장성이 무너져
버렸다는 얘기가 나왔던 게지요.
그리고 현실의 역사에서도 맹강녀의 통곡으로 무너져버린 만리장성처럼
시황제를 자칭하던 영정(시황제의 이름)의 나라는 처음으로 대륙을 통일하고도 불과 46년만에 멸망했습니다.
그리고 진시황은 오늘날에도 폭군의 대명사로 역사에 기록되었구요.
고 장자연씨의 편지내용이 다시 공개되면서 일파만파로 그 파문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녀의 절규로 우리사회의 도덕기반과 인식기반이 무너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 없이 언니와 단둘이 살면서 스타의 꿈을 꾸었던 무명의 배우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려고 하던 시점에,
더이상의 짐승스러운 야만과 폭력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목숨을 내던져 이사회의 거대한 벽과 부조리에 항거했습니다.
그녀는 스스로의 목숨을 건 이 항거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음을 잘 알면서도 목숨을 내던져 저항했습니다.
사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그녀처럼 용감하지도 용기를 내지도 못했다는 사실에 고개를 떨구고 맙니다.
그리고 그녀의 편지에는 놀라운 내용들이 더 있었습니다. 바로 자사의 선배들 역시도 자신과 같은 일로
고민했고 몇몇은 죽음을 택했다고요. 이게 누군지 아십니까? 바로 그녀와 소속사가 같았던 최진실, 정다빈,유니!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장자연씨보다 훨씬 더 알려진 스타들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 있습니다.
피해자는 그녀 혼자가 아니라는 것. 아니 이미 우리 모두가 수십년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고
모른척 했었던, 연예계와 정재계,언론계의 바닥모를 구조적 추악함이 계속 희생자를 만들어 왔었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았지만 힘있고 가진자들이 두려워 모른척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앞서서 그렇게 자살로 저항했던 선배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너무도 잘 알았음에도 장자연씨는
죽음으로 항거하는 그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죽어서라도 반드시 복수를 하겠다고 아니 그렇게 해달라고
세상을 향해 마지막 절규를 남겼습니다.
아니 그녀의 영혼은 아직도 구천을 떠돌며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장자연씨가 목숨을 내던져가면서까지 항거했던 이 추악하고 더러운 사건의 진상과 배후에는
단순히 장자연씨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21세기 현재 도덕과 양심과 정의의 수준을
가늠할 잣대가 되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또 드레퓌스 사건을 떠올리게 됩니다. 드레퓌스가 자유와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과 참여가 있었습니다. 지금 장자연씨는 죽어서도 우리사회에 제발 진실과 정의를 되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한들 죽은 장자연씨는 다시 돌아오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죽음과 한 맺힌 절규를 우리가 계속 외면한다면
대한민국은 북한의 남침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부도덕과 비겁함 그리고 양심의 타락으로 자멸할 것입니다.
지금 이 문제를 장자연이라는 무명배우의 단순한 인권유린 혹은 성상납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정계와 재계 그리고 언론계와 소위 연예계의 밑바닥에 악성종양처럼 자리잡고 있는, '서로 봐주고
서로 밀어주고 그러면서 힘없고 약한 이들을 짐승보다 더한 악마의 논리로 짓밟고 있는 추악한 인권
유린이자 성범죄자들의 더러운 밀착관계'로 봐야할 이유는 너무도 명백합니다.
이 구조적 악의 축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파헤치고 썩은 것을 완전히 도려내는 외과적 절제를 통해
우리사회가 아직은 양심과 정의가 살아있고 여전히 살아볼만한 세상임을 죽은 장자연씨의
영전에 고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고름과 종양은 절대로 살과 피로 변화되지 않습니다.
고위층의 타락과 몰상식과 위선 역시 외과적 절제가 필요한 수술 대상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번에도 그녀의 절규를 유야무야 한다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백성의 목숨을 파리만도 못하게 여겼던 시황제의 진나라처럼 역사는 결코 두번 기회를 주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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