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죽으면 더이상 MBC는 공영방송이기 힘듭니다/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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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와 성역에 도전하고 약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던 PD수첩. 지금까지 PD수첩을 통해서 수많은 감춰졌던 진실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정부이거나 재벌이거나 종교단체거나 PD수첩은 가리지 않았습니다. 부조리가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가서 그것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그런 PD수첩이 이제 좌초하려 합니다. PD수첩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취재를 해왔던 PD들을 인사이동 시키고 PD수첩으로 가기를 원치 않는 PD들을 PD수첩에 투입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PD수첩에서 중심을 잡고 두려움 없이 어려운 취재를 해왔던 최승호PD는 비제작부서 그것도 아침방송 프로그램 관리직으로 인사이동 시킨 것입니다. 최승호PD는 PD수첩의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2005년 PD수첩의 책임프로듀서(CP)를 지냈고 부장급으로는 이례적으로 직접 취재현장에서 취재를 해왔던 사람입니다. 재작년 종로에서 마지막으로 최승호PD를 만났을 때 "퇴직 할 때까지 현장에서 뛰고 싶다"라고 말해왔습니다. 그만큼 시사교양 탐사보도분야의 베테랑이고 열정도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또, 어려운 보도, 외압과 협박을 당하기 쉬운 소재를 과감하게 보도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후배PD들이 그것을 들고 올라가면 절대 통과될 수 없기 때문에 노PD(스스로를 이 바닥에서는 늙은 PD로 말함)가 들고 올라가서 통과를 시킬 수 있었서 가능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4대 강'과 '스폰서 검사'편이었습니다. 그리고 PD수첩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던 PD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보내 버리면서 PD수첩은 이제 더 이상은 기존의 날카롭고 용기있는 보도를 보기 힘들어진 것입니다.
최승호PD의 소망교회 취재를 막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눈에 가시처럼 여겨지던 PD수첩을 손봐서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PD수첩을 없애 버리기에는 후폭풍이 심할 것이니 이렇게 약화시켜서 죽이려는 것입니다. MBC의 요즘 편성을 보면 공영방송이라고 하기 힘들정도로 시청률에 노예가 되어 걸핏하면 프로그램을 폐지시키고 더욱 자극적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스의 어조가 변하였고 상업방송이나 별반 다를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PD수첩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이렇게 망쳐 버리고 나면 더이상 MBC를 공영방송으로 보기가 힘들어 집니다. SBS나 정권에 장악당한 김비서로 불리우는 KSB와 뭐가 다르겠습니까.
김재철을 인정하는 순간 지금과 같은 일이 생길 것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MBC노조 집행부는 다 막아낼 수 있다고 자신하며 김재철을 받아 들였습니다. 그러나 이근행 전 위원장을 비롯한 MBC노조 간부들의 말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새로 노조 집행부가 꾸려졌는데 어떻게 할지는 두고 봐야 알것 같습니다. 김재철은 노사협약을 깨버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 집행부처럼 유약한 모습을 보일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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