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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여, 죽자!> 장호준 목사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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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굴러온돌
댓글 2건 조회 2,157회 작성일 11-03-06 01:02

본문

예수가 죽었다.

십자가에서 그렇게 죽어버렸다.  

 

예수가 붙잡혔을 때, 제자들은 예수가 그저 붙잡혀 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곧 보란 듯 그들의 구속으로부터 풀려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수가 군인들과 제사장들이 보낸 시종들의 손에 끌려 갈 때도, 제자들은 예수가 이미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 했다. 끌려 가는 듯 하다가 어느 순간 놀라운 능력으로 그들을 떨쳐 버릴 것이라고 생각 했다.

 

예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보지 못하는 사람의 눈을 뜨게 해 주기도 했고, 듣지 못하는 사람의 귀를 들리게 해 주기도 했으며, 걷지 못하는 사람을 걸을 수있게, 심지어는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주기도 했다. 예수 스스로는 물위를 걷기도 했다. 감히 사람이 할 수 없는 능력으로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런 예수가 한 낱 로마의 군인들과 제사장들의 시종들에게  붙잡혀 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예수는 그들에게 대항 하지 못하고 붙들려 갔다. 재판을 받기 위해 제사장들 앞에 섰을 때도, 로마의 총독 빌라도에게 심문을 당 할 때도, 헤롯 앞에 서 있다는 소리가 들렸을 때도 제자들은 이제 곧 예수가 저 무리들을 모두 무찔러 버릴 것이라고 생각 했다.

 

사실 예수도 그렇게 말했었다. 베드로가 예수를 잡으러 온 자의 귀를 칼로 잘랐을 때, 

지금 당장이라도 내가 말만 하면 열두 군단 이상의 천사들을 오게 할 수 있다.” 

 

제자들은 예수가 곧 열두 군단도 더 되는 천사들을 부를 것이라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 했다. 그리고 그 열 두 군단도 더 되는 천사들이 예수에 대항하는 저 무리들을 한 순간에 처 부셔 버릴 것이라고 생각 했다. 

 

북한의 인권을 이야기 한다. 서구 민주주의란 간판을 걸어 놓고, 종교의 자유를 들먹이면서, 그래서 북한을 구원하기 위해 무력이라도 사용 해야 한다고 한다. 구약성서를 들이 댄다. 거룩한 전쟁이란 것이 있다고 한다.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전쟁도 용납 된다고 한다. 하나님 이름을 위해서는 침략도 괜찮다고 한다. 사람을 죽여도 된다고 한다. 이천만 북한 동포를 구원하기 위해서라면 몇 십만 쯤은 죽여도 좋다고 한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라는 예수의 말이 쓰여진 성경을 손에 들고 있는 목사란 자들이 그런 말을 서슴 없이 한다. 미쳤다. 아니면 귀신에 씌웠다. 아니 귀신에 씌워서 미쳤기에 그렇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말을 내 뱉기는 커녕 생각조차라도 할 리가 없다.

 

이라크 전쟁을 한다. 3조 달러를 쏟아 부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어야 할지 아무도 예측 할 수 없다. 돈은 그렇다 치고, 5천에 가까운 미국 군인들이 허허벌판 사막에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백만에 이르는 이라크 백성들이 자기집, 자기 일터, 자기 고향에서 목숨을 잃은 것에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부상 당한 사람들이나, 정신 장애를 겪고있는 사람들의 수까지 포함 한다면 감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에 몸서리 치게 한다. 침략 해 놓고, 부셔 놓고, 죽여 놓고 이제와서 한다는 소리가 ‘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가 없는 줄 알았더라면 공격 하지 않았을 것이란다. 정보가 잘못되어서 그렇게 되었단다.  

 

전쟁을 일으킨 자들이 전장에서 죽는 꼴은 보지 못했다. 그들은 다 지하 방카에 숨어있을 뿐. 정작 전장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니다. 북한을 구원하기위해, 무력 공격이라도 해야 한다는 귀신들린 소리를 해 대는 목사들 치고 전쟁에 나갈 자는 단 하나도 없다. 죽기는 싫고 말만 한다.   

 

아침이 되어 총독 빌라도가 예수를 군중들 앞에 세웠을 때도, 제자들은 이제 곧 모든 군중들 앞에서 예수가 그 권능을 보여 줄 것이라고 생각 했다. 예수가 채찍을 맞을 때도 제자들은 예수가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저 채찍을 맞아 주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사형장,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 갈 때도 제자들은 이제 곧 놀라운 일이 벌어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십자가에 매달기 위해 손과 발에 못질을 할 때도, 십자가에 달려 하나님, 나의 하나님, 왜 나를 버리십니까?’라고 외칠 때도, 제자들은 예수가 아무도 알지 못하는 놀라운 일을 계획 하고 있다고, 곧 열두 군단이 아니라 백이십 군단의 천사들이 나타나 이 악한 무리들을 다 쓸어버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울 것이라고, 예수는 결코 이대로 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했다. 아니 믿었다. 하지만, 군인들이 예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를 때, 예수는 그대로 있었다.

 

예수는 죽었다.  

외마디 소리, 하늘을 향해 한 번 외쳤을 뿐, 십자가에 달려 그렇게 죽었다.

아무런 저항 한 번 없이, 힘 없이 그저 죽어버렸다.    

 

예수가 글자가 되면서 예수의 숨은 사라졌다.

글자가 교리가 되면서 예수의 말은 사라졌다.

교리가 교권이 되면서 예수는 사라져 버렸다.

남은 것은 교회 뿐이다. 교회가 땅 보다 더 넓은 터를 가지면서, 하늘 보다 더 높은 종탑을 세우면서, 돈의 자리가 되었다. 지배자의 자리가 되었다. 권력을 쥔 자들의 자리가 되었다.  

 

버림의 고통은 없고 빼앗음의 환희만 남았다.

희생의 사랑은 없고 승리의 영광만 남았다.

십자가의 죽음은 없고 성전의 부활만 남았다.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화해와 화평을 위해 기도 한다. 국민 통합을 위해 기도한다. 그늘 진 곳을 더욱 돌보고자 기도 한다. 전쟁 불사를 운운하던 그 입으로 화해와 화평을 기도 한다. 형님 예산을 날치기 하던 그  손으로 국민 통합을 기도 한다. 복지 예산을 빼앗아 사대강에 쏟아 붓던 그 머리로 그늘 진 곳을 더욱 돌보고자 기도한다.

 

교회가 그렇게 가르쳤다. 민중의 고혈을 빨아 종탑을 올리고, 터를 넓히라고, 민중들을 빨아먹는 거머리가 되라고, 세상에 기생하는 기생충이 되라고, 가진 교회가 승리한 교회라고, 승리한  교회가 복받은 교회라고 가르쳤다. 그래서 복 받은 교회가 되기 위해 침략하는 교회가 되었고, 승리한 교회가 되기 위해 빼앗는 교회가 되었다. 교회 탓이다. 교회가 예수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아니 교회가 예수를 버렸기 때문이다.

 

나를 버림으로 세상에 평화를 주는 예수를 버렸기 때문이다.  

내 희생으로 세상에 사랑을 주는 예수를 버렸기 때문이다. 

내 십자가로 세상에 부활을 주는 예수를 버렸기 때문이다.  

 

예수가 말한다

저 성전을 허물어라!”

 

교리를 휘두르는 교회를 허물어라, 권위로 쌓아 올린 교회를 허물어라, 권력에 빌 붙은 교회를 허물어라, 빼앗는 교회를 허물어라, 침략하는 교회를 허물어라, 세상을 빨아 배를 채우는 교회를 허물어라.

 

사순절이다.

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

예수 처럼 그렇게,

교회여, 죽자!

 

 

장호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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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님의 댓글

조조 작성일

예수가 살려면 교회도 죽어야 하겠지만,먼저 신학대학 신학교가 문을 닫아야 한다.
매해 마다 12000명 이상의 목사가(문교부 허가난 학교) 배출된다
과잉공급이다
돈에 눈이먼 목사들이 예수 팔아서 장사하고 있다
무허가 학교까지 합하면 목사의 배출 숫자 ......
웃기는 일 중하나 눈먼자들이 바치는 돈으로 먹고사는 먹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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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교회가 죽어야 예수가 산다.

예수 처럼 그렇게,

교회여, 죽자!/

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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